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as Priest – Screaming For Vengeance – Sony, 1982 지금도 남루하지 않은 ‘Metal God’의 정점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에 대한 이미지는 ‘Metal God’이라는 호칭으로 규정된다. 비둘기를 베어먹는 ‘해프닝’도 ‘요절’ 같은 전설도, 충격적인 ‘라이브’도 없이 자신들의 음악만으로 서서히 발전해 가며 헤비 메탈의 전형을 만들어 왔던 그들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결코 어색한 호칭은 아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9번째 정규앨범인 [Screaming For Vengeance]는 30여 년에 다다르는 그들의 음악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100만장이 넘게 팔리며 NWO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던 대중적인 성공으로나, 트윈 기타를 기초로 한 헤비 메탈 사운드의 구축이라는 음악적인 면으로도 가장 정점으로 기억할 수 있는 앨범이다. 흔히들 [Sad Wings Of Destiny]로 대표되는 블루스적 감성의 프로그레시브 대작이 중심이 된 초기와 [Hell Bent For Leather]로 시작해 [British Steel]로 이어지는 메탈 음악의 형성기를 거쳐 본 앨범에 와서 완전한 헤비 메탈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이 앨범에 대한 평가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며, 오히려 헤비 메탈의 ‘전형’이라는 평가 때문에 더 많은 가치들이 사장되어 있는 앨범이다. “Electric Eye”나 “Riding On The Wind”에서 들려주는 트윈 기타 메탈 사운드 형식의 완성이나,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Bloodstone”의 순도 높은 헤비 사운드, 롭 핼포드(Rob Halford)의 고음의 보컬(지금까지도 가장 헤비 메탈에 어울리는 보컬로 인정받는) 등은 분명 헤비 메탈 사운드의 전형을 가장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결코 남루하지 않은 유니크한 곡 구성과 표현력, 단순히 헤비 메탈의 영역을 넘어서 빛나고 있는 ‘그 무엇’ 때문이다. 누가 들어도 수긍할 수 있는 친화적인 멜로디에 중심을 잃지 않는 묵직한 드럼, 한계선을 넘나드는 고음의 보컬, 트윈 기타가 들려주는 번뜩이는 속주가 합쳐져 수준 높은 팝 메탈의 느낌을 주는 “(Take These)Chains”. 단순한 발라드 형식에 고음의 보컬만 (처절하게)질러대는 끼워 맞추기 형식의 메탈 발라드가 아닌 ‘헤비한 발라드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Fever”는 지금 들어도 참신함을 넘어서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 그 외에도 쓰래쉬 메탈의 원형을 보여주는 듯한 “Screaming For Vengeance”, 육중한 드럼과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 속에서 몸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의 리듬감(그 덕에 이 곡은 공연 후반부에 사용되는 싱어롱 곡이다. You’ve~ Comin’ 을 같이 외치는 장면이란…) 또한 잊지 못할 순간들이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30여년 역사 속에는 분명 수준 이하의 앨범들도 있었지만, 이 앨범만큼은 그들 자신뿐 아니라 헤비 메탈 장르사, 지금도 그들의 음악을 처음 접할 그 누군가에게도 충분히 울림을 줄 수 있는 ‘명반’이다. 음악의 생명력이란 이렇게 선험적인 장르에 의해 규정되는 것도, ‘더 빨리 더 세게’ 같은 형식에 얽매이는 것도 아닌 것이다. 간만에 꺼내 들은 [Screaming For Vengeance]에 온통 사로잡힐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최근 앨범에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은 단순히 음악취향의 변화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재즈에 빠져있는 30대 초반의 노땅(?)이 20여 년 전의 헤비 메탈 사운드에 이렇게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을 주다스 프리스트는, 아니 지금도 헤비 메탈의 중흥에 헌신하고 있는 수많은 메탈러(metaller)들은 정말 모르는 걸까? 20010829 | 박정용 jypark@email.lycos.co.kr 8/10 수록곡 1. The Hellion 2. Electric Eye 3. Riding On The Wind 4. Bloodstone 5. (Take These)Chains 6. Pain And Pleasure 7. Screaming For Veageance 8.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9. Fever 10. Devil’s Child 관련 글 Judas Priest, [Demolition] 리뷰 – vol.3/no.17 [20010901] Judas Priest, [British Steel] 리뷰 – vol.3/no.17 [20010901] Judas Priest, [Painkiller] 리뷰 – vol.3/no.17 [20010901]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와 나 – vol.3/no.17 [20010901] 관련 사이트 Judas Priest 공식 사이트 http://www.judasprie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