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06031158-bepBlack Eyed Peas – Behind the Front – Interscope, 1998

 

 

캘리포니아 소울 바이브

재즈를 기반으로 한 지적인 힙합 사운드, ‘파지티비티’를 담은 계몽적 가사,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덤덤하고 담백한 랩… 윌 아이 앰(Will I Am), 애플 드 앱(Apl de Ap), 터부(Taboo) 세명의 ‘멀티컬처’ 래퍼들(흑인, 인디언, 아시안)로 이루어진 로스 앤젤리스 출신의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BEP)는 어 트라이브 콜드 쿠에스트(ATCQ)를 꼭 빼닮았다.

한편으로는 실제 연주 밴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루츠(Roots), 혹은 애시드 재즈 밴드들을 닮았다. 어쨌든 BEP는 (아무리 언더그라운드 힙합이라는 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웨스트코스트 사운드임을 알아채기 힘들만큼 이스트코스트 쪽의 선배들의 사운드와 친화력을 갖는다. 앨범의 처음을 여는 곡 “Fallin’ Up”을 들어보면, 하나하나 짚어서 읽는 듯한 랩에서도, 훵키하면서도 재지함을 담은 차분한 사운드에서도, 하드코어 래퍼를 씹는 가사에서도 ATCQ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다. 첫싱글로 나온 “Joints & Jam”은 비지스에게서 빌어온 멜로디와 실제 악기의 연주가 한 곡에서 어우러지며 ‘소울 그루브’를 뽐내고 있다.

그렇지만 BEP는 보다 팝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한 곡 내에서도) 보다 다채롭다는 것이 또한 특징이다. BEP는 힙합을 통해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시도하여 자기네 힙합 속으로 쑤셔넣는다. 그 방향은 실험적인 쪽이 아니라 보다 팝적인 쪽이다. “Clap Your Hands”에서 기타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후렴구, “Joints & Jam”에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ATCQ식의 올드스쿨 훵크, BEP식의 R&B를 시도한 “The Way You Make Me Feel”, “Love Won’t Wait”, 레게의 영향을 받은 듯한 “Karma” 등의 곡에 이런 특징들이 골고루 스며들어 있다.

비록 대륙 건너편의 선배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배워왔지만서도 보다 옛날 사운드나 동시대의 사운드를 재기발랄하게 엮어내는 솜씨가 있어, BEP를 단순히 추종자라고 부르기는 힘들 것 같다. 20001003 | 이정엽 evol21@weppy.com

8/10

수록곡
1. Fallin’ Up
2. Clap Your Hands
3. Joints & Jam
4. The Way You Make Me Feel
5. Movement
6. Karma
7. Be Free
8. Say Goodbye
9. Duet
10. Communication
11. What Is It
12. Que Dices?
13. A8
14. Love Won’t Wait
15. Head Bobs
16. Posi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