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초 이글스의 앨범 [Their Greatest Hits 1971-1975](1976)가 27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여 마이클 잭슨의 [Thriller](1982)를 제치고 역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의 자리에 올랐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앤싱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백스트리트 보이스를 거느리고 있는 음반사 자이브(Jive)는 2000년 한해 동안 무려 40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팔아치웠다고 한다. 또한 비틀스는 밴드가 해산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편집음반 [1]의 인기에 힘입어 모두 18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2000년 최다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아티스트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음반 판매량과 관련된 소식은 모두 미국 음반산업 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RIAA)의 공식 발표를 따른 것이다. 물론 인터넷상으로도 이런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RIAA의 사이트에(http://www.riaa.com) 접속하면 초기 화면에 올라온 뉴스를 통해 이러한 정보들을 신속하게 접할 수 있다. 혹은 왼쪽의 메뉴 ‘Gold & Platinum’ 중 ‘Gold and Platinum Database Search’로 들어가 보자. 여기서 자신이 원하는 아티스트의 앨범, 가령 산타나의 [Supernatural]을 입력하면 1999년 7월 15일 처음 골드를 기록하여 2000년 7월 11일 1300만장을 돌파했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미국에서 팔리는 음반의 판매량은 이런 식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검색은 개별 음반 중심으로만 가능하지만,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아티스트나 음반의 리스트는 확인할 수 있다. ‘Gold & Platinum’의 ‘Bestsellers’에서 ‘Top Artists’ 항목을 클릭하면 1억장을 넘은 비틀스와 레드 제플린, 가스 브룩스를 비롯하여 2000만장 이상의 밀리언셀러 아티스트 명단을 볼 수 있으며, ‘Top 100 Albums’에는 판매고 순으로 100장의 앨범을 올려놓았다. 또한 ‘Artist Tallies’에서는 주요 아티스트들의 음반 판매 기록을 정리해 놓았으며, ‘Monthly Awards’, ‘Yearend Listing’에서는 월·년 단위로 골드/플래티넘 자료들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렇다면 이런 집계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며, 언제부터 집계된 것일까? ‘Gold & Platinum’의 ‘Certification’에서 집계 과정과 기준을, 그리고 ‘History’에서 그 역사를 볼 수 있다. 잠시 소개하면, 1958년 3월에 1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싱글과 앨범을 ‘골드 레코드’라 칭하며 시상한 이래 1975년 앨범은 50만장 판매가 골드 레코드를 위한 자격으로 개정되었고, 이듬해인 1976년 증가하는 레코드 산업의 규모와 더불어 ‘플래티넘 레코드’가 도입되어 앨범은 100만장, 싱글은 200만장 판매가 그 자격으로 확립되었다. 1984년 12월에는 ‘멀티 플래티넘 레코드’가 도입되었으며, 1989년에는 싱글 시장의 축소로 인해 앨범과 마찬가지로 싱글도 50만장 판매가 골드 레코드의 자격으로 개정되었다. 그리고 1999년 3월에는 1000만장 판매된 앨범을 ‘다이아몬드 레코드’라 부르며 시상하기 시작했다. 주목할 것은 2000년 1월에 신설된 ‘Los Premios Awards’ 부문이다. 내용물의 반 이상이 스페인어로 된 음반을 대상으로 하는데, RIAA에서 특정 장르를 대상으로 한 시상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한다. 같은 해에 라틴 그래미 시상식이 신설되었음을 생각해보면 미국 시장에서 라틴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RIAA는 무엇보다 음악을 만든 창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단체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RIAA는 작년 한해 동안 MP3 파일을 둘러싸고 냅스터 및 MP3.com과 법정 공방을 벌였던 바로 그곳이다. 그래서 사이트에는 저작권 보호를 주장하는 글들이 유난히 많다(‘Copyright Basics’와 ‘Anti-Piracy’ 참고). 특히 ‘Current Issues’의 Napster와 Mp3.com을 보면 관련 뉴스 및 아티클을 모아두었고 다운로드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1985년, National Parent Teacher Association과 Parents Music Resource Center와 함께 노골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음반에 ‘Parental Advisory’라는 딱지를 붙이도록 권고한 단체답게 음반 검열에 대한 글들도 상세히 올려놓았다(‘Parent’s Page’ 참고). 