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30074308-GoatsGoats – Tricks Of The Shade – Ruffhouse, 1992

 

 

시기를 잘못 만난 탄탄하고 생생하고 역동적인 사운드

발매 당시 이 음반은 각종 힙합 관련 매체로부터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데뷔 앨범에서 Oatie Kato, Madd, Swayzack의 트리오는 음악적 방법론으로 훵크록과 랩의 리듬을 병치하는, Beastie Boys나 House Of Pain 식의 절충주의를 취하고 있는데, 덕분에 이미 이런 종류의 사운드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 흑인 힙합 씬으로부터 이 앨범이 환영을 받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았는가 싶다. 하지만 음반의 트랙들을 찬찬히 훑어보면 이 속에는 De La Soul이나 ATCQ(A Tribe Called Quest)의 아우라 또한 숨어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샘플 혹은 DAT 테입에 의존하기보다는 라이브 연주 스타일의 생생함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적재적소에 재치있는 샘플들을 배치하긴 하지만, 헤비한 기타, 둔중한 베이스, 힘있는 드럼이 조화를 이루는 연주와 스크래칭, 소리질러 외치는 랩의 혼연일체가 단연 이 앨범의 장점이다. 한편으로 총 25개의 트랙들은 일종의 컨셉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유머로 충만하면서도 지극히 정치적이다. ‘Chickenlittle’과 ‘Hangerhead’라는 Goats의 내면에 숨어있는 자아들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하나의 테마파크로 돌아다닌다. 덕분에 그들은 다양한 이슈들을 별 거리낌없이 건드려본다. 장난끼 가득한 스킷(skit)들은 정규 트랙들의 날카로운 메시지를 물흐르듯 연결한다. “(I’m Not Your) Typical American”은 이들의 사운드와 태도를 규정하기에 충분한 트랙이다. 덕분에 Alternative Press 같은 매체들은 이 앨범을 ‘다이나믹한 선율과 강직한 분노가 폭발하는 사운드’라고 호평하기도 했었다.

Goats는 소니를 통해 발표한 2집, [No Goats, No Glory](1994) 이후 사실상 활동을 접었다. 랩 음악이 형식적인 면에서 극단적으로 분기되면서 설자리를 잃은 그들과 함께 그들의 앨범들 또한 이제 더 이상 음반 시장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데뷔 앨범은 1990년대 초반에 나온 힙합 클래식 중의 하나로 뒤늦게 평가를 받으며, 힙합 매니아들이 찾아 헤매는 음반이 되었다(작년 말에 필자는 운좋게도 이베이를 통해 일반 씨디 한 장 가격에 25개의 트랙이 담긴 정규 음반과 그들의 친필사인이 들어있는 프로모션용 13곡 짜리 앨범을 세트로 구입하였다). 20010417 | 양재영 cocto@hotmail.com

8/10

수록곡
1. We Got Freaks
2. Typical American
3. Hangerhead Is Born
4. Whatcha Got Is Whatcha Gettin’
5. Columbus’ Boat Ride
6. RU Down Wit Da Goats
7. Cumin’ In Ya Ear
8. Noriega’s Coke Stand
9. Got Kinda Hi
10. Unodostresquattro
11. Georgie Bush Kids
12. Wrong Pot 2 Piss In
13. Hip-Hopola
14. Leonard Peltier In A Cage
15. Do The Digs Dug?
16. Carnival Cops
17. TV Cops
18. Tattooed Lady
19. Tricks Of The Shade
20. Not Not Bad
21. Rovie Wade, The Sword Swallower
22. Aaah D Yaaa
23. Drive-By Bumper Cars
24. Burn The Flag
25. Uncle Scam’s Shooting Gallery

관련 글
잃어버린 힙합 명반 찾기 – vol.3/no.9 [200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