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n Sexsmith – Blue Boy – Cooking Vinyl, 2001 ‘우울한 소년’, 새 둥지를 틀다 “팀 하딘(Tim Hardin) 이래 가장 부드러운 음유시인”이라는 칭호를 선사받은 론 섹스미쓰(Ron Sexsmith). 그는 동시대의 어떤 씬과도 거의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듯한 음악 활동을 해왔다(물론, 그는 레이 데이비스(Ray Davies)와 해리 닐슨(Harry Nilsson)에 대한 동감을, 폴 맥카트니(Paul McCartney)와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등에 받은 영향을 공공연히 표명하곤 했고, 역으로 그들에 의해 다시 찬사를 받기도 했으며, 최근에 엘비스 코스텔로는 그의 곡을 커버하기도 했다). 그의 서정적인 포크 음악은 그런대로 무난하고 감미롭지만, 발매된 신보들을 재생할 때마다 약간의 지루함이 부가된다. 관현악을 적극적으로 동반해 세련되어졌다는 [Whereabouts](1999)도 사실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네 번째 음반이(독자적으로 녹음한 첫 음반 [Grand Opera Lane](1991)을 포함하면 다섯 번째 음반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이전과 비슷하겠거니, 단정지어 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좀 다르게 들렸다. 큰 기대가 없어서일까? 그의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악기나 연주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 확인해보니, 이전 3부작과 오랫동안 동행했던 미첼 프룸(Mitchell Froom) 대신, 스티브 얼(Steve Earle)과 레이 케네디(Ray Kennedy)(스스로들 ‘The Twangtrust’라고 부르는) 팀이 새 프로듀서를 맡았다. 이 새로운 동반자들은 론 섹스미쓰의 영역과 접근방식을 확대했다. 그들에게 전폭적으로 위임한 섹스미쓰는 평소의 느리고 서정적인 발라드 사이에 보다 많은 업템포의 노래를 혼합했고, 처음으로 피아노 연주를 녹음했으며, 독특한 퍼커션과 리듬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 앨범을 두고 “보다 로킹한 앨범, 그리고 아마도 지금까지 발표한 것 중 가장 다양한 음악으로 구성된 음반일 것”이라고 단언한 것일까. 역동적이고 쾌활한 혼 섹션의 “This Song”을 시작으로, 원래 컨트리 송이었다가 스카/레게 리듬으로 변한 “Never Been Done”(해보지 않은 음악이었지만 스티브 얼을 믿었다는 섹스미쓰는 “폴 사이먼이 “Mother And Child Reunion”을 했을 때 같다”고 비유했다), 훵키한 바이브의 블루스 스타일이 입혀진 “Not Too Big”을 지나, 쨀강거리는 탬버린과 가스펠 분위기가 첨부된, 오래된 컨트리 송처럼 다가오는 “Thirsty Love”까지. 더불어 현악이 간간이 실리는 체임버 (팝) 분위기의 단아한 “Fallen”이나, 쳇 베이커(Chet Baker)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트럼펫이 재지한 “Foolproof”(살금거리며 깔리는 피아노 연주는 론 섹스미쓰의 첫 피아노 연주 녹음이다)는 슬픈 발라드다. 동안(童顔)의 용모지만, 그의 큰 눈은 슬픔을 담고 있다. 앨범 타이틀이 왜 ‘Blue Boy’인지 알게 해주는 그의 가사처럼. “This Song”은 “난 무기가 없는데, 그들은 모두 칼을 가졌지. 어떻게 이 노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처럼 레코드 산업에 대한 그의 경험에서 나온 가사를 담고 있다. 유일한 커버곡 “Thumbelina Farewell” 역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나름의 살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구슬픈 오르간 아래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가는 여성(“Cheap Hotel”)이나, 퍼커션과 드럼, 턴테이블 스크래치와 루프의 활기찬 소리를 배경으로 살인을 생각하는 사람(“Parable”)이 소재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음반에는 많은 어두운 저류가 흐른다. 그렇지만 그의 사운드는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예전 분위기의 슬로 템포 곡도 복류한다. 당연히도, 음악적 변화는 그의 작곡 스타일과 창법의 범위 안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의 음악이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여전히 따분할지도 모른다. 20010626 | 최지선 fust@nownuri.net 7/10 수록곡 1. This Song 2. Cheap Hotel 3. Don’t Ask Why 4. Foolproof 5. Tell Me Again 6. Just My Heart Talkin’ 7. Not Too Big 8. Miracle In Itself 9. Thirsty Love 10. Never Been Done 11. Thumbelina Farewell 12. Parable 13. Keep It In Mind 14. Fallen 관련 글 포크 록의 두 얼굴: 아니 디프랑코 vs 론 섹스미쓰 – vol.1/no.6 [19991101] 관련 사이트 Ron Sexsmith 공식 사이트 http://www.ronsexsmith.com Ron Sexsmith 팬사이트 http://www.rsexsmi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