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31042230-marisaMarisa Monte – Mais – World Pacific, 1991 (국내 발매는 도레미, 2000)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팝의 국제주의 음반

마리자 몽찌는 마치 이웃집에 사는 대학생 누나(혹은 언니) 같다. 악보와 악기를 끼고 다녀서 ‘음악도구나’라고 넘겨짚다가 어느날 창문 밖으로 피아노나 기타 소리와 함께 넋을 잃고 듣게 되는 목소리의 주인공 같은 존재 말이다. 감각적이지만 천박하거나 야하지 않고 그렇다고 얌전하고 ‘스탠다드(=고리타분)’한 것도 아니다. 몽찌의 두 번째 앨범이자 출세작으로 알려진 이 앨범은 이런 평에 잘 들어맞는다. 덧붙여 브라질계 미국인이자 아방가르드 펑크 뮤지션인 아르뚜 린지(Arto Lindsay)의 프로듀싱이라는 ‘국제적 신뢰도’도 확보하고서…

처음을 장식하는 “Beija Eu”는 상큼하기 그지없는 발라드로 브라질에 살지 않더라도 ‘히트곡’이었음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트랙인 “Ainda Lembro”는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혹은 조규찬과 박선주)를 연상시키는 ‘사랑의 듀엣곡’이다(남자 가수는 에드 모타(Ed Motta)). 그렇지만 ‘라틴’이나 ‘브라질’의 색채가 완연한 곡은 두 곡 사이에 있는 트랙 “Volte Para O Seu Lar”이다. 퍼커션의 잔 리듬, 툭툭 끊어지면서도 훵키한 베이스 라인, 목소리와 경쟁하듯 삽입된 관악기, 중반부 이후 등장하는 노이지한 기타가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곡이다. 아르나으두 앙뚜네스(Arnaldo Antunes)가 만든 이 곡은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적’이라는 어불성설도 때로는 말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는 아르뚜 린지(Arto Lindsay), 톰 제(Tom Ze)와 더불어 ‘브라질 아방가르드’라고 부를 만한 인물이다).

그 외에도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하여 뉴 에이지 무드를 만들어 놓은 “Rosa”, 이와는 반대로 토속적 느낌을 던지는 전주에 이어 보사 노바 스타일의 기타 위에 얹히는 “Borboleta”, 남자의 목소리와 ‘주고받기(call and response)’ 형식으로 전개되는 ‘레게풍 삼바(?)’인 “Ensaboa” 등이 흥미진진하게 포석되어 있다. 다소 ‘미국적’으로 느껴지는 훵키한 넘버도 있는데 “Eu Sei”는 히트 싱글로 적절해 보이고, 까에따누 벨로주의 고전인 “De Noite Na Cama”도 훵키하게 재해석되어 있다.

한마디로 자국의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누림과 동시에 국제적 ‘평단’에서도 주목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모범답안을 제출한 음반으로 평할 수 있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해괴한 주장이 아니라 대중음악의 ‘국제주의’에 걸맞는 음반이라는 뜻이다. 물론 브라질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20010115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수록곡
1. Beija Eu
2. Volte Para O Seu Lar
3. Ainda Lembro
4. De Note Nacama
5. Rosa
6. Borboleta
7. Ensaboa
8. Eu Nao Sou da Sua Rua
9. Diariamente
10. Eu Sei
11. Tudo Pela Metade
12. Musta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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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마리자 몽찌의 공식 홈페이지로 라이브 동영상 등 다채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http://www.uol.com.br/marisamo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