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s – Cuba Caribe – Hemisphere/EMI(수입), 1999 살사에 근접하면서 차별화되는 꾸바의 ‘현재의’ 사운드 [Cuba Classics 2: Dancing With The Enemy](Luaka Bop, 1988)가 ‘고립의 시기’ 동안의 꾸바 댄스 음악을 수록했다면, 그리고 [The Story Of Cuba](Hemisphere, 2000)가 고립의 시기를 포함하여 개방이 시작될 무렵의 음악을 수록했다면 이 컴필레이션은 ‘특수한 시기’의 음악을 담고 있다. 이 시기는 이른바 ‘띰바(timba)의 시대’다. 그렇지만 띰바의 전형들만 수록된 것들은 아니며 띰바의 감성으로 채색된 전통적 스타일도 존재한다. 처음과 마지막은 아무래도 로스 반 반에게 위임된다. 첫 트랙 “La Fruta”는 그들의 이전 스타일인 쏭고(songo)에 가깝고 마지막 트랙 “Hay Mujeres”는 보다 전통적인 쏜(son)에 가깝다. 물론 두 트랙 모두 현대적으로 업데이트되어 있다. 로스 반 반과 더불어 1970년대 이후 꾸바 댄스 밴드의 쌍벽을 이루었던 엘리오 레베(Elio Reve)가 이끄는 그룹의 트랙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아바나가 아니라 관따나모(동쪽 끝임) 출신인 레베는 (반 반과 비슷하게) 쏜의 리듬을 기반으로 샤랑가의 멜로디를 결합한 음악을 실험하였고, 그 결과 (반 반의 쏭고와는 또다른) 창구이(changui)라는 독자적 스타일을 개척했다. 수록된 트랙을 들어보면 관악기와 퍼커션 못지 않게 기타와 피아노가 부각되는 독특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신세대 그룹에 속하는 NG 라 반다(NG La Banda), 마놀린(Manolin), 발렌띤(Valentin)도 각각 한 트랙을 차지한다. NG 라 반다는 특유의 ‘돼지 목따는 소리’ 없이 상대적으로 상큼한 “La Bruja”를 들려주고(이들의 최고 히트곡이고, 앨범 부클릿에는 장르가 ‘살사 록(salsa rock)’으로 적혀 있다). 마놀린은 “개인의 가치가 중시되어야 한다”, “외국의 견해에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불경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골’이자 ‘아이돌’로 알려져 있는데, 음악 역시 아바나에서 나온 건지 뉴욕에서 나온 건지 판별하기 힘든 사운드를 들려준다. 젊은 음악인으로 짐작되는 발렌띤도 형식과 사운드 양면에서 주류 살사에 근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나머지 트랙들을 들어보면 젊은 음악인들이라고 해서 스타일이 띰바나 살사로 통일된 것이 아님도 알 수 있다. 아프로꾸바(Afrocuba)는 밴드 이름처럼 아프리카의 뿌리가 강하게 느껴지는 라틴 재즈를 들려주고, 로스 빠비네스(Los Papines)는 콩가 드럼이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룸바(정확히 말하면 룸바의 하위장르인 구아구앙꼬)를 각각 연주한다. 꾸바 음악을 연상할 때 예상했던 것처럼 생동감 있는 연주다. “(꾸바라는 나라는) 사람들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춤추는 나라들이다. 다음 날 일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그들은 외출하여 춤을 춘 뒤 버스에 실려 집에 돌아온다. 모든 사람들은 파안대소하고 있다”(출처는 관련 사이트를 참고)는 설명을 CD로나마 감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세련되게 다듬어진 사운드이다. 그건 주류 살사로부터 꾸바 음악을 차별화함과 동시에 살사 청중에게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런 전략이 나쁘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헤미스피어 레이블은 이런 식의 전략을 ‘신중하게’ 구사하는데 능해 보인다. 물론 이따위 ‘평론’들은 음악을 들을 때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앉아서 듣는다고 해도 발장단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 사족: 꾸바에서 음악(댄스 음악)이 발달한 이유에 대해 (NG 라 반다의) 호세 루이스 꼬르떼스는 한 인터뷰에서 “꾸바에는 TV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농담섞인 발언을 했다. TV 수상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말인지, TV에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말인지는 불명확하다. 어떻다고 해도 TV는 ‘거리의 음악’의 숙적인 것 같다. 20010514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수록곡 1. La Fruta – Juan Formell Y Los Van Van 2. Recordando Al Sonero – Adalberto Alvarez Y Su Son 3. Pegaito, Pegaito – Manolin, El Medico De La Salsa 4. La Bruja – Jose Luis Cortes Y NG La Banda 5. Te la Quitarron – Elio Reve Y Su Charangon 6. El Fotografo – Tamayo Y Su Salsa AM 7. Que Va a Pasare – Valentin Y Su Grupo 8. Clave Para un Timbero – Los Papines 9. Cambio de Clima – Afrocuba 10. Soy el Negro – Orquesta Maravilla De Florida 11. Tirame la Musica, Valentin – Valentin Y Su Grupo 12. Hay Mujeres – Juan Formell y Los Van Van 관련 글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6) – vol.3/no.9 [200105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5) – vol.3/no.8 [20010416]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4) – vol.3/no.7 [200104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3) – vol.3/no.5 [20010301]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2) – vol.3/no.4 [20010216]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1) – vol.3/no.3 [20010201] 관련 사이트 Hemisphere 레이블 공식 사이트 http://www.hemisphere-recor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