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17122200-bobdylan_highwayBob Dylan – Highway 61 Revisited – Columbia, 1965

 

 

포크 록 ‘혁명’의 기록

밥 딜런이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전기 기타를 메고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를 대동하고 무대에 올랐다가 포크 공동체 성원에게 조롱당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물론 이 일화는 ‘포크 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형성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비한다면 지나가는 에피소드 정도로 전해지고 있지만.

평자에 따라서는 어쿠스틱 포크에서 일렉트릭 록으로 이행하는 묘미를 보여주는 [Bring It All Back Home](1965. 3)이나 다채로운 스타일을 흡수하면서 이른바 ‘완성도’를 높인 [Blonde On Blonde](1966. 5)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험적 파격성이나 대중적 영향력 면에서 이 음반을 능가하지는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첫 트랙에 위치한 “Like A Rolling Stone”은 대중음악의 서사적 고전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끄러운 드럼 비트와 오르간의 드론이 주도하고 전기 기타와 하모니카 소리까지 뒤엉킨 복잡하면서도 화려한 사운드 속에서 ‘도대체 가사를 어떻게 다 외울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다섯 절의 가사가 6분 동안 줄기차게 진행된다. 이 곡은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면서 ‘3분 짜리 팝송’이라는 히트 싱글의 관습도 파괴했고, 팝송이라는 것이 ‘하루살이성 유행’을 넘어 ‘한 시대의 예리한 단면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Can’t Get No) Satisfaction”, 후(The Who)의 “My Generation”과 더불어.

세션을 맡은 사람이 마이클 블룸필드(Michael Bloomfield, 기타)와 앨 쿠퍼(Al Kooper, 오르간)를 포함한 당대의 거물이었다는 점은 ‘혹시 몰랐던 사실이라면 낯뜨거운’ 정보일 것이다. 그래서 슬라이드 기타 소리가 귓청을 때리는 거라지 록 스타일의 “Highway 61 Revisited”, 끈적끈적한 블루스 스톰프(stomp) “It Takes A Lot To Laugh, It Takes A Train To Cry”, 베이스 리프가 흥겨운 로큰롤 “From A Buick 6”, 근음이 반음씩 하강하는 불길한 발라드 “Ballad Of A Thin Man” 등이 빚어질 수 있었다. 이런 곡들은 현재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반영함과 동시에 선취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 “Desolation Row”는 끝까지 들으려면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로 딜런의 ‘중얼거림’이 반복되지만 이것마저도 묘한 무드를 자아낸다. 어떤 무드일까?

실마리는 앨범 표지의 사진이 ‘촌스럽고 남루한’ 포키(folkie)의 이미지를 벗고 도회적이고 냉소적인 히피(hippie)의 이미지로 변모해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음이 표현하는 세계 역시 고독한 늑대가 방랑하는 황량한 현실이 아니라 복잡미묘하고 ‘쉬르레알’한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거칠고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무언가 붕뜬 시적인 모호함이 절묘하게 살아 있다. 그래서 ‘포크 록’이란 그저 포크와 록의 자연발생적인 결합이었는가, 아니면 목적의식적 실험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답은 여전히 둘 다이자 둘 다 아닌 듯한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20010915 | 신현준 homey@orgio.net

10/10

수록곡
1. Like A Rolling Stone
2. Tombstone Blues
3. It Takes A Lot To Laugh, It Takes A Train…
4. From A Buick 6
5. Ballad Of A Thin Man
6. Queen Jane Approximately
7. Highway 61 Revisited
8. Just Like Tom Thumb’s Blues
9. Desolation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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