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onna – Ray of Light – Warner, 1998 전자 음향에 실린 마돈나의 변신 마돈나가 1983년 데뷔하여 “Holiday”, “Like a Virgin” 등을 히트시켰을 때만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반짝 성공을 거두었다가 이내 사라져버리는 디스코 여가수 정도로 생각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새 앨범을 발표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1998년 마돈나의 새 앨범 [Ray of Light]를 들어보면 섹시한 댄스 가수로서 그녀가 발표했던 1980년대의 그저 흥겨운 댄스 음악과 별로 공통점이 없다는 점을 알고 놀라게 된다. 하긴 그녀도 내년이면 마흔이다. 그렇지만 마돈나의 음악적 변신과 이미지의 재창조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녀는 최신 대중 음악의 조류를 하나씩 섭렵하며 음악적 진화를 겪었고, 미국 대중 문화의 과거와 현재 및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를 자기 것으로 전유했다. 그녀는 디스코로 시작하여 하우스 등 최신 댄스 음악으로 갈아입은 후, 1990년대 들어서는 세련된 전자 음악과 발라드로 다시 변신했다. 그녀는 또한 마릴린 먼로의 금발 미녀 이미지에서, 소녀의 순진함을 가진 거리의 창녀 이미지, 그리고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로 변신했다(1994년 앨범 [Bedtime Story]). 그리고 MTV, 게이 문화,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페미니즘 등을 화제로 만들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80년대 미국 대중 문화의 민감한 문제의 중심에는 언제나 마돈나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단지 인기가수가 아니라 유행의 창조자였으며 혁신의 전파자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음악이 전적으로 독창적이고 창조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영국의 테크노 뮤지션 겸 프로듀서인 윌리엄 오빗(William Orbit)을 영입해 만든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Ray of Light”는 테크노이되 프로디지(The Prodigy)의 테크노만큼 강렬하지는 않고, “Frozen”은 신비롭기는 하되 브요크(Bjork)만큼 독창적인 아우라가 풍겨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돈나는 새롭고 낯선 요소들을 가장 상업적으로 친숙한 요소로 바꾸어 놓는다. 그녀의 미덕(혹은 악덕)이다. 그리고 낯선 것과 친숙한 것을 접착시키는 힘은 그녀 목소리의 결이다. 그 목소리의 결 또한 미묘한 변화를 겪었다. 이번에 그 목소리는 그저 흥겨운 댄스 음악에 섞여 나오는 비음의 에로틱한 목소리가 아니다.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 절제된 목소리가 전자 음향의 물결과 긴장을 이루며 밀려갔다 쓸려온다. 그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다. 19980416 | 이정엽 evol21@weppy.com 5/10 수록곡 (* = 추천곡) 1. Drowned World / Substitute For Love 2. Swim 3. Ray Of Light 4. Candy Perfume Girl 5. Skin 6. Nothing Really Matters 7. Sky Fits Heaven 8. Shanti / Ashtangi 9. Frozen 10. Power Of Good-Bye, The 11. To Have And Not To Hold 12. Little Star 13. Mer Girl 관련 글 Madonna [Music] 리뷰 – vol.2/no.19 [200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