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nshot – Patriot Games – Vinyl Solution, 1993 영국식 하드코어 랩이 융단 폭격을 퍼붓는다 Blak Twang, Roots Manuva, Braintax가 영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아마 Gunshot의 음악들을 제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들은 첫 번째 정규앨범인 [Patriot Games]를 통해 단번에 UK 힙합의 자존심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힙합 세계에 등록하였다. 이 앨범의 발매 이전에 “Battle Creek Brawl”, “Crime From Present Danger”, “Crime Story” 등의 일련의 싱글들로 이미 예고가 되긴 했지만, 런던의 이스트 엔드 출신의 트리오 Gunshot의 데뷔 앨범은 가공할 영국식 하드코어 랩의 진수를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래퍼들이란 평가를 받는 Mercury와 Alkaline의 배타적이고 비타협적인 가사에 바탕한 무차별적 라임과 White Child Rix의 휘몰아치는 비트와 스크래칭(때론 Napalm Death와 같은 데쓰 메탈의 기타 샘플들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은,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이에게 거의 숨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 “25 Gun Salute”, “Reign Of Terror”, “World War 3”, “Day Of The Jackals”, “Bombing In 5 Minutes”, “Mind Of Razor”, “Bullets Entering Chest”와 같은 트랙들은 가히 메가톤 급의 위력이다. 때론 흑인 공동체 진영으로부터 그들의 공격적인 가사가 직접적으로 영국 지배계급의 자유주의적 감성을 치고 나가지는 못한다는 비판을 받긴 하지만, 최소한 이 음반은 대서양 건너 Public Enemy의 ‘사운드 테러’를 영국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보다 플로우의 스피드를 줄이고 가사와 전체적인 앨범의 컨셉에 비중을 맞춘 2집, [Twilight’s Last Gleaming](1997) 이후 공식적인 앨범 발매가 이루어지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힙합 팬들은 [Patriot Games]에서 보여준 그들의 혁신적인 사운드를 잊지 못한다. 사실 AMG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Gunshot을 솔로 남자 MC로 기술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에서의 영국 힙합에 관한 정보는 지극히 빈약하데, 덕분에 이 앨범은 미국에서는 단지 수입 음반으로만 구입이 가능했었고 그나마도 작년 이후부터는 바닥이 났다. 안타깝게도 이 앨범은 현재 미국은커녕 영국이나 다른 유럽의 나라들, 캐나다에서도 거의 구하기가 쉽지 않다(필자는 1년 전쯤에 어렵사리 독일의 한 도매상으로부터 새 음반으로 한 장을 구했다). 20010417 | 양재영 cocto@hotmail.com 9/10 수록곡 1. Manhunt 2. 25 Gun Salute 3. Gunshots History 4. Reign Of Terror 5. World War 3 6. Radio? 7. Day Of The Jackals 8. Underworld Crime Soldiers 9. Bombing In 5 Minutes 10. Patriot Games 11. Mind Of A Razor 12. The Cholo 13. Year 2000 14. Bullets Entering Chest 15. Game Over! 관련 글 잃어버린 힙합 명반 찾기 – vol.3/no.9 [20010501] 브리티쉬 힙합은 존재하는가? – vol.2/no.13 [200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