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앤트 메리 – 2nd 마이 언트 메리(2002 Rock ‘n’ Roll Star) – 문라이즈, 2001 락앤롤 스타는 누구? 1999년 발매된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의 첫 번째 앨범은 기타 팝의 감수성이 가득한 앨범이었지만,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델리 스파이스나 미선이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앨범이었다(“Sunday 그리고 Seoul”, “강릉에서” 같은 곡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대중적인 감수성과 고백적인 노랫말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마이 앤트 메리는 홍대 앞 인디 씬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밴드로 기억된다(물론 그들은 1995년 즈음부터 활동을 시작한 밴드이긴 하다). 이후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정순용은 토마스 쿡(Thomas Cook)이라는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앨범을 발표하고 다른 밴드의 앨범에 게스트 보컬로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2001년 11월, 마이 앤트 메리의 두 번째 앨범이 발매되었다. 앨범의 첫인상은 그러나, 이들의 새로운 감수성을 기다린 사람에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다. 앨범이란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2집에 실린 곡들은 맥락상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각 곡들이 앨범이라는 공간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배치’가 아닌 ‘나열’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1집이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사적인 풍경을 겹겹이 그려냈다면, 2집의 전체적인 인상은 이들의 1집과 토마스 쿡의 분위기를 답습하고 있는 느낌이다. 두 번째 곡 “느림보”, “나무의자”는 인트로만 들어도 “아, 마이 앤트 메리!”라고 알아차릴 만하고, 다른 곡들의 전체적인 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북소리” 같은 곡은 ‘관계’에 대한 비유적인 노랫말이 세련된 기타 연주와 어울리는 곡이고, 드러머인 이재윤이 만들고 부른 “한참을 망설이다가” 같은 곡은 처음 듣는 순간 김창기를 떠올릴 만큼 (초기)동물원의 감수성과 유사하다. 특히 피아노만으로 구성되어 별 기교 없이 진행되는 보컬에서는 동물원의 서정성(좋았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재현된다. 또한 웨인 왕(Wayne Wang) 감독의 영화 [스모크(Smoke)](1995)에서 윌리엄 허트(William Hurt)와 하비 키틀(Harvey Keitel)이 담배연기의 무게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샘플링한 뒤, 몽롱한 분위기의 기타 연주를 입힌 “The Weight Of Smoke”는 1집의 “Cubism에 관한 새로운 언급”처럼 인상적인 전기 기타 연주곡이다. 하지만 이러한 곡들이 제법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앨범이 지극히 평범하게 구성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마이 앤트 메리의 2집은 그들이 1집에서 보여주었던 대중적인 감수성을 더 예리하게 다듬지도, 그렇다고 1집과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의 감수성을 표현하지도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물론 마이 앤트 메리 l집의 분위기에 매혹되었던 팬이라면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은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품었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들의 음악은 (애초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설명한대로) ‘just pop’이라고 부르기에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생각과 더불어 어쩌면 “락앤롤 스타”를 들으며 한국에서 ‘pop’과 ‘rock’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구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고민은 아마도 진짜/가짜에 대한 것은 아닐 것이고 그래서 답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20011217 | 차우진 djcat@orgio.net 6/10 수록곡 1. 2. 느림보 3. 나무의자 4. 락앤롤 스타 5. 나 지금 6. 북소리 7. Mama’s Day 8. 한참을 망설이다가 9. 웃으며 내게 10. 제발 11. 바나나 우유 12. The Weight Of Smoke 관련 글 마이 앤트 메리 1집 [My Aunt Mary] 리뷰 – vol.2/no.2 [20000116] 토마스 쿡 [Timetable] 리뷰 – vol.3/no.5 [20010301] 루시드 폴과 토마스 쿡의 합동 공연: 깊은 서정의 어쿠스틱 전람회 – vol.3/no.6 [20010316] 관련 사이트 마이 앤트 메리 공식 사이트 http://myauntmary.wo.to 문라이즈 레이블 사이트 http://www.moonri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