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 Fusion – Live From The Styleetron – Hollywood, 1991 DU의 머니 B가 강력한 레게 리듬으로 거듭나다 Digital Underground의 핵심 멤버, Money-B가 DJ Fuse와 함께 Raw Fusion이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이 데뷔 앨범이 단지 또다른 Digital Underground 사운드의 재생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Raw Fusion은 George Clinton 류의 P-Funk 사운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재즈, 록, 특히 레게의 요소들을 강력하게 차용함으로써, Digital Underground와 분명한 거리를 두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음악적으로 한 단계 더 진보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었다. “Rockin’ To The PM”을 비롯한 몇몇 트랙에서는 ATCQ, Jungle Brothers, De La Soul 적인 재즈-랩의 영향력도 눈에 띄고 또 간헐적으로 록 비트도 찾아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대부분의 트랙에서 드러나는 강력한 레게 리듬이 이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을 좌우한다. 심지어 드럼앤베이스를 예고하는 듯한 빠르게 몰아붙이는 비트도 도처에 있다. 한편으로 Digital Underground 동료들의 도움도 무시할 수 없는데, Shock G, Shmoovy Shomoov 뿐 아니라 솔로 데뷔 직전에 있던 2Pac의 래핑도 들을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재능은 Raw Fusion이라는 ‘독자적인’ 랩 액트의 지휘 하에 이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에 조화롭게 녹아들지, 결코 튀지 않는다. “Nappy Headed Ninja”이나 “Ah Nah Go Drip”와 같은 곡에서는 Money-B 특유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데, 물론 사회에 대한 진지함 또한 포기하지 않는다. 가령 “Wild Francis” 같은 곡에서는 경찰관으로부터 죽음을 당하는 한 맑시스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루기도 한다. Digital Underground가 간헐적인 앨범 발매로 인해 점차 힙합 팬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동안, Raw Fusion도 두 번째 앨범인 [Hoochiefied Funk](1994)를 발매한 이후 사실상 활동을 접으며 소리소문 없이 웨스트코스트 힙합 씬에서 사라졌다. 활동 당시 힙합 팬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Raw Fusion이 1990년대 후반 이후 특히 이 데뷔 앨범과 함께 뒤늦게 재평가를 받게 된 것은 물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극소수의 중고 음반상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금 현재 이 음반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20010417 | 양재영 cocto@hotmail.com 8/10 수록곡 1. Live From The Styleetron 2. Hip Hop/Stylee expression 3. Don’t Test 4. Do My Thang 5. Ah Nah Go Drip 6. Nappy Headed Ninja 7. Kill Mi Dead 8. Rockin’ To The P.M. 9. Hang Time 10. Traffic Jam 11. Funkintoyoear 12. Wild Francis 13. Throw Your Hands In The Air 관련 글 잃어버린 힙합 명반 찾기 – vol.3/no.9 [20010501] 힙합, 테크놀로지 그리고 네그리튜드 (3) 웨스트코스트 힙합 – vol.2/no.4 [200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