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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어스 아티스트 – The Green Night – 강아지문화예술, 1999

 

 

1999년 인디 씬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싱글 음반 발매와 컴필레이션 앨범의 활발한 제작을 들 수 있다. 직경 8cm의 일본식 싱글 음반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형식이다. 반면, 컴필레이션 앨범은 초창기부터 인디 씬의 홍보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한 음반 포맷인데, 그도 그럴 것이 대중들에게 인디의 존재를 알리는데 이보다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인디와 관련된 컴필레이션 앨범은 대략 세 가지로 구별될 수 있다. 특정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들의 음악을 모아놓은 앨범, PC 통신 동호회의 앨범, 마지막으로 소위 스타급 인디 밴드들을 중심으로 한 기획 음반.

왜 갑자기 컴필레이션 앨범이 앞다투어 발매되는지 모르겠지만, 금년 여름을 전후해서만 [Open the Door], [인디파워 1999], [blex. vol.2], [techno@kr] 등 많은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되었거나 발매 예정이다. 여기 소개할 [The Green Night] 역시 최근에 선보인 컴필레이션 앨범들이다.

[One Day Tours](1997)에 이은 강아지문화예술의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The Green Night]은 비교적 일관된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음악을 모토로 활동을 시작한 강아지문화예술은 인디 씬에서 독특한 색깔을 가진 앨범들을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다. 거칠고 직선적이며 모노톤의 느낌을 주는 사운드라든가 영화, 문학 등의 이미지에 대한 강조 등은 고른 수준의 일관성 있는 앨범 제작으로 이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장르만 달리 했 ‘그 음반이 그 음반’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평도 받았다. 어쨌든 강아지문화예술이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뮤지션들의 느슨한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컴필레이션이라는 포맷에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The Green Night]에는 99, 허클베리 핀, 갱톨릭 등 이미 정규 앨범을 발표한 밴드와 낯선 이름의 뮤지션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또 고정된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연주와 잼 형식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 동안 강아지문화예술에서 발매된 앨범들을 들어온 사람이라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곡들이 그다지 새롭지도 진부하지도 않게 수록되어 있다.

강아지문화예술의 홈 페이지는 “신선하고 실험적이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대중문화를 추구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음악이 실험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접근하기 쉽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또한 새로움과 자유로움이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질 때 신선한 무엇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가끔은 스스로부터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실력은 있으나 감흥은 주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얘기해 줄 수는 있지만 선뜻 추천하기엔 망설여지는, 이래저래 아쉬운 앨범이다. 19991001 | 장호연 ravel52@nownuri.net

4/10

[weiv plus] 이용우: “관습적 실험과 실험적 관습의 아이러니” (4/10점)

수록곡
1. start – JAM-1
2. party with 99 – 99
3. shashaD – De TOUR
4. minyo – huckle berry finn
5. anarchist BLUES – sungkiwan
6. sunday & seoul – my aunt mary
7. shut up & dance – nomade
8. SOJU – JAM-2
9. fairytale – gangtholic
10. nevermind – kimdoseung
11. chunnun – sungkiwan
12. answer – sponge
13. blue turtle – S-kimo
14. TOP.D – yanSTAR
15. T.B.C – JAM-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