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 | New Adventures In Hi Fi (1996)

R.E.M. – New Adventures In Hi Fi – Warner Bros. 1996

다시 길 위에서 부르는 노래들

앨범 표지에 실려있는 황량한 사막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이 암시하듯, 여행을 의미하는 노래 제목들(“Leave”, “Depature”, “Low Desert”)이 보여주듯, 이 앨범에 담긴 노래들은 정말 여행 중에 쓰여졌다. 전 앨범 [Monster] 발매 이후 ‘몬스터 월드 투어’ 중에 틈틈이 만들어진 곡들을 모은 앨범이 바로 [New Adventrures In Hi-fi]이다. 그래서 I.R.S. 시절의 쟁쟁거리는 기타 톤에서부터 [Monster] 앨범의 지글거리는 기타 톤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유로움이야말로 여행의 가장 큰 테마가 아니던가.

앞서도 말했지만 이 앨범은 R.E.M. 연대기의 다양한 요소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New Test Leper”와 “Zither”는 컨트리 풍이 섞인 R.E.M. 초기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고, 그런지 스타일의 “The Wake-Up Bomb”과 “Undertow”는 이 앨범이 [Monster] 앨범 이후에 발매된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다른 곡들도 R.E.M.의 오랜 팬이라면 20년 가량의 연대기 속에 한 곡씩 위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곡으로서는 힙합 리듬과 불협화음의 피아노가 사용된 “How The West Was Won And Where It Got Us”와 R.E.M.답지 않게 긴 곡 “Leave”와 뉴욕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Patti Smith)가 참여한 “E-bow The Letter”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첫 싱글로 발매된 “E-bow The Letter”는 몽롱한 흑백톤의 표지 사진들, 블루톤의 뮤직 비디오, 우울한 패티 스미스의 목소리, 그리고 E-보우(전기 활, electric bow) 소리가 어울려 앨범의 분위기를 우울한 쪽으로 몰아간다. 그래서인지 “Depature” 같은 곡에서도 힘이 느껴지지 않고, “Zither” 같은 목가적인 곡조차도 멜랑콜리가 묻어난다. 이런 정서의 굴절 효과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강행했던 ‘몬스터 월드 투어’ 속에서 들려왔던 유쾌하지 않은 소식 때문일까. 피터 벅(Peter Buck)을 제외하고, 빌 베리(Bill Berry)는 동맥류,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는 탈장, 마이크 밀스(Mike Mills)는 위 수술로 번갈아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무리한 공연 일정을 강행한 나머지 멤버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고 한다. 결국 길은 막다른 곳에 다다랐고 여행은 끝이 났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드러머 빌 베리(Bill Berry)가 탈퇴하면서 이 앨범은 R.E.M.의 4인조 시기와 3인조 시기를 가르는 앨범이 되었다. 20010514 | 이정남 yaaah@dreamwiz.com

7/10

수록곡
1. How The West Was Won And Where It Got Us
2. The Wake-Up Bomb
3. New Test Leper
4. Undertow
5. E-Bow The Letter
6. Leave
7. Departure
8. Bittersweet Me
9. Be Mine
10. Binky The Doormat
11. Zither
12. So Fast, So Numb
13. Low Desert
14. Electrolite

관련 영상

“E-Bow The Letter”

관련 사이트
R.E.M. 공식 사이트
http://www.remhq.com
R.E.M. 팬사이트
http://www.murmurs.com
Warner Bros 레이블 공식 사이트
http://www.wbr.com
[Rolling Stone] 특집 R.E.M. A-Z
http://www.rollingstone.com/features/rem/default.html?cf=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