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16배리어스 아티스트 – MP Hip Hop Project 2001 大舶 – 마스터 플랜/드림비트, 2001

 

 

마스터 플랜(MP) 2001년 판 힙합 사운드

작년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마스터 플랜(MP)의 컴필레이션 2001년 판이 발매됐다. 개개 뮤지션보다 마스터 플랜이란 이름이 더 알려져 있어 브랜드 파워 탓에 이 시리즈는 계속 나오는 것 같다. 또 특정한 컨셉트 없이 해마다 하나씩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오는 한국 언더브로드캐스팅 힙합계의 현상은 팬과 뮤지션 사이에 무언의 약속이 성립되는 과정인가보다.

어쨌든 올해도 컴필레이션은 발매됐다. [2000 대한민국]에서 주석이 화려하게 등장하고, 마스터 플랜이란 이름이 대중에 회자되고, 거듭되는 발매 연기로 대중의 관심을 극적으로 이끌어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별다른 소란스러움이 없다. 덕분에 앨범 판매 차트에도 보이지 않고, 케이블 TV에서도 뮤직비디오를 보기 어렵다. 근래에 가보진 않았지만 예상하기에 클럽 마스터 플랜에 드나드는 사람은 작년보다 꽤 줄었으리라 생각된다. 마치 몇 년전 드럭이 겪었던 것처럼 이제 마스터 플랜도 거품이 빠지고 옛날처럼 지속적으로 힙합을 즐기는 사람들의 마당이(컬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힙합이 10대 청소년 문화를 대표한다는 뉴스/프로그램과 마스터 플랜 공연장의 모습을 같이 보면 힙합이 청소년 문화에서 얼만큼 차지하는지 의심스럽고, 엠씨 힙합의 팬은 얼만큼일지 궁금해진다.

앨범 바깥 모습은 그렇고 안은 어떨까. [MP Hip Hop Project 2001 대박(大舶)]엔 많은 양이(21곡, 92분) 들어있고, 그 중 두 곡은 인스트루멘틀이지만 보컬이 있는 원곡과 달리 나름의 재미가 있다. 마스터 플랜을 무대로 하는 뮤지션들 외에 홍콩의 디제이 토미(DJ Tommy)도 참여했다. 또 작년과 올해의 컴필레이션으로 미루어보아 마스터 플랜의 전체적 음악색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모든 참여 뮤지션은 자기 곡을 자기가 프로듀싱하고 랩(혹은 디제잉)했다. 그래서 이 앨범은 각자 나름의 색을 내면서 동시에 설명하기 어렵지만 마스터 플랜 사운드라는 세간에 인식된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음질이 작년의 것보다 나아졌다는 것은 사족일 것이다.

선배 뮤지션 격인 디제이 렉스(DJ Wreckx)는 방송, 노래에서 특정 발언, 가사, 발음을 뽑아내 조합하는 작법을 완전히 자신의 특기로 삼는다. 의도는 신선하지만 곡이 전반적으로 지루함이 종종 느껴지는 데 이는 그가 해결할 숙제다. 디제이 토미는 다 크루(Da Crew), 사이드 비(Side B), 주석의 곡들에서 음원을 골라 현란하고 변화무쌍한 트랙 “저는…”을 선사한다. 사이드 비는 유연하고 경쾌한 사운드, 한자, 영어, 한글을 섞어 언어의 묘미를 살린 랩을 통해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을 여전히 들려준다. 다 크루도 그들의 특기인 극적인 랩(특히 saatan의 3음절 랩)이 담긴 “夢(pt.1)”, “파수꾼”을 음반에 실었다. “파수꾼”은 작년 컴필레이션에 있는 곡을 다시 믹스한 건데 극적인 긴장감이 더욱 넘친다.

반면 신인 격인 나이트 라이더스(Knight Ryders)와 K.O.D의 곡 가사는 그냥 읽을 때도 전달력이 없고, 일부 힙합 그룹들에게서 나타나는 힘 조절(?)에 실패한 알맹이 없이 무게만 잡은 가사와 랩을 했는데 신인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주목할 곡은 일 스킬즈(Ill Skillz)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합작 “떠버리 삼형제와 판돌이 박박”이다. [2001 대한민국]에서 빛났던 둘의 합작은 이 앨범에도 이어진다. 몇 줄의 랩이 같은 멜로디로 반복되면서 장난스럽게 연발하는 랩, 올드 스쿨 냄새나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리듬은 [2001 대한민국]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미는 곡 “힙합초보반(4 Beginners)”도 이 곡과 비슷하다.

또 하나 이 앨범의 특징은 부클릿인데 참여 뮤지션 각각의 바이오그래피와 디스코그래피, 홈페이지 등을 소개했다. 마스터 플랜에 발을 들여 놓은지 얼마 안 되는 사람에겐 친절한 설명이 될 터이고, 마스터 플랜을 모르고 이 음반을 접한 사람이라면(그런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디제이 렉스, 사이드 비 등의 디스코그래피를 보고 ‘유명 음반에 이렇게 많이 참여했었구나’하며 놀랄 수도 있겠다. 그런 거 관심 안 가질 사람이 대다수이겠지만. 다만 줄 구분, 문단 구분 없이 세로쓰기로 나열해 놓은 가사는 도대체 읽을 수가 없다. 노이즈가든 2집의 기름종이에 띄어쓰기 없이 써진 가사만큼 읽기에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20010628 | 송창훈 anarevol@nownuri.net

6/10

수록곡
CD 1
1. 정직한 DJ – DJ Wreckx
2. 힙합초급반(4 Beginners) – Da Crew & Leo Kekoa
3. 서사(書辭) – One Sun
4. Excute Them – Knight Ryders
5. 그만해라(Enuff iz Enuff) – 822
6. 저는… – DJ Tommy
7. 再飛(Do U Reallt Care Version) – Side B
8. 해와달 – Question
9. Beatz 4 da Streetz – Joosuc
10. 힙합초급반(4 Beginners) – Instrumental
11. 그만해라(Enuff iz Enuff) – Instrumental

CD 2
1. 어쩌면 – DJ Soulscape
2. 떠버리 삼형제와 판돌이 박박 – Ill Skillz
3. Around Us – K.O.D
4. Platonic – Side B
5. 夢(pt.1) – Da Crew
6. 다시 – One Sun, T’ache, Mithra眞
7. 전력질주(new version) – Daggaz
8. 쿵쿵짝쿵짝 – DJ Wreckx & DJ Tommy
9. 파수꾼(다시mix) – Da Crew
10. 破壞의 美學(Daytripper noise Remix) – Joosuc

관련 글
배리어스 아티스트, [MP Hip Hop Project 2000 超] 리뷰 – vol.2/no.12 [20000616]
배리어스 아티스트, [2000 대한민국] 리뷰 – vol.2/no.3 [20000201]
배리어스 아티스트, [2001 대한민국] 리뷰 – vol.3/no.10 [20010516]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180g Beats] 리뷰 – vol.2/no.22 [20001116]

관련 사이트
레이블 마스터 플랜
http://www.mphiphop.com
클럽 마스터 플랜
http://www.club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