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nberries –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 Universal, 2001 다시 돌아온 10년産 아이리쉬 팝 그러고 보면 크랜베리스(Cranberries)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밴드이다. 노엘 호건(Noel Hogan)의 감칠맛 나는 기타나 퍼걸 롤러(Fergal Lawler)의 강약이 분명한 드럼 등도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크랜베리스의 90%는 돌로레스 오리어던(Dolores O’Rriordan)의 매혹적인 ‘꺽기’ 보컬이며, 이는 그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벽’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그들의 배경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그런 ‘벽’을 아마도 가장 잘 알고 있을 듯한 그들에게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내세웠던(1, 2집의 성공에 못 미친) 3, 4집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판단이었다. 팬들에게는 낯설었던 3, 4집의 변화 후 2년만에 발표한 5집 [Wake Up And Smell The Coffee]의 첫 느낌은 자신들의 장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1, 2집의 성공을 이끌었던 프로듀서 스티븐 스트릿(Stephen Street)의 복귀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무엇보다 돌로레스의 보컬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주들은 어떻게 하면 그녀의 보컬이 주는 선명하면서도 애잔한 매력을 살려낼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1집의 “Dreams”를 닮은 첫 싱글 히트곡 “Analyse”의 여전한 훅(hook)이나 “This Is The Day”의 에너지, “Never Grow Old”, “Chocolate Brown”의 더 여유로운 아일랜드 풍 서정 등 친숙한 크랜베리스표 사운드로 무장한 이번 앨범의 백미는 타이틀 곡 “Wake Up And Smell The Coffee”이다. 거칠면서도 감각적인 기타와 ‘꺽기’보컬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돌로레스의 보컬 능력이 더해진 이 곡은 싱글 히트 여부를 떠나 그들의 BEST 앨범 한 곳을 당당히 차지할 크랜베리스 음악의 정수이다. 달라진 것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사물과 음악에 대한 여유로운 시선이며, 변함없는 것은 신비로운 애잔함과 밝은 서정미가 독특하게 결합된 크랜베리스 풍 사운드이다. (처음부터 그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혁신적인 장르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욕심보다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 해주는 팬들과 함께 늙어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앨범이다. 아무튼, 그 결과가 이 정도 음악이라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내왔던 10년처럼 다시 10년을 이렇게 활동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항상 곁에 두고 싶은 괜찮은 밴드 하나를 갖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렇다면 싱글 히트곡 “Analyse”에서 외치듯이 이 앨범이 주는 의미는 분명해진다. ‘Don’t Analyse!’ 20011030 | 박정용 jypark@email.lycos.co.kr 6/10 수록곡 1. Never Grow Old 2. Analyse 3. Time Is Ticking Out 4. Dying Inside 5. This Is The Day 6. The Concept 7.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8. Pretty Eyes 9. I Really Hope 10. Every Morning 11. Do You Know 12. Carry On 13. Chocolate Brown 14. Salvation(Live In Paris) (Bonus Tracks) 15. In The Ghetto (Bonus Tracks) 관련 사이트 Cranberries 공식사이트 http://www.cranberrie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