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ean Colour Scene – Mechanical Wonder – Island, 2001 어디로 가야하나? 어쿠스틱 소울의 따스함 뿐 1990년대 초반, 영국 음악계에 일기 시작한 복고 바람 중 모드(Mod)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후(The Who), 킹크스(The Kinks), 비틀즈(The Beatles)가 차용한 모드(문화)는 1960년대를 풍미했고, 1970년대 후반 펑크 물결에서 잼(The Jam)으로 대표되는 모드 리바이벌로 다시 부활하였으며, 1990년대 들어 진(Gene), 캐스트(Cast), 오아시스(Oasis), 블러(Blur) 등 일군의 밴드들에 의해 재차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정도로 영국 록 음악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1990년대에 모드와 연관지어진 밴드들 중에 오션 컬러 씬(Ocean Colour Scene)을 빼놓을 수 없다. 비슷한 밴드 무리 중에서도 오션 컬러 씬만 갖는 차별성은 연주와 녹음방식에 있어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을 설명할 때 (오아시스를 얘기할 때 비틀즈를 빼놓을 수 없듯이) ‘모드 리바이벌의 아이콘’인 폴 웰러(Paul Weller)에 대한 애착과 존경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리더 스티브 크래덕(Steve Cradock, guitar)은 [Wild Wood](1994)이후 폴 웰러의 모든 앨범에 참여하였다). 다시 말해 이들은 단순히 복고의 회귀적 이미지에만 머물지 않고 전통적인 음악적 양식을 충실히 계승, 발전시키려 했는데, 이 점은 이들의 음악을 지지하고 홍보해주었던 폴 웰러와 노엘 갤러거에게 인정받은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주의의 고집이 한 편으론 트렌드와 영합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도 상업적 성공을 누리고 개성적인 음악 영역을 구축하게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론 (이들의 디스코그래피에서도 알 수 있듯) 시간이 흐를수록 다소 ‘보수적인’ 음악으로 변하게 한 원인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션 컬러 씬은 1989년 스티브 크래덕을 중심으로 사이먼 파울러(Simon Fowler, vocal), 데이먼 민첼라(Damon Minchella, bass), 오스카 해리슨(Oscar Harrison, drum)의 4인조 라인업으로 결성되었다. 이들은 7년간이나 여러 레이블들을 전전하며 고생을 했지만(1993년에 내놓은 데뷔 앨범은 이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발매된 것으로, ‘우여곡절’ 가운데 한 사례일 뿐이다), 마침내 2집 [Moseley Shoals](1996)와 3집 [Marchin’ Already](1997)에서 명쾌하고도 심플한 셔플 리듬을 바탕으로 소울풀하고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오랫동안 삭혀두었던 음악적 역량을 아낌없이 표출했고 상업적 성공도 맛보았다. 4집 [One From The Modern](1999)에서는 잘 다듬어진 정원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적인 사운드로 다소 변화를 보였다. 오션 컬러 씬의 신작 [Mechanical Wonder]는 이전보다 더욱 짙어진 블루 아이드 소울(Blue-Eyed Soul)적인 감성이 여러 다양한 어쿠스틱 악기(피아노, 바이올린, 퍼커션)로 표현되고 있다. 오히려 4집보다 더욱 서정적이고 팝적인 평이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마치 이전의 촌스럽지만 감각적인 옷차림에서 여성적이고 단정한 캐주얼 복장으로 갈아입은 듯한 느낌을 준다. 첫 곡 “Up From The Down Side”에서부터 생기발랄한 리듬과 자신감 넘치는 멜로디 라인을 읽을 수 있다. 블루지한 기타가 흥겨운 셔플 리듬과 결합되어 깔끔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Give Me A Letter”). 그 외 대부분은 몽환적인 선율을 어쿠스틱 기타와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고급스럽게 포장하거나(“You Are Amazing” “The Biggest Thing”) 과거를 회상하는 추억의 감성에 젖는다(“Sail On My Boat” “Something For Me”). 비유하자면, 눈에 띄는 강렬한 꽃망울을 가진 가지들은 모두 쳐버려 밋밋하지만, 가지치는 솜씨가 뛰어나 선뜻 그 정돈된 아름다운을 져버리기 쉽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메마른 서정성에 치우쳐 있는 점과 마치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듯 경직된 느낌을 주는 점은 그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듯하다. 이 음반에 대해 소리 높여 할 수 있는 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대부분의 영미권 밴드들이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변화의 조짐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션 컬러 씬은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숨을 돌리고 있는 듯하다. 이런 모습은 애초부터 ‘상업적인 영광’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항상 작고 소박한 것에 그 의미를 두려 했던 이들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 뿐이다. 20010428 | 정건진 chelsea2@nownuri.net 6/10 수록곡 1. Up On The Downside 2. In My Field 3. Sail On My Boat 4. Biggest Thing 5. We Made It More 6. Give Me A Letter 7. Mechanical Wonder 8. You Are Amazing 9. If I Gave You My Heart 10. Can’t Get Back To The Baseline 11. Something For Me 관련 사이트 Ocean Colour Scene 공식 사이트 http://www.oceancolourscene.com http://www.redhorn.demon.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