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30110746-clash_clash_usClash – The Clash – 1977(UK)/1979(US) – CBS(UK)/EPIC(US)

 

 

런던 펑크의 완성자, 클래쉬

클래쉬(The Clash)는 섹스 피스톨스와 더불어 런던 펑크 폭발의 두 주역으로 손꼽힌다. 섹스 피스톨스가 ‘펑크를 시작’했다면 클래쉬는 ‘펑크를 완성’했다고도 한다. 심지어 비교하기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은 이 두 펑크 밴드의 관계를 너바나와 펄 잼의 관계로 빗대기도 한다. 어쨌든 잘 알려진 것처럼 클래쉬는 섹스 피스톨스의 공연을 본 계기로 결성되었는데(어디 클래쉬뿐이랴!), 조 스트러머(Joe Strummer: 보컬, 기타)는 그때까지 몸담았던 펍 록 밴드 원헌드레드워너스(101’ers)를 탈퇴하고 믹 존스(Mick Jones: 기타)와 함께 클래쉬를 결성, 펑크 로커의 길로 나섰다.

그러나 출발은 그들보다 늦었을지언정 음악마저 뒤지지 않았다. 허무주의자 섹스 피스톨스와는 대조적으로 프로테스터(protester)였던 클래쉬는 적극적이고 선동적인 현실참여적 태도를 보였다. 조 스트러머, 믹 존스, 니키 히든(Nicky ‘Topper’ Headon: 드럼), 폴 시모넌(Paul Simonon: 베이스)의 4인조로 구성된 – 키쓰 레빈(Keith Levene: 기타)은 데뷔 앨범 전에, 테리 차임스(Terry Chimes: 드럼)는 데뷔 앨범 발표 후 탈퇴 – 이들은 인종차별, 실업 문제, 불공평한 법과 경찰, 미국의 세계 지배 등 현실에 대한 저항적 목소리를 첨부했다.

클래쉬 최고의 앨범 중 하나이자 펑크의 고전(물론 보다 풍성하고 세련된 세 번째 정규 앨범 [London Calling]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으로 손꼽히는 이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메이저 레이블인 CBS와 계약하자 “이제 펑크는 죽었다”라고 탄식한 이들도 있었지만)은 영국에서 상위 차트를 점했고 이로써 섹스 피스톨스와의 투어로 명성을 알렸던 클래쉬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반면 미국에는 발매 2년 후에야 나왔는데, [London Calling](1979)이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미국반에는 영국반에 있던 “Deny” “Protex Blue” “Cheat” “48 Hours” 대신 영국에서 발표된 싱글곡들, “Complete Control” “White Man In Hammersmith Palais” “Clash City Rockers” “I Fought The Law” “Jail Guitar Doors” 등이 수록되었다(본 리뷰의 대상은 한국 라이선스 발매반과 동일한 미국반이다). 미국반은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두 버전은 모두 성기고 조잡하며 거칠게 돌진하는 스트레이트한 펑크 록 사운드에 충실하지만, 영국반에 비해 미국반은 ‘가치는 있으나 중심이 결여된 산탄(散彈)’이라는 평가가 있다. 앨범 커버조차 영국반은 신문 헤드라인처럼 장식된 런던 폭동 사진 같지만, 미국반의 커버는 친절하게도 가사지를 내장하고 번지르르하게 라인을 댄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고 말이다(커버의 차이는 어쩌면 그렇게 큰 격차가 없는지도 모른다. 의식적으로 봐서 더 그럴 수도 있으니까). 어쨌거나 생략된 곡들 대신 싱글 곡들을 추가한 것이 그런 평가를 낳게 한 것도 같다.

이 음반에는 1970년대 중반 불황으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빈부의 격차 등에 시달리던 당시 영국이 그려진다. “런던이 불타고 있다”(“London’s Burning”)는 이들의 외침에는 이런 상황에도 “앉아서 TV나 보고 있는” “지루함으로 불타고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우리가 가진 건 전쟁과 증오뿐”이라고 선언했고(“Hate And War”)”, “새로운 밴드들이 (…) 반항을 돈으로 바꾸고 있다”고 비난했다(“White Man In Hammersmith Palais”). 체제 순응적인 백인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흑인들은 많은 문제가 있지만 벽돌을 던지는 걸 주저하지 않아. 백인들은 학교에 가지만 그곳은 둔해지도록 가르칠 뿐이지(…) 백인의 폭동이 있어야 해. 지배당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 전진할 것인가”(“White Riot”)라고 토해냈다. 또한 군대, 자본을 비롯해 TV(문화)까지 장악하여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양키 달러는 세계의 독재들에게 말하지. 아니 사실은 명령하는 거야… 미국이 너무 지겨워. 그런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TV에는 항상 양키 형사들이 나오지… 스타스키를 전진시켜줘. CIA를 위해. 코작을 빨아줘. USA를 위해(스타스키와 코작은 텔레비젼 수사극에 나오는 형사이름이다)(“I’m So Bored With The USA”).” “우린 개러지랜드로부터 왔어”라는 가사가 자전적인 인상을 풍기는 “Garageland”는 펑크의 원형인 프로토 펑크, 거라지 펑크를 생각나게 한다.

