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026040217-matchboxMatchbox 20 – Mad Season – Atlantic, 2000

 

 

아메리칸 루츠 록의 아이들, 뿌리를 버리고 어디로?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지난 앨범 [Yourself or Someone Like You]와 새 앨범을 번갈아 들으며 문득 떠오른 말이다. 전작이 덜덜거리는 중고 왜건을 타고 미국 남부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기분이라면, [Mad Season]은 리무진을 타고 기세등등하게 미국 전역을 누비는 느낌이랄까.

그들을 음악 산업의 공룡으로 만들어 버린 전작(천만 장 이상을 판 것으로 추정된다)은 올랜도 출신 젊은이들의 ‘진솔한 자기표현’이라는 평을 들었다.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간간이 들렸던 해먼드 오르갠을 제외하면 특별할 것 없는 악기 편성에 롭 토마스(Rob Thomas)의 비음 섞인 목소리가 자신감 넘치게 주절거렸던 이 음반은 미국인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을 주었던 모양이다. 플로리다의 소도시 주변에서만 들을 수 있던 이들의 음악은 주(洲)의 경계를 넘어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고(“3 am”, “Real World”, “Push” 등) 이들은 올랜도(그곳은 유니버설 스튜니오, 디즈니 월드, 시 월드를 빼면 지극히 평범한 소도시일 뿐이다)의 클럽 밴드를 넘어 이른바 ‘(아메리칸) 루츠 록’의 새로운 기대주로 성장하게 되었다. 물론 장르의 특성 때문인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크나큰 반향을 거두지 못했다.

그 뒤 롭 토머스와 매치박스 20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다름 아니라 산타나(Santana)의 멀티 플래티넘 앨범 [Supernatural]에 롭이 작곡, 보컬, 세션을 맡은 것이다. 그래미상을 휩쓴 앨범(및 싱글) 덕에 롭 토마스는 아메리칸 록 스타의 전형적 경력을 ‘졸업’했다. 이런 성공이 가져온 자신감 때문일까. 이번 앨범에는 루츠 록(혹은 컨트리 록)이라는 협소한 범주로는 정의되지 않는 포괄적인 음악이 공존하고 있다. 그 차이는 앨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단순한 악기 편성에서 벗어나 혼(horn), 스트링,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들이 동원되었고, 다양한 이펙트를 사용하여 사운드의 공간감도 확장되었다. 그래서 전작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곡은 “Last Beautiful Girl”과 “If You’re Gone” 두 곡 정도다. 또한 롭의 보컬과 두 대의 기타에 의해 주도되던 소박한 사운드는 사라지고, 다양한 리듬(예를 들어 “Mad Season”과 “The Burn”의 흥겨운 그루브라든가 “Angry”, “Bent”, “Stop”에서의 업템포의 꽉찬 느낌의 리듬)과 서정적인 대곡 지향의 작곡(“You Won’t Be Mine”과 “Bed Of Lies”)이 보인다. “Black & White People”과 “Crutch” 같은 곡은 블루스 맨들과 협연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한 혼 섹션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매치박스 20은 ‘루츠 록’이라는 협소한 장르를 벗어나 여러 음악적 소스들을 흡수하여 비상을 꿈꾸려는 것 같다. 이런 변화가 있으면 통상 ‘밴드의 성장’이라고 표현하던가. 그러나 “Smooth”의 성공에서 알 수 있듯이 롭 토머스의 재능은 ‘팝’과도 친화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그가 록이라는 범주를 버리고 언제든지 주류 팝 씬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 한가지 떠오르는 염려는, 물론 지금까지 밴드의 중심 축은 롭 토머스였지만, 이번 앨범은 그에게 너무도 많은 무게가 실려 밴드라기보다는 그의 백밴드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럴 땐 과거의 경험이 떠오른다. 20여 년 전 평단의 호평과 엄청난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서도 ‘밴드’로부터 ‘돈 헨리와 그의 친구들’이 되어 버린 아메리칸 록의 상징 말이다. 20000929 | 조성민 rockjunkie@hanmail.net

6/10

수록곡
1. Angry
2. Black & White People
3. Crutch
4. Last Beautiful Girl
5. If You’re Gone
6. Mad Season
7. Rest Stop
8. The Burn
9. Bent
10. Bed Of Lies
11. Leave
12. Stop
13. You Won’t Be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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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na [Supernatural] 리뷰 – vol.1/no.3 [19990916]

관련 사이트
매치박스 20의 공식 사이트
http://www.matchboxtwen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