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15064912-MarisaMarisa Monte – Memories, Chronicles and Declarations of Love – Blue Note, 2000 (국내 음반은 도레미, 2000)

 

 

팝, 재즈, 보사 노바의 멋들어진 절충과 결산

브라질 출신의 국제적 디바 마리자 몽찌의 최근작이다. 이번 앨범은 브라질의 음악 어법에 비교적 충실했던 전작과 비교한다면 팝이나 록의 어법에 기운 편이다. 첫 곡 “Amor I Love You”는 제목과 동일한 가사에서 훅(hook)이 분명한 팝송이고, 또 하나의 사랑스러운 곡 “Perdao Voce”는 성악을 공부한 성과를 느끼게 해주는 고음의 배킹 보컬이 인상적이다. 한편 “Nao Va Embora”, “Nao e Facil”, “Tema de Amor”는 ‘까마귀 언니 셰릴’을 연상시킬 정도로 그루브있는 (한국 사투리로) ‘얼터 록’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공연 장면에서 소매없는 옷을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더욱 더. 그렇지만 독특한 발성법과 프레이징만으로도 이 노래들이 ‘브라질 아티스트의 음반’임을 알아차리기는 어렵지 않다(이것도 ‘편견’이겠지만 포르투갈어 발음은 노래 가사가 되면 참 예쁘다).

물론 앨범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브라질의 색채가 완연해지는 곡들이 등장한다. 피아노의 나른한 반주가 이끌어 가는 “Abololo” 같은 곡은 유럽의 음계도 아프리카의 음계도 아닌 묘한 느낌을 주는데, 한 정보를 보니 브라질 북동부의 민속음악의 전형적인 선법(mode)라고 한다(‘공부’한 사람은 그걸 리디안 선법이라고 할 것이다). 신곡과 더불어 전통 민요(포크송)와 대중 음악의 고전을 적절히 삽입하는 전략은 이번에도 여전해서 빠울리뉴 다 비올라(Paulinho da Viola)의 삼바의 고전인 “Para Ver as meninas”가 수록되어 있다. 까바뀌뉴(cavaquinho)의 애잔한 소리와 벅벅 문질러대는 퀴카(cuica) 드럼을 더해 세련되게 편곡되어 있다. 브라질 후배 음악인들에게는 영원한 전설인 까에따누 벨로주(Caetano Veloso)의 작품인 “Sou Seu Sabia”와 조르헤 벤(Jorge Ben)의 작품인 “Cinco Minutos”도 재해석되어 있다. 가장 보사노바다운 곡을 원한다면 짧은 길이지만 “Gotas de Luar”의 무드에 젖어들 수 있다.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기보다는 이제까지의 음악 경력을 차분히 결산하는 앨범에 가깝다. 앨범 타이틀처럼 말이다. 평면적으로 비교한다면 1994년 앨범이자 출세작인 [Mais]에 더 높은 점수를 주어야겠지만 이 앨범이 보다 ‘원숙하다’는 점을 쉽게 무시할 수도 없다.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생래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브라질 음반이라고는 [Getz/Gilberto]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이 앨범을 듣고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라디오나 카페에서 “Gotas de Luar”나 “Sou Seu Sabia”를 우연히 듣게 된다면 인터넷 음악 사이트 게시판에다가 “이 곡 뭐에요”라고 질문할지도 모른다. 20010115 | 신현준 homey@orgio.net

7/10

수록곡
1. Amor I Love You
2. Nao Va Embora
3. O Que Me Importa
4. Nao e Facil
5. Perdao Voce
6. Tema de Amor
7. Abololo
8. Para Ver as Meninas
9. Cinco Minutos
10. Gentileza
11. Agua Tambem e Mar
12. Gotas de Luar
13. Sou Seu Sabia

관련 사이트
마리자 몽찌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uol.com.br/marisamonte
라이브 동영상 등 다채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