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소개했던 유니버설 뮤직(Universal Music) 공식 사이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세계 굴지의 메이저 음반회사 공식 사이트를 둘러보려고 한다. 얼마 전 리키 마틴(Ricky Martin)의 프로모션 투어로 인하여 큰 재정적 타격을 입고, 결국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의 내한마저도 재정적인 이유로 무산되면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이름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소니 뮤직(Sony Music)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니 뮤직의 굵직한 간판급 스타였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버진(Virgin) 레코드로 이적하면서 또 하나의 값진 레퍼토리를 소유하게 된 EMI 뮤직이 그 대상이다. 이 두 음반 회사는 모두 음반 산업만큼이나 전자 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회사이다. Sony 뮤직은 두 말 할 나위 없이 TV, DVD, 워크맨 등 전자 산업에서 명실공히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할 수 있으며, EMI 뮤직(‘Electric and Musical Industries’의 약자이다)도 이름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전기전자 산업 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1980년대 초 항공기와 탱크까지 만들어내는 엄청난 규모의 회사 Thorn과 결합하여 Thorn-EMI가 되었었다). 이런 예비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두 회사의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단순히 음악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은연중에 기술적인 측면까지 충족되리라는 약간의 기대심리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한국 사이트를 따로 가지고 있음에도(소니 뮤직: http://www.sonymusic.co.kr, EMI 뮤직: http://www.emi.co.kr)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느린 업데이트와 방치되고 있는 페이지 오류 등은 관리가 미흡하다는 사실 외에 이용자에게 불신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나마 EMI 한국 사이트에선 앨범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기본적인 정보 제공과 홍보 외에 직접적인 음반 판매 서비스까지 유도하려는 의도를 확인할 뿐이다.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의 음원 관리가 철저하여 여타 사이트는 물론, 자신들의 사이트에서조차 공식적인 음원 서비스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아쉬움도 있다(음원 관리의 차원을 넘어선 서비스의 열악함인 것만 같지만). 자, 그럼 어서 그들의 글로벌 공식 사이트로 가보도록 하자. 소니 뮤직의 공식 사이트(http://www.sonymusic.com)는 한국 사이트에 대한 실망감을 씻게 한다. 지난 호에 보았던 유니버설 공식 사이트가 방대한 정보량으로 오히려 불편함을 안겨 주었다면, 소니 뮤직은 첫 메인 페이지에서부터 자주 업데이트되는 새 소식란과 검색창을 노출시킴으로써 기능성을 높였고, 깔끔한 디자인도 친근감을 느끼게 해준다. Artist 검색도 알파벳 검색 뿐만 아니라, 신보,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등 기본적인 앨범 정보 검색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그리고 편리한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Music에서는 최신 앨범 및 미발매 앨범에 대한 오디오/비디오 클립을 제공해 주고 있어 이용자들을 만족시켜 주고 있으며, 특히 이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독립 레코드 가게(미국 내)에 대한 정보를 소개해 주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 소니 뮤직 관련 소식을 알려주는 News, 물건을 살 수 있는 매장 안내를 해주는 The Store, 공연소식을 알려 주는 Live, 콜럼비아/에픽(Columbia/Epic) 등 산하 레이블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는 World Of Sony Music, 온오프라인으로 참여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벤트를 소개하는 Contests 등, 소니 뮤직 관련 아티스트 및 앨범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찾은 네티즌들이 충분히 즐기고 원하는 바를 찾아 갈 수 있도록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어 만족스런 서핑을 도와준다. 소니 뮤직 소속 아티스트로는 서두에서 언급한 리키 마틴, 데스티니스 차일드 외에 에어로스미스(Aerosmith),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크리드(Creed),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션 콜빈(Shawn Colvin), 밥 딜런(Bob Dylan) 등이 있다. EMI 뮤직(http://www.emigroup.com) 공식 사이트는 스파이스 걸스(The Spice Girls), 라디오헤드(Radiohead), 재닛 잭슨(Janet Jackson), 퀸(Queen),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리채(Leetzsche) 등의 아티스트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한국 가수 리채는 일본 Toshiba-EMI 쪽에서 레퍼토리를 발굴하여 계약된, 우리 나라에 역수출되고 있는 케이스. 하지만 이 곳도 눈에 쉽게 들어오는 구성의 기능적인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특이한 점은 ‘Investor Information’이 하나의 메뉴로 자리잡고 있어 재정관련 자료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자료에서부터 연간 리포트, 주가등락 지표, 투자자 컨택트 등의 메뉴를 통해 ‘진정한’ 음반 산업(Music Business)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기까지 하다. 그밖에 새러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정경화 등이 소속되어 있는 앤젤 레코드(Angel Records: http://www.angelrecords.com), 쳇 베이커(Chet Baker), 빌리 홀리데이(Billy Holiday), 얼 클루(Earl Klugh) 등이 소속되어 있는 블루 노트(Blue Note Records: http://www.bluenote.com),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Coldplay),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 에버클리어(Everclear),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 등의 캐피탈 레코드(Captital Records), 그리고 EMI의 간판 격 레이블인 자넷 잭슨,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 다프트 펑크(Daft Punk), 디안젤로(D’Angelo)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버진 레코드 등의 산하 레이블 공식 사이트도 구경할 수 있다. 이상 전기전자산업 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두 음반 회사 소니 뮤직과 EMI 뮤직의 국내외 사이트를 살펴보았다. 기대했던 것처럼 현란한 기술은 찾아 볼 수 없었지만(너무 단순한 발상이었던가), 각 사이트마다 독특한 특성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음반 소비자, 사이트 이용자 위주의 구성으로 보여준 것은 소니 뮤직의 글로벌 공식 사이트였다. 특히 상단에 “13세 이하” 이용자들을 위한 정책적인 경고문은 사이트의 신뢰도를 높여주며 개념 없는 국내 온라인 산업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음반사의 최대 자산은 풍부한 아티스트와 레퍼토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음반 시장을 끌고 가는 메이저 음반사의 흥미로운 볼거리를 구경하는 일을 다음 호에서 마무리 지어 보도록 하자! 20010516 | 김규연 rayna@phonograph.co.kr ps. Tips! EMI 뮤직은 최대 산하 레이블인 버진 레코드를 JIVE 레코드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BMG 뮤직과 합병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굴지의 회사들도 더 강한 업체로 살아남기 위한 빅딜이 끊이지 않고 있네요. 관련 글 세상의 모든 음악: 유니버설 뮤직 공식 사이트 – vol.3/no.9 [200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