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ubus – Morning View – Immortal/Sony, 2001 독특하지만 카리스마가 아쉬운 2000년 오즈페스트(Ozzfest)와 싱글 “Pardon Me”의 뒤늦은 히트 등으로 1999년에 나온 인큐버스(Incubus)의 전작 [Make Yourself]는 앨범 발매 1년이 지나서야 차트에 이름이 올라갔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는 골드를 기록하고, 영국에선 멀티밀리언 셀링을 기록하며 예상밖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이 확실한 스타임을 보여주듯 세 번째 정규 앨범 [Morning View]는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고 뮤직비디오도 자주 방영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Morning View’란 타이틀은 앨범 녹음을 위해 합숙했던, 바닷가 집이 위치한 거리의 이름으로, 이 앨범의 영감을 준 장소이기도 하다. [Make Yourself]는 인큐버스가 2집에서 들려준 하드코어 헤비 메탈에서 좀더 멀어졌다는 걸 드러낸다. 전과 다르게 훵크, 힙합 스타일의 리듬보다는 멜로디가 훨씬 먼저 느껴지는 곡이 다수를 이룬다. 대체로 곡들이 비슷한 구성을 가지는데 처음엔 조용하게 진행되다가(대부분 리버브, 에코, 딜레이 효과 처리된 음들이 날아다닌다) 점점 고조되어 중간 기점인 ‘브릿지’를 거쳐 코러스에서 폭발하는 익숙한 구성(너바나식 구성?)이다. 멜로디가 리듬보다 ‘더 기억에 남는’ 구성이다. 히트 싱글이 될 가능성이 짙은 “Nice To Know You”, “Wish You Were Here”, “Warning” 등이 이런 경우다. 그 외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밀고 나가는 곡도 있고(“Blood On The Ground” “Have You Ever”), 아예 지르는 부분이 없는 곡도 있다(“Echo” “Aqueous Transmission”). 헤비 메탈과 훵크, 힙합의 교배로 시작한 인큐버스의 음악 스타일이 시간이 지날 수록 메탈에서 멀어져서 점점 더 조용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추측이 있다. ‘상업적인 성공을 노려서’ 혹은 ‘누구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홧김에 하는 음악(‘I got picked on in high school’ genre)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못난 애들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등이 그것인데, 정작 이들은 MTV와 인터뷰에서 “우린 우리가 헤비 메탈 밴드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오즈페스트에서 (오즈페스트와는 안 어울리는) 마돈나(Maddona)의 “Like a Virgin”을 커버한 무대를 꾸민 것은 우리가 헤비할 뿐만 아니라 소프트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도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화난 상태로 살지 않는다. 우리의 하루는 대부분 행복하다”고 얘기하거나, “우리는 그저 우리 나름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다고 말한다. 인큐버스는 이 앨범에서 음악 스타일의 또 한 번 넓히고 있다. “Just A Phase”, “Mexico”에서는 현악(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가 동원됐다. 이런 류(콘, 림프 비즈킷 등 오즈페스트에 어울리는 밴드들)의 밴드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점이다. 다른 수록곡들과 상당히 이질적인 “Aqueous Transmission”은 완전히 동양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다. 흔히 서양 애들이 말하는 동양적인 관악기 소리와 한줄 한줄 뜯거나 튕겨 연주한 현악기 소리가 동원된 곡이다. 온갖 음악 스타일을 왕성한 식성으로 흡수하는 이들이 이젠 동양적인 스타일에 관심을 보인 듯하다. 이런 경향은 “Circles”, “Echo”에서도 이어진다. ‘서양 애들의 음악적 오리엔탈리즘이 대체로 이런 건지’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 인큐버스의 이번 앨범은 그다지 나무랄 데가 없는 게 사실이다. 독특한 목소리를 가진 보컬 브랜든 보이드(Brandon Boyd)의 매력도 여전하고(외지에서는 보통 ‘sensetive’하다고 평한다. 덧붙여 가사는 패밀리 밸류 투어(Family Value Tour) 밴드들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내용들이다. 이들의 앨범엔 ‘Parental Advisory Explicit’ 마크가 없다),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코러스와 멜로디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이들의 음악에서 카리스마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대체로 청자를 확 끌어 잡아 여운을 남기는 힘이 다소 부족하고, 처음 들을 때부터 왠지 익숙하(기만 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게 사실이다. 여러 음악 스타일을 교배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너무 익숙해 신비스러운 맛이 없다. 오랫동안 소장하며 들을 수 있을 앨범이 되기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20011115 | 송창훈 anarevol@nownuri.net 6/10 수록곡 1. Nice To Know You 2. Circles 3. Wish You Were Here 4. Just A Phase 5. 11am 6. Blood On The Ground 7. Mexico 8. Warning 9. Echo 10. Have You Ever 11. Are You In? 12. Under My Umbrella 13. Aqueous Transmission 관련 사이트 Incubus 공식 사이트 http://www.enjoyincubus.com Tab World: Incubus Tabs – 타브 악보 제공 http://www.geocities.com/SunsetStrip/Concert/8903/guitar/incubus.html Incubus 팬 페이지 http://www.smithdigital.net/Incub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