이들의 가사는 때로 명확하게 분절되지 않으면서 사운드와 조화되는데, 삐보삐보하는 경찰(혹은 앰블런스)의 경보음으로 시작하는 “White Riot”에서 “White riot I wanna riot / White riot a riot my own”의 선동문구들은 “와, 라, 와 와 라” 하는 식으로 뭉뚱그려 발음되어 ‘유쾌하게’ 들리고(“White Riot”), 반면 믹 존스가 반복적으로 노래하는 “C-O-N control”은 “See you in control”라는 ‘의미있는’ 단어로 전복되어 들린다(“Complete Control”).

이러한 비판적이고 선동적인 가사가 하드 록, 레게, 로커빌리 등 많은 스타일과 만남으로써 클래쉬의 음악이 완성된다. 바비 풀러 포(Bobby Fuller Four)의 로커빌리 고전 “I Fought The Law”의 리메이크도 주목할 만하다. 돌진하는 드러밍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 곡은 솔로로 메기고 합창으로 받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으며 경쾌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또한 그들은 레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단순한 펑크 형식에 새로운 분위기를 추가했다. 이 음반에는 전설적인 자메이카 프로듀서 리 페리(Lee “Scratch” Perry)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주니어 머빈(Junior Murvin)과 리 페리 원곡의 “Police And Thieves”는, 페리의 조밀하고 짙은 사운드에 머빈의 아름다운 팔세토가 녹아있던 원곡과는 다르게, 통통거리는 베이스와 칭칭대는 레게 리듬의 기타가 거친 목소리와 어우러지는데, 리 페리는 클래쉬 버전을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깊은 에코의 울림을 머금은 (배킹) 보컬과 중반에 하모니카(를 연상케 하는) 소리도 들리는 “White Man In Hammersmith Palais”는 쿵짝거리는 리듬에 힘입고 있다. 때문에 당시 레게를 가장 잘 소화한 백인 뮤지션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클래쉬는 리 페리와 “Complete Control”을 녹음했는데 달려나가는 사운드 속에서도 캐치한 보컬 선율과 서정적인 기타 선율이 잠행한다.

이처럼 쓰리 코드로 2-3분 여 동안 짧고 집약적인, 그리고 공격적이고 과격한 펑크 사운드에, 적극적인 사회 참여적 태도와 반항적 이데올로기로 무장했던 클래쉬(/음반)는, ‘펑크=청년의 저항’이라는 등식과 행복하게 공존했던 (시기의) 뮤지션(/음악)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20010928 | 최지선 fust@nownuri.net

9/10

수록곡
US 버전
1. Clash City Rockers
2. I’m So Bored With The U.S.A.
3. Remote Control
4. Complete Control
5. White Riot
6. White Man In Hammersmith Palais
7. London’s Burning
8. I Fought The Law
9. Janie Jones
10. Career Opportunities
11. What’s My Name
12. Hate And War
13. Police And Thieves
14. Jail Guitar Doors
15. Garageland

UK 버전
1. Janie Jones
2. Remote Control
3. I’m So Bored With The U.S.A.
4. White Riot
5. Hate And War
6. What’s My Name
7. Deny
8. London’s Burning
9. Career Opportunities
10. Cheat
11. Protex Blue
12. Police And Thieves
13. 48 Hours
14. Garag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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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The Clash 공식 사이트
http://www.westwaytotheworld.com
1999년에 발매된 라이브 음반 [From Here To Eternity]에 대한 소개가 있다. 이 사이트의 이름(West Way to the World)은 클래쉬 다큐멘터리 제목이다.
The Clash 팬 사이트
http://londonsburning.org
The Clash 관련 사이트 중 가장 오래된 곳
The Clash 팬 사이트 (한국)
http://user.chollian.net/~loaded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