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정준일, 칠린몬스터, 럼블 피쉬, 개리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정준일 | 보고싶었어요 | 엠와이뮤직, 2014.01.16 최성욱: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보다는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집대성했다. 좀 더 극적인 구성을 만들기 위해 더 큰 감정의 포물선을 그렸다. 화려하면서도 비장감 있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정준일식 발라드 스타일의 극단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힘을 잔뜩 준 몇몇 부분이 거슬리지만 전체적으로 무던하다. 작정하고 만든 신파가 무던하게 들린다는 것도 어찌 보면 이상하다. 7/10 최민우: ‘보다 가볍고 달콤하게 부르는 김동률’이라고 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섬세하게 만든 달달한 발라드가 흐르는데, 1990년대 중반 이후 이 장르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으니 ‘그때 그 시절’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감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드러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애매한 불평이라는 건 안다). 익숙하다 못해 시간감각을 잃을 정도로 편안하게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만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주의 깊게 귀 기울이지 않을 경우 전반적으로 곡들이 비슷하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6/10 칠린몬스터 | Flower | 2014.01.15 블럭: 힙합 고유의 문법들을 유지하는 선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는 점,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의 지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으로 통한다. 개별의 트랙들이 가지고 있는 힘도 분명하며 과거와 현재의 유행 모두를 담고자 하였다. 하지만 구간이 나뉘어 있는 듯한 트랙의 배치는 비슷한 느낌의 곡들이 연이어 등장한다는 점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7/10 럼블 피쉬 | I Am Rumble Fish |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2014.01.15 최민우: 듣기 어렵거나 지루한 순간은 없지만 기억에 남는 부분도 드물다. ‘빈티지팝’을 표방하는 “몹쓸 노래”는 그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던 복고풍 팝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며, “Falling Out”과 “하지마” 같은 곡은 ‘무대를 장악하는 디바’의 역량을 돋보이는 방향으로 편곡되고 작곡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소 평범하게 들린다. 5/10 블럭: 1인 프로젝트로 바뀌면서부터 변화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앨범은 음색과 비주얼을 포함해 여러 차원에서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이지만 단기적 차원에서의 컨셉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아쉽다. 다른 수록곡들은 타이틀곡에 비해 그 힘이 약하다. 앨범 제목은 여전히 ‘이게 나야’임을 시사하지만, 자아 찾기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6/10 개리 | MR.GAE | 리쌍컴퍼니, 2014.01.15 최성욱: 라임이나 플로우보다는 개리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리쌍의 언어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욕망을 진솔하게 드러내려고 애쓴 흔적이다. 누구 말마따나 미학적으로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이전에 래퍼가 선택한 언어 자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얼마나 파격적인지 혹은 보편적 울림이 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개리의 화술이 참신하지도, 그렇다고 깊이 공감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이따 샤워해’라는 가사가 ‘으르렁 으르렁 대’라는 가사보다 담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자가 좀 더 함축적이고 야하게 들린다.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