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ones의 뮤직 비디오 클립과 인터뷰 Lifestyles Of The Ramones 시간: 58분 연도: 1990 [Lifestyles Of The Ramones]는 1990년 발매된 레이먼즈(Ramones)의 뮤직 비디오 클립 모음집이다. 뮤직 비디오 사이사이, 멤버들과 이들의 동료들의 인터뷰가 짤막짤막하게 들어가 있다. 인터뷰에 나오는 인물들은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제리 해리슨(Jerry Harisson), 티나 웨이마우스(Tina Weymouth), 크리스 프란츠(Chris Franz), 그리고 블론디(Blondie)의 데보라 해리(Deborah Harry), 그리고 레이먼즈의 영향을 크게 받은 후예들인 앤쓰랙스(Anthrax)나 리빙 컬러(Living Colour)의 버논 레이드(Vernon Reid) 등이다. 뮤직 비디오라는 것이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던 탓에, 사실 레이먼즈의 정수가 대부분 존재하는 1970년대의 레퍼토리가 이 비디오에 몽땅 빠져있다는 점은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렇지만, 이 비디오는 레이먼즈가 이룩한 원조 펑크 로커로서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물’이 아니라, MTV 시대를 맞아 레이먼즈가 그동안 남긴 뮤직 비디오를 한자리에 모으고자 하는 ‘기록물’의 성격이 강하기 대문에, 이러한 불만쯤은 안으로 삭힌 채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Lifestyles Of The Ramones]에 담긴 비디오 클립들을 차례대로 보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뮤직 비디오 스타일의 변천사까지 일람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져 온다. 1980년 “Do You Remenber Rock ‘n’ Roll Radio”나 “Rock ‘n’ Roll High School”의 조잡하고 투박한 클립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이른바 MTV 스타일의 뮤직 비디오와 거의 차이가 없는 “Merry Christmas (I Don’t Want To Fight Tonight)”(1989)나 “I Believe In Miracles”(1990)에 이르면, 불과 10년만에 뮤직 비디오라는 매체가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물론 레이먼즈의 비디오 클립이 ‘홍보’라는 기본 목적에 따라 상업적인 의도로 제작된 것은 확실하지만, 몇몇 클립은 다른 뮤직 비디오와 구별되는 ‘예술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예술적 특징이 빛을 발하는 클립은 바로 “I Wanna Be Seated”다. 이 클립은 뮤직 비디오 제작에 있어 으뜸가는 원칙인 “6초 이내 한 컷”이라는 규율을 과감히 무시하는 작품이다. 즉, 클립 전체가 단 하나의 컷 없이 ‘롱 테이크’로만 이루어져 있으며(넓게 보아 ‘원 씬 원 컷’인 셈이다), 치밀한 계산 아래 저속 촬영과 고속 촬영이 혼합된 매우 혁신적인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목할 만한 클립으로는 “Pet Sematary”를 꼽을 수 있겠다. 이 노래는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원작을 영상으로 옮긴, 뮤직 비디오 감독 출신 매리 램버트(Mary Lambert)의 호러 영화 [팻 세메트리](1989)에 삽입된 곡인데, 클립의 내용도 그렇고 레이먼즈가 첫 번째 앨범부터 보여준 바 있는 호러 무비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이 잘 드러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호러 영화적 요소는 “Psycho Therapy”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Lifestyles Of The Ramones]는 이미 스타덤에 올라 음악 산업의 관성에 젖어있던 탓에 1970년대 펑크 록의 선구자로서 레이먼즈의 풍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록 스타라면 흔히 풍겨 나오게 마련인 거만함이 전혀 없이 연주 자체를 즐기는 소탈한 모습이나(이는 간간이 등장하는 인터뷰에도 생생하게 드러난다) 유머러스한 비디오 클립의 내용으로 보건대, 레이먼즈의 사그러지지 않은 ‘정신’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여러모로 [Lifestyles Of The Ramones]는 펑크 록에 관심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의미심장한 작품집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다시는 직접 볼 수 없는 레이먼즈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너무도 당연해서 빠뜨릴 뻔했다. 20011012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수록곡 1. Do You Remember Rock & Roll Radio? 2. Rock & Roll High School 3. We Want The Airwaves 4. Psycho Therapy 5. Time Has Come Today 6. Howling At The Moon (Sha-La-La) 7. Something To Believe In 8. I Wanna Live 9. I Wanna Be Sedated 10. Pet Sematary 11. Merry Christmas (I Don’t Want to Fight Tonight) 12. I Believe In Miracles 관련 글 왜 지금 펑크인가 – vol.3/no.19 [20011001] 펑크 25년: 1976 – 2001 (1) – vol.3/no.19 [20011001] 펑크 25년: 1976 – 2001 (2) – vol.3/no.20 [20011016] Punk Diary – vol.3/no.19 [20011001] Ramones [Ramones] 리뷰 – vol.3/no.19 [20011001] 영화 [History of Rock ‘n’ Roll Vol. 9: Punk] 리뷰 – vol.3/no.20 [20011016] 영화 [The Filth And The Fury: A Sex Pistols Film] 리뷰 – vol.3/no.20 [20011016] 영화 [Sid And Nancy: Love Kills] 리뷰 – vol.3/no.20 [20011016] 영화 [Rude Boy] 리뷰 – vol.3/no.20 [20011016] 영화 [The Decline Of Western Civilization] 리뷰 – vol.3/no.20 [20011016] 영화 [Our Nation: A Korean Punk Rock Community] 리뷰 – vol.3/no.20 [2001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