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netic Fields | 69 love songs
특히 vol. 1. 스테핀 메리트의 이제까지의 모든 것 플러스 알파. 레너드 코헨이 되었다가 톰 웨이츠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 민요와 레게를 노래하는 등의 변화무쌍한 스타일과 편곡이 펼쳐진다. “A chicken with its head cut off”, “The luckiest guy on the lower east side”는 가장 주목할 만한 트랙들. 친구들끼리 vol. 1, 2, 3을 한 장씩 구입해 돌려들으며 자신만의 ** love songs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The Flaming Lips | The soft bulletin
플레밍 립스,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다? 장엄한 오케스트라 편곡과 코러스 로 시작하는 “The gash”는 한편의 뮤지컬과 같으며, “Waiting for a superman”는 마치 교향곡을 들을 때처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전의 플레밍 립스 + Mercury Rev의 [Deserter’s songs]. 백전노장이 어떻 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앨범.
Basement Jaxx | Remedy
3년 전 Daft Punk의 [Homework]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던 이들이라면 분명 이 앨범에도 만족할 것이다. “Rendez-vu”, “Yo-yo”, “Red alert” 등 훵키한 그루브, 소울, 디스코로 무장한 트랙들로 가득한 앨범.
Underworld | Beaucoup fish
더욱 고급스럽고 우아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언더월드. 앨범 전체에 몽환 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가운데, “Jumbo”는 우주로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 운 아우라를 풍기며, “Moaner”는 독거미에 물려 죽을 때까지 춤을 췄다는 타란텔라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Push upstairs”도 놓칠 수 없는 트랙.
The Chemical Brothers | Surrender
애시드 하우스와 매드체스터 시대(혹은 그이전)로 돌아간 케미컬 브러더스의 변함없는 비트의 향연. 어떻게 이들을 미워할 수 있겠는가? 모든 트랙이 다 베스트.
Mu-Ziq | Royal astronomy
올해 발표된 일렉트로닉 앨범들 중 가장 일취월장한 면모를 보여준 앨범. 핑크 플로이드 + 에이펙스 트윈 + 홀스트. 교향악적인 웅장한 스케일에 다채로운 사운드 스케이프를 담고 있는 뮤직의 야심만만한 서사시. “The hwicci song”의 위트와 “The fear”의 서정, “World of leather”의 냉소, “56”의 고독 등이 담긴 금년도 최대의 수확.
Tom Waits | Mule variations
톰 웨이츠는 그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한번 아웃사이더는 영원한 아웃사이더? 기이함과 냉소가 변함없기가 어디 쉬운가? “Big in Japan”, “Chocolate Jesus”, “Filipino box spring hog” 등 주옥(?)같은 곡들 수록.
Apples In Stereo | Her wallpaper reverie
비틀스를 이처럼 완벽하게 재현한 앨범이 또 있을까? “Strawberry fire” 는 “Strawberry fields forever”의 일란성 쌍동이며, “Ruby”는 60년대 팝의 순수함을 거의 기적처럼 복원해내고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안일한 앨범이라 볼 수도 있지만, 빼어난 선율 작곡 솜씨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듯.

부록 1
기대에 90%밖에 못미친 앨범: Blur |13
기대에 80%밖에 못미친 앨범: Nine Inch Nails | Fragile
기대에 70%밖에 못미친 앨범: Leftfield | Rhythm and stealth
기대에 60%밖에 못미친 앨범: Pet Shop Boys | Nightlife
기대에 50%밖에 못미친 앨범: Pavement | Terror twilight
기대에 40%밖에 못미친 앨범: Beck | Midnight vultures

부록 2
99 도서 베스트 8
무한, 그리고 그 너머 | 엘리 마오 | 사이언스북스
무한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가 아닐까. 무한, 그 신비의 세계로 떠나는 흥미로운 문화 여행. 수학적 무한, 기하학적 무한, 미적 무한, 우주론적 무한으로 구성.
쥐와 인간 | 프란체스코 샨토얀니 | 시유시
뱀과 더불어 열의 아홉은 가장 공포스러운 동물로 꼽는 쥐에 대한 모든 것. 놀랄만한 생존능력과 활동력을 가진 쥐야말로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닐까. 올해 가장 흥미진진했던 책.
게으를 수 있는 권리 | 폴 라파르그 | 새물결
100년전 프랑스에서 발간된 문제의 책. 짧았던 내 노동의 계절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보았던 책. 중요한 것은 노동을 거부할 권리보다 ‘자발적으로’ 노동을 선택할 권리가 아닐까. 이젠 ‘노’짜만 들어도 현기증이 난다.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 이명석 | 홍
나처럼 안전제일주의를 모토로 사는 사람에겐 만화방에서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책이 꼭 필요하다. 11개의 주제별로 50권의 일본만화를 추천하고 있는 이 책은 만화 선정에 있어 비교적 공신력 있게 보이며, 이런 류의 책에서는 보기 드물게 통찰력과 깊이가 있다.
의자 | 캘런 크렌츠 | 지호
하나의 가구에 불과한 의자에 숨겨져 있는 놀랄만한 세계. 의자를 둘러싼 권력과 신분의 상징, 인간 공학과 미적 양식을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번역이 좀 후진 게 단점.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 R. 네스, G. 윌리엄즈 | 사이언스북스
다윈 의학의 새로운 세계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진화론적 사고방식을 의학에 도입하여 질병에 대한 대안적인 접근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의학 분야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담고 있는 기념비적인 저서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학술 저서.
별을 향한 길 | 앤서니 애브니 | 영림카디널
현대인들이 그저 무심히 보고 넘기는 별들을 고대인들은 어떻게 바라보았 을까? 영국의 선사시대 거석주군인 스톤헨지, 마야 문명, 잉카 제국의 천문학을 통해 천문고고학이란 분야를 본격적으로 개척한 저서. 원제는 Stairways to the stars.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 | 장호연, 이용우, 최지선 | 문학과지성사
99년 4/4분기 청소년 권장도서로 뽑힌 책. 자기 책을 추천하는 것이 추태라는 것은 알지만 적어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으니 그 점은 안심해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