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쿡(Thomas Cook) – Timetable – 문라이즈/드림 비트, 2001 새 봄을 알리는 노래 소리 지난해 문라이즈 레이블은 스위트피(Sweetpea)의 음반을 내놓으면서 정체된 한국 인디 씬에 조용한 파장을 남긴 바 있다. 토마스 쿡(Thomas Cook)은 그 음반에 보너스 CD로 담긴 문라이즈 레이블의 컴필레이션에 한 곡을 선보인 바 있었는데, 이번에 데뷔 음반 [Timetable]을 내놓았다. 이 음반은 문라이즈의 두 번째 작품인 셈이다. 토마스 쿡은 모던 록 밴드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의 프론트 맨 정순용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마이 앤트 메리가 ‘just pop’을 음악적 모토로 내세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토마스 쿡의 이번 솔로 음반 역시 실험적인 사운드나 심각한 메시지 대신에 듣기 편한 멜로디의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전체적으로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하는 [Timetable]은 여러 가지 다른 모습을 담고 있다.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첫 곡 “다시 비가 내리네”는 마이 앤트 메리 시절 들을 수 없었던 슬로우 템포의 곡이다. 아우트로에 나오는 트레몰로 기타 소리가 매력적인 “동물원”, 그리고 “파도타기” 등에서 토마스 쿡은 서정적이고 편안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또 지난 컴필레이션에 수록되었던 “내 모습”은 좀더 업그레이드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위트피가 보컬과 코러스로 참여한 “새로운 아침”은 이 음반에서 가장 두드러진 곡이자 그의 음악 스타일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신선하고 상쾌한 새 봄과 같은 노래이다. 정순용은 마이 앤트 메리 때부터 연주곡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던 것처럼 이 음반에도 두 곡의 연주곡을 담았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으로 밴드 편성의 사운드에 뒤지지 않을 만큼 박진감 있는 연주를 들려주는 마지막 트랙 “홍대로 가는 택시”는 연주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은 구성을 보여준다. 정순용은 오래 전부터 솔로 음반을 준비했다고 밝혔는데, 그 말처럼 이 음반에 담긴 곡들 하나하나마다 정성이 묻어 나온다. 그는 작사, 작곡, 연주뿐만 아니라 프로듀싱과 녹음, 믹싱, 사진까지 혼자 힘으로 해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살짝 살짝 들리는 잡음 소리마저도 귀에 거슬린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그가 이 음반 작업을 통해 얻은 경험과 결과물이 다음 솔로작과 마이 앤트 메리의 2집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반가운 소식 하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을 발표한 루시드 폴(Lucid Fall)과 토마스 쿡이 오는 3월 3, 4일 조인트 공연을 한다고 한다. 여기서 한국 인디 음악의 새로운 기운을 느껴 보는 건 어떠한지? [P.S.] 이 음반에도 문라이즈의 컴필레이션이 보너스 CD로 담겨 있는데, 이런 형식이 어느새 문라이즈 레이블의 특징이 되어 가는 듯하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훨씬 더 ‘버전 업’된 느낌이다. 지난 앨범에도 참여한 뮤지션(이한철, 이다오, Especially When)은 더욱 깊어진 사운드로 정규앨범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고, 새로 참여한 뮤지션들 역시 자신들만의 감성을 자랑한다. 특히 연진의 “Picky Girl”은 예쁜 트위 팝(twee pop)으로 영국, 미국의 ‘언니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20010227 | 구세준 magneticfields@hanmail.net 7/10 수록곡 1. 다시 비가 내리네 2. 파도타기 3. 새로운 아침 4. 내 모습 5. 내려오는 길 6. 동물원 7. 목동의 노래 8. 홍대로 가는 택시 보너스 CD 1. 강릉에서 – Sweetpea 2. Picky Girl – 연진 3. 편지 – 전자양 4. Sleeves – Especially When 5. 슬픈 화성인 – 이다오 6.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 이한철 7. Prayer – Where The Story Ends 8. Maze dream – Ocean Landscape Hill 관련 글 스위트피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들] 리뷰 – vol.2/no.18 [20000916] 마이 앤트 메리 [My Aunt Mary] 리뷰 – vol.2/no.2 [20000116] 인디의 변방의 목소리, 서정주의를 찾아서 – vol.2/no.22 [20001116] 아마추어 밴드에서 프로페셔널 밴드로: 마이 앤트 메리 인터뷰 – vol.2/no.4 [20000216] 관련 사이트 문라이즈 레이블 사이트 http://www.moonrise.co.kr 마이 앤트 메리 팬 사이트 http://www.myauntmary.w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