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01011747-va_oneworldVarious Artists – One World – Lusafrica, 2001(국내배급: 굿 인터내셔널, 2001)

 

 

서양, 까리브해, 지중해, 아프리카 대륙의 음향 탐사

프랑스 빠리에 본거지를 둔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 루즈아프리카(Lusafrica)의 ‘샘플러 CD’같은 음반이다. ‘…같다’라고 표현한 것은 홍보용으로 공짜로 뿌리는 게 아니라 판매용이라는 뜻이다. 수록곡 리스트에 쓰여진 국적을 보면 까부 베르드와 꾸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까부 베르드의 음악은 다섯 트랙, 꾸바는 네 트랙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트랙들은 앙골라, 꼬르시까, 까메룬, 꼬뜨 디부아르(아이보리 코스트)가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이 나라들이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의 구(舊)식민지(혹은 ‘영향권’)에 속하는 나라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월드 뮤직이란 앵글로-아메리칸 팝에 대한 대안’이라는 사실에서 예외는 아니다.

까부 베르드의 음악인 모르나(morna)와 꼴라데이라(coladeira)는 쎄자리아 에보라(Cesaria Evora)의 세계적 성공에 의해 이미 많이 알려진 상태다. 이 음반에도 그녀는 미발표곡 한 곡을 수록했다. 1995년 발표한 [Cesaria]를 제작하던 시기에 레코딩된 곡이므로 그녀가 정상의 월드 뮤직 디바로 등극할 무렵의 느낌을 새기게 하는 곡이다. 1번, 3번, 6번 트랙에 놓인 곡들은 형식, 스타일, 분위기 모두 에보라의 트랙과 유사하다(3번은 까바뀌뉴와 바이올린 연주가 전면에 등장하는 기악곡이다). 색다른 음악은 보이 줴 멘데스(Boy Ge Mendes)에서 발견되는데, 마치 브라질에서 만들어진 음악처럼 들린다. 아마도 폴 사이먼(Paul Simon)의 [The Rhythm Of The Saints], 특히 “She Moves On”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곡의 기타 사운드를 좋아할 것이다(뒤에 알았지만, 그는 까부 베르드계이지만 세네갈에서 태어나서 디아스포라를 경험한 인물이다).

꾸바의 음악들도 전형적이다. 60년째 활동하고 있는 오르꿰스뜨라 아라공(Orquestra Aragon)은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앞세워 ‘챠랑가가 연주하는 단손’을, 셉테토 아바네로(Septeto Habanero)는 트럼펫과 퍼커션을 앞세워 ‘6인조 꼰준또가 연주하는 쏜’을 들려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디바인 레야니스 로페스(Leyanis Lopez)의 음악도 사운드는 현대적이지만 정서는 전통적이다.

음반에서 들르는 섬나라는 대서양과 까리브해 뿐만 아니라 지중해도 포함된다. 주인공은 꼬르시까 출신의 샤를르 마르첼리시(Charles Marcellesi)인데 음악은 잡종이다. 북아프리카의 뛰니지에서 태어나 (프랑스령인) 꼬르시까에서 음악활동을 하다가 까부 베르드에 정착하는 독특한 경력의 반영이다(이 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의 제목은 [Corsicaboverde])다). 과문한 탓에 평을 유보할 수밖에 없지만 ‘전투적일 때조차도 흥겨운’ 아프리카 팝의 정서는 유지하고 있는 듯하고, 까메룬 출신으로 빠리에서 잡 마마(Zap Mama)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살리 니욜라(Saly Nyola)의 음악은 피그미부족의 전통 리듬인 비꾸치(bikutsi)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단, 마지막에 수록된 꼬뜨 디부아르 출신의 메이웨(Meiway)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월드 뮤직’이라고 부르기에는 매우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힙합, 그것도 매우 ‘하드코어’한 힙합이다. (필자를 포함한) 월드 뮤직의 초심자들로서는 무리한 일정의 강행군같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없지 않지만 여러 가지 메뉴 속에서 자신의 입맛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다.

* 사족
불만 하나: 음반을 홍보하기 위한 보도자료나 (영어를 번역한) 부클렛의 해설은 아쉽다. 무엇보다도 외국어 발음의 한글 표기에 세심한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눈감아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Cabo Verde’를 ‘카보 버드’로, ‘Cavaquinho’를 ‘카바킨호’라고 표기하는 건 많이 거슬린다. 또한 “…was born in Mindelo”를 “브라질 태생”으로, “native of Grand-Bassam,…., east of Abidjan, on the road to Ghana”를 “아프리카 가나 태생”으로 번역하는 등 사실과 다른 번역도 눈에 띈다(밍델루는 까부 베르드의 도시고, 아비잔은 꼬뜨 디부아르의 수도다). “보도자료 베꼈다가 망신당할 뻔 했다”는 개인적 차원의 항의가 아니라 ‘보도자료 베껴서 기사 쓰는 기자들’을 위한 배려가 아쉽다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부정확한 사실을 그대로 믿을테니까.
걱정 하나: MBC같이 이상한 라디오 방송국이 조만간 ‘한국인이 좋아하는 월드 뮤직 **선’같은 특집 프로그램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1위 꾸바 음악(부에나 비스따 소셜 클럽), 2위 까부 베르드(쎄자리아 에보라) 이런 식으로… 20010427 | 신현준 homey@orgio.net

6/10

수록곡
1. Roda Tempo – Teofilo Chantre
2. La Reina Isabel – Orquestra Aragon
3. Ronco Di Mar – Bau
4. Primero De Maio – Cesaria Evora
5. Incaldido – Bonga
6. Diva De Pe Nu – Fantcha
7. Coricaboverde – Charles Marcellesi
8. Pampario – Boy Ge Mendes
9. Amanece El Nuevo Ano – Septeto Habanero
10. El Campesino Prodigio – Leyas Lopez
11. El Cazador De Brujas Solitarias – Sally Nyolo
12. Solidarity – Meiway

관련 사이트
레이블 ‘Lusafrica’ 홈페이지(영어)
http://www.lusafrica.com/index.asp
레이블 ‘Lusafrica’ 홈페이지(프랑스어)
http://fr.chanson.netbeat.com/labels/lusafrica_11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