비판적이고 균형적인 시각만 유지한다면 유용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특히 ‘Audio Technologies’에서 레코딩 및 미디어와 관련된 역사와, ‘Market Data’에서 음반 시장에 대한 방대한 자료들은 관심이 있다면 꼭 들러보기 바란다. RIAA가 ‘미국내의’ 음반 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 그 밖의 지역의 경우 영국 음반산업 협회(British Phonographic Industry, BPI)나 국제 음반산업 연맹(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 IFPI)의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BPI의 사이트에서는(http://www.bpi.co.uk) 먼저 상단의 메뉴 중 ‘Charts’를 클릭한 뒤 선택바를 통해 ‘Platinum Awards Search’로 들어간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아티스트와 음반 이름을 입력하여 판매량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영국은 음반 판매량에 따라 실버, 골드, 플래티넘 레코드로 구별되는데, 미국과 달리 싱글의 경우 각각 25만장, 50만장, 100만장, 앨범의 경우 6만장, 10만장, 30만장이 수상 기준이 된다(따라서 트래비스의 [The Man Who]는 8번째 플래티넘을 기록중이므로 240만장 이상 팔린 셈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솔로 뮤지션의 경우 ‘성, 이름’의 순으로 입력해야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예를 들자면 ‘Richard Ashcroft’가 아니라 ‘Ashcroft Richard’로 입력해야 한다. 또한 ‘Statistics’에서는 1973년 이래 영국 음반 시장의 전반적인 통계를 올려놓았고, 1999년에 한해서만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앨범, 컴필레이션 앨범 리스트를 볼 수 있게 했다. 물론 여기에서도 RIAA처럼 저작권에 관한 글들을 ‘Piracy’에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부틀렉(주: 뮤지션이나 작곡가, 음반사의 허락 없이 유통되는 음반으로 주로 라이브 공연이나 방송을 녹음한 경우가 많다)이 많은 아티스트의 리스트를 볼 수 있다는 것인데, ‘Piracy’의 하위 메뉴 중 ‘Top 50 Bootlegged Artists’로 가면 레드 제플린(1위)부터 레드 핫 칠리 페퍼스(50위)에 이르는 리스트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BPI 사이트에서 가장 흥미가 가는 곳은 브릿 어워드(BRIT Awards)에 관한 자료를 모아 둔 ‘Brits’라는 항목일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브릿 어워드는 BPI의 주관 하에 개최되는, 영국에서 대중음악과 관련하여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여기에 들어가면 수상자 선정 방식과 1992년 이후 수상자 명단을 볼 수 있다. 물론 좀더 자세한 정보는 브릿 어워드 공식사이트에서 (http://www.brits.co.uk) 얻을 수 있다. 시상식의 역사와 수상자 명단은 물론 풍성한 사진과 아티스트 정보가 올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IFPI의 사이트(http://www.ifpi.org)에 들어가 보자. 여기서는 개별 아티스트나 앨범에 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부실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신 ‘Platinum Awards’를 클릭하면 1996년 이후 매년 유럽에서의 앨범 판매량 집계를 볼 수 있다. 저작권을 옹호하는 글들은 여전히 많다. 유용한 정보라면 오른쪽의 메뉴 ‘News & Information’ 중 ‘Market Info’ 정도인데, 1999년 세계 음반 시장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를 올려놓고 있다. 또한 ‘About IFPI’ 중 ‘The Industry’로 가면 ‘History of Recorded Music’이란 제목의 글이 있어서 1857년 이래 음반과 관련된 주요 사건들을 연대기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럼 한국은? 한국에도 한국 음반산업 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Korea, RIAK)라는 단체가 있어서 매달 15일 음반 판매량을 집계, 발표하고 있다. RIAK의 사이트(http://www.riak.or.kr)에 접속하여 하단 메뉴 중 ‘음반판매량 집계’로 들어가면, 매달 가요와 팝 부문의 판매량을 1위부터 50위까지 올려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는 1999년 이후 자료만 볼 수 있으며 아티스트별, 음반별 검색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아래로 내려가면 “일부 회원사에서 집계자료 제출을 거부하여서 포함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이상한’ 공지를 보게 된다. 이는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에 한해서만 판매량 집계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고, 더 중요한 것은 협회 자체의 집계 방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회원사의 자료를 아무런 검토 없이 수용하고 있다는 의미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음악 산업과 관련하여 가장 기초적인 자료라 할 수 있는 음반 판매량 집계의 투명성에 관한 논란은 여기서도 증명이 된다. 20010112 | 장호연 ravel52@nownuri.net 관련 사이트 미국 음반산업 협회 사이트 http://www.riaa.com 영국 음반산업 협회 사이트 http://www.bpi.co.uk 국제 음반산업 연맹 사이트 http://www.ifpi.org 한국 음반산업 협회 사이트 http://www.ria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