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as Priest – Painkiller – Sony, 1990 정점에 섰던 자를 기억하라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는 숨막힐 듯 몰아붙이는 드러밍으로 새로운 시대, 1990년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이들의 통산 16번째 앨범인 [Painkiller]는 인상적인 첫 곡 “Painkiller”로 처음부터 듣는 이를 압도시킨다(6분 여 동안 쉴새 없이 이어지는 힘이 넘치는 연주, 점진적으로 높아져 가는 그 유명한 코러스, “this is the painkiller”). 그러나 이어지는 “Hell Patrol”은 앞 곡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노래구조를 유지하면서 첫 곡의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 “All Guns Blazing”에서의 중반부 기타 속주와 “Leather Rebel”에서의 기타 속주와 드럼 속주 가운데 선명하게 유지되는 리듬과 멜로디는 이들의 연륜을 느끼게도 한다. 듣는 이를 압도시키는 예리한 기타 속주로 시작하는 다섯 번째 트랙 “Metal Meltdown”은 속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무거운 베이스 라인과 보컬의 합창으로 점진적으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구성의 곡으로 다음 곡인 “Night Crawler”와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 역시 이러한 구조를 따르는데 다음 트랙인 “Touch Of Evil”과 연결되는 비장한 곡이다. 이 곡에서는 특이하게도 신서사이저 연주가 사용되어 비장감에 걸맞은 효과음과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보컬은 다른 트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Battle Hymn”과 “One Shot At Glory”는 하나의 단일한 구성을 이루는 곡으로, 앞 곡이 짧은 시간동안 기타 솔로와 효과음으로 흡사 전쟁터의 비장함을 연출한다면 이어지는 마지막 트랙은 날카로운 기타 솔로와 힘찬 드러밍, 묵직한 저음과 섬뜩한 고음의 보컬로 그것을 한계까지 끌어올려 앨범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케이케이 다우닝(K.K. Downing)과 글렌 팁튼(Glenn Tipton)이 구사하는 트윈 기타와 롭 핼포드(Rob Halford)의 금속성 보컬의 매력이 가득한 이 앨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1988년에 발표한 전작 [Ram It Down]에 비해 리듬 부분이 강화되었다는 것인데, 그것은 전적으로 [Ram It Down] 이후 밴드를 탈퇴한 드러머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의 자리를 메운 레이서 엑스(Racer-X) 출신의 스콧 트래비스(Scott Travis)의 공로일 것이다. 그러나 비로소 이렇게 모자람 없이 꽉 찬 헤비 메탈 사운드를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주다스 프리스트는 이후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침묵해야 했다. 앨범 발매 얼마 후 롭 핼포드가 자신의 쓰래쉬 메탈 밴드인 파이트(Fight)를 위해 탈퇴했고, 음악시장은 곧 이어 불어닥친 얼터너티브 열풍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사실 1982년 [Screaming for Vengeance]이후 주다스 프리스트는 상업적으로는 상종가를 지속했지만, 음악적으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1980년대 중반 메탈 트렌트를 흡수한 [Turbo](1986)는 플래티넘을 기록했지만 음악적으로 실패작이었는데, 이는 다시 자신들의 본연으로 돌아간 전작 [Ram It Down](1988)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Painkiller]는 말 그대로 회심의 역작이었고 오랜만에 좋은 평가와 골수 팬의 호응을 받았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이 1980년대 거물 메탈 밴드에게 1990년대는 막다른 골목이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이 앨범을 통해 가죽 소재의 몸에 꽉 끼는 의상과 트윈 기타의 사용, 고음의 날카로운 보컬과 ‘강한 남성성’을 표출하는 강력한 사운드 등의 메탈의 전형을 최종적으로 보여주었다. 그게 다인가. 이들은 남한에서 1980년대에 10대와 20대를 보낸 많은 사람들(≒남성들)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이 ‘시대의 상흔’과 무관하든 아니든, 이제는 서른을 넘겼거나 바라볼 그들과 함께 성장했던 그 시절의 음악이 ‘공통된’ 기억의 한 축으로 존재했(거나 한)다는 말이다. 20010826 | 차우진 djcat@orgio.net 7/10 # 소문 하나 : 소니 코리아에서 발매된 국내 라이센스반은 좌우 채널이 바뀌었다는 루머가 있다. 국내에 수입된 앨범은 컬럼비아(Columbia)의 미국/유럽 버전. # 소문 둘 : 타이틀 곡 “Painkiller”는 태진미디어 기계가 설치된 노래방에 가면 부를 수 있다. 단, 사운드는 보장 못 한다. 수록곡 1. Painkiller 2. Hell Patrol 3. All Guns Blazing 4. Leather Rebel 5. Metal Meltdown 6. Night Crawler 7.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 8. Touch Of Evil 9. Battle Hymn 10. One Shot At Glory 관련 글 Judas Priest, [Demolition] 리뷰 – vol.3/no.17 [20010901] Judas Priest, [British Steel] 리뷰 – vol.3/no.17 [20010901] Judas Priest, [Screaming for Vengeance] 리뷰 – vol.3/no.17 [20010901]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와 나 – vol.3/no.17 [20010901] 관련 사이트 Judas Priest 공식 사이트 http://www.judasprie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