20020101014807-americanhardcore1. [American Hardcore] – 스티븐 블러쉬(Steven Blush), Feral House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 LA와 워싱턴 지역의 클럽가를 휩쓴 하드코어 펑크. 아메리칸 하드코어의 격렬했던 역사가 당시 활약했던 뮤지션, 클럽 매니저, 레이블 관계자 등 ‘그 때 거기’ 함께 숨쉬었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되살아난다. 꼼꼼하게 정리된 관련 음반 목록도 값진 자료.

2. [힙합 커넥션: 비트, 라임 그리고 문화] – 양재영, 한나래
국내 최초로 등장한 힙합 관련 서적이란 첫째 가는 의의 외에도, 이 책은 대중 음악 관련 ‘연구서’의 정점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피상적인 개괄에 그치지 않는 정교하고 치열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힙합 문화의 범세계적 당위성을 골치 아픈 해외 자료에 의지하지 않고도 그리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다.

20020101014807-musicapratica3. [무지카 프라티카(Musica Practica)] – 마이클 캐넌(Michael Chanan), 동문선
부제인 ‘그레고리오 성가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서양 음악의 사회적 관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대중 음악 서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물론 대중 음악이 책 후반부에 다루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역사적 고찰을 통하여 음악이 당대 사회적 관습 및 시대 정신과 밀접한 연관을 맺었고 결코 거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면면을 통해, 우리는 ‘음악’ 그 자체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어지는 악기, 음향 장비, 음반 녹음 등의 변천사도 결코 간과하기 어려운 소중한 부분.

4.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John Lennon Und Yoko Ono)] – 제임스 우달(James Woodal), 한길사
존 레논의 명성과 생애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존재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이 지닌 독특한 점은 그 동안 수많은 편견의 희생물이 되었던 오노 요꼬의 진실한 모습을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읽으며 문득문득 튀어 오르는 오역에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서문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는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

5. [섹스 피스톨즈 조니 로턴(Rotten: No Irish No Blacks No Dogs)] – 존 라이든(John Lydon), 푸른미디어
섹스 피스톨즈의 싱어였던 조니 로턴의 진솔하고도 박력 있는 이 자서전을 통해, 그 동안 영국 펑크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반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들이 전부 대학 출신이라는 점은 상당히 충격적. 아울러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존 라이든의 자긍심도 절절하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롭고 인상적인 책.

6. [Old Gods Almost Dead: The 40-Year Odyssey Of The Rolling Stones] – 스티븐 데이비스(Stephen Davis), Broadway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롤링 스톤스의 40년 역사를 책 한 권에 충실하게 정리하는 일은 어느 저술보다도 까다로운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에 관한 가장 뛰어난 전기인 [Hammer Of The Gods]를 쓴 바 있던 스티븐 데이비스는, 저자 특유의 역량으로 이 고난도 작업을 객관적이면서도 간결한 필치로 훌륭하게 수행해내고 있다. 아울러, 1960년대에 떨친 롤링 스톤즈의 악명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The True Adventures Of The Rolling Stones](스탠리 부스(Stanley Booth) 지음)를, 전설적인 1972년 미국 투어의 전모를 알고 싶다면 [A Journey Through America With The Rolling Stones](로버트 그린필드(Robert Greenfield)저)를 권하고 싶다.

20020101014807-heavierthanheaven7. [Heavier Than Heaven: A Biography Of Kurt Cobain] – 찰스 R. 크로스(Charles R. Cross), Hyperion
커트 코베인의 생애를 다룬 책은 여러 권 되지만, 이 책처럼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접근한 전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커트 코베인 전기의 ‘완성판’으로 널리 인정하는 책. 책 중반에 자리한 코베인 관련 희귀 사진들을 보노라면, 이미 지나가 버린 그런지 록 시대에 대한 향수가 강렬하게 살아난다.

8. [The Dirt: Confessions Of The World’s Most Notorious Rock Band] – 타미 리(Tommy Lee), 믹 마스(Mick Mars), 빈스 닐(Vince Neil), 니키 식스(Nikki Sixx) 구술, 닐 스트라우스(Neil Strauss) 정리, Harper Collins
1980년대 최강의 라이트 메탈 밴드였던 머틀리 크루(Moltley Crue)의 자서전. 이들이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살았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섹스, 마약, 로큰롤”이라는 기본 명제가 이 책만큼 압도적으로 형상화 된 경우는 아마도 보기 힘들 듯. [롤링 스톤]지 편집자 조 레비(Joe Levy)가 설파한 “주의! 이 책을 읽고 난 후, 여러분은 결코 다시는 깨끗함을 느낄 수 없을 것임”라는 경고는 절대 과장이 아니다.

9. [This Must Be The Place: The Adventures Of Talking Heads In The 20th Century] – 데이빗 보우먼(David Bowman), Harper Collins
원래 소설가인 데이빗 보우먼의 저술 시각이 전기물로서는 너무 주관적이고 편향적(티나 웨이마우스(Tina Weymouth)에 대한 유별난 측은지심이 책 전체에 넘친다)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지만, 이 책은 1970년대 후반 – 1980년대 초 뉴욕 펑크의 선구자이자 예술적 뉴 웨이브의 거장이었던 토킹 헤즈의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진면목을 파악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애증으로 얽힌 이들과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관계도 놓칠 수 없는 주목거리(이노를 마치 ‘다스 베이더’처럼 묘사했다).

10. [Our Band Could Be Your Life: Scenes From The American Indie Underground 1981-1991] – 마이클 애저래드(Michael Azerrad), Little, Brown
너바나(Nirvana)를 다룬 유명한 전기 중 하나인 [Come As You Are]의 저자로 명망 높은 마이클 애저래드는, 짐작할 수 있듯 미국 인디 록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 책은 1980-9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 씬을 누빈 전설적인 밴드 13팀에 대한 바이오그래피 모음집이다. 인터뷰를 중심 재료로 하여 간결하나 명료한 필체로 재구성된 ‘밴드 열전’인 이 책은,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 이러한 대폭발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다. 20011229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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