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Van Van – The Legendary Los Van Van: 30 Years of Cuba’s Greatest Dance Group – Ashe, 1999 꾸바의 가장 위대한 댄스 밴드의 30년의 발자취 이 음반은 ‘꾸바의 비틀스'(음악적 영향력 면에서)이자 ‘꾸바의 롤링 스톤스'(‘현역’ 최장수 밴드라는 면에서)인 로스 반 반의 30년 동안의 음악적 발자취를 모은 것이다. 반 반의 ‘베스트 음반’은 여러 종류가 있고, 근년에는 ‘서방세계’에서도 정식으로 배급되고 있다. [Best of Los Van Van](BMG/Milan, 1997), [Los Van Van: La Colleccion Cubana](Music Club, 1998) 등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아무래도 한 장 짜리 음반은 ’30년’이라는 세월을 주루룩 훑어보는데는 뭔가 허전하다. 반면 2000년에 발매되고 있는 15장(!) 짜리 컬렉션(‘낱장’으로 판매하고 있다)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도, 주의깊게 들어보려는 사람에게도 모두 유용한 텍스트는 이 두 장 짜리 CD로 보인다. 음반 타이틀처럼 이 음반은 반 반의 30년의 궤적을 담고 있다. “De la Habana a Matanzas”, “Sandunguera”, “Titimania” 같은 대표곡들 뿐만 아니라 “Legada” 같이 퍼커션과 왁자지껄한 보컬(노래라기보다는 ‘챈트’)이 전부인 초기의 실험적 트랙도 들을 수 있다. 유명곡이 아니라도 차랑가의 영향을 받아 바이얼린, 플루트, 피아노가 상큼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유럽 풍’의 멜로디가 강한 곡들은 쏭고(songo)의 대표곡들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평론가들이 즐겨쓰는(=무시해도 그만인) 표현 중에 향취(flavor)라는 단어는 라틴 음악처럼 뜨거운 음악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반 반의 경우는 예외로 보인다. 다른 한편 “Un Socio”, “Un Socio”, “Te Pone la Cabeza Mala” 등의 트랙들에서는 퍼커션, 드럼, 베이스를 더욱 부각시키고, 더욱 열정적이고 능숙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사운드 프로듀싱도 이전에 비해 많이 정제되었다. 이 트랙들은 1990년대 꾸바 음악의 새로운 스타일로 통칭되는 띰바에 속한다. 띰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다른 글을 참고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문제는 베테랑 밴드의 이런 식의 ‘변화’에 대한 평가다. 예상할 수 있듯, 한편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조류에 페이스를 맞추어 왔고 때로는 그걸 선도하기도 했다’는 호평이, 다른 한편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타협하여 상업화되고 있다’는 악평이 존재한다. ‘친(親) 까스뜨로파 공산주의자들이냐, 호의호식하고 있는 음악인이냐’라는 정치적 논란도 존재한다. 반 반의 음악만큼이나 논란도 뜨거워서 1999년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몇몇 공연이 취소되는 불운한 사태도 있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선택은? 그렇지만 이들의 음악을 듣고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시체임이 분명하다. 설사 이들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갖는다고 해도 이들의 음악을 듣고 춤을 출 수 있다. 음악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P. S. 대중음악은 종종 섹스에 비유된다. 물론 섹스로부터 얻는 느낌이 천차만별이듯 음악을 들으면서 얻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반 반의 음악은 어떤 것일까. 한 일본인 평론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마치자. “나는 1992년 9월의 아바나를 생각한다. 호텔 리비에라의 베란다, 180도의 파노라마로 펼쳐진 벽해(碧海)를 바라보면서 볼륨을 최대로 하여 반 반을 들었다. 음악이 몸 속에 들어와서 마치 섹스에서 처음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와 같은 마음이 에워쌌다. 일체의 나머지 것들은 존재하지 않고, 자의식도 사라지고, 단지 음악과 바다만이 있었다”(村上 龍, Los Van Van, [Gentle & Sexy: The Best of Los Van Van](1997, Sony Japan)의 라이너 노트. 참고로 반 반은 1970년, 1989년 두 차례 일본을 다녀갔다고 한다). 20010514 | 신현준 homey@orgio.net 9/10 수록곡 CD 1 1. Llegada 2. La Havana Joven 3. Mari-Mac 4. Dale Dos 5. Si a Una Mamita 6. Si No Me Entiendes Tu 7. De la Habana a Matanzas 8. Sandunguera 9. La Habana No Aguanta Mas 10. La Resolucion 11. El Buena Gente 12. La Titimania 13. El Negro No Tiene Na’ 14. No Soy de la Gran Escena CD 2 1. Eso Esta Bueno 2. Disco Azucar 3. Que le Den Candela 4. Un Socio 5. Que Sorpresa! 6. La Fruta 7. Soy Todo 8. Que Pasa con Ella 9. Te Pone la Cabeza Mala 10. Ya Tu Campana No Suena 관련 글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6) – vol.3/no.9 [200105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5) – vol.3/no.8 [20010416]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4) – vol.3/no.7 [200104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3) – vol.3/no.5 [200103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2) – vol.3/no.4 [20010216]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1) – vol.3/no.3 [20010201] 관련 사이트 띰바 웹사이트. 띰바의 대표적 밴드들의 프로필과 리얼 오디오를 보고 들을 수 있다. http://www.sastom.demon.nl/vanv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