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01124302-train_dropTrain – Drops Of Jupiter – Columbia, 2001

 

 

무난한 듯 무난하지 않은

어메리칸 트레드 록(American Trad Rock) 밴드 트레인(Train)의 두 번째 앨범 [Drops Of Jupiter]의 겉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만약 여러분께서 이 CD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환불해 드립니다!” 이런 판매 전술이 레이블인 컬럼비아(Columbia)의 마케팅 기법인지, 아니면 트레인의 새 앨범에 대한 회사 측의 유별난 애정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렇게 과감한 광고를 맞닥뜨리게 되면, 사는 사람의 입장에선 강한 호기심과 구매 욕구를 품게되는 게 사실이다.

[Drops Of Jupiter]는 과연 돈을 돌려 받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게끔, 듣기에 부담 없지만 그렇다고 달착지근한 상업성으로만 충만하지는 않은, 무난한 작품이다. ‘무난한’이란 단어로 인해 고만고만한 평작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유심히 들어보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진 앨범은 아님을 파악할 수 있다. 즉 상당히 공을 들인 음반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은 미국의 잼 밴드(Jam Band)들이 즐겨 구사하는 컨트리 록 어법을 기반으로, 귀에 쏙 들어오는 애상적인 멜로디 라인과 현악기의 풍부한 사용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특히 감칠맛 나지만 약간의 우울함이 배어있는 멜로디 감각은 돋보인다. 예컨대 “It’s About You”나 “Something More”, “Whipping Boy” 등은 이들의 멜로디 만드는 재주의 정점을 이루는 트랙들로,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패트릭 모나헌(Patrick Monahan)의 약간은 거칠지만 호소력 풍부한 보컬, 때로는 웅장하지만 섬세한 표현력을 막힘 없이 구사하는 다른 멤버들의 연주력, 그리고 (마이클 케이먼(Michael Kamen) 스타일을 연상케하는) 정교한 계산 아래 심금의 고저를 넘나드는 현악 파트(이 앨범의 현악 편곡은 엘튼 존(Elton John)과 오랫동안 함께 한 폴 벅마스터(Paul Buckmaster)가 맡았다) 등이 특징적이다. 이는 트레인을 ‘덜 하드한 에어로스미쓰(Aerosmith)’처럼 보이게 만든다. 물론 이들 두 밴드의 음악적 기반은 상당히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유사점을 추출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어메리칸 메인스트림 록(American Mainstream Rock)’이라는 커다란 공통 분모에서 비롯된다.

[Drops Of Jupiter]는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치밀하고 사려 깊게 제작된 음반이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한동안 록이라는 장르에서 ‘편안함’이라는 단어를 찾기 힘들었다.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상업성’이나 ‘매너리즘’의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모양새가 지배적이었다. 이렇게 척박해진 록 음악계에서, 트레인은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진 않으나 의미 있는 치유법을 제시한다. 물론 이러한 치유법은 목적이 뻔히 드러나 보이는 얄팍한 술책의 일환으로 변질되거나, 아니면 이미 그렇게 매도될 소지가 다분하지만은 말이다. 음반 매장에 가서 환불을 요구하는 대신, 이 앨범을 손에 쥐고 생각해야할 게 많다. [Drops Of Jupiter]는 예기치 않게 등장한, 미국 메인스트림 록의 향방을 숙고하게 만드는 특별한 음반이다. 20010828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6/10

수록곡
1. She’s On Fire
2. I Wish You Would
3. Drops Of Jupiter
4. It’s About You
5. Hopeless
6. Respect
7. Let It Roll
8. Something More
9. Whipping Boy
10. Getaway
11. Mississippi

관련 사이트
Train 공식 사이트
http://www.train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