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지난 10일 5대 메이저 음반사들이 소비자에게 음반 가격을 전가해온 가격 정책을 폐지하도록 합의했다. 유니버설, 소니, 타임 워너, EMI, BMG 등 5대 메이저 음반배급사들은 지금까지 ‘최소 광고가격’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는데 이 때문에 가격이 치솟아 소비자들은 지난 3년간 대략 5억 달러를 더 지불해왔다는 것이다. ‘최소 광고가격(MAP; Minimal Advertised Price)’ 정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서킷 시티(Circuit City)와 같은 가전제품 상점이 음반소매시장에 진출하여 할인가격을 제시하자 전통적인 음반소매상과 가격전쟁이 벌어졌다. 레코드 회사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가격(MAP)으로 음반을 판매하는 대신 광고, 매장내 선전물 등을 제공했다. 음반사들은 이 비용을 소매상들에게 전가하여 음반 가격은 올라갔고 소비자 가격 또한 올라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CD 가격이 거의 20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5대 음반사들은 FTC와의 합의에 따라 앞으로 7년간 홍보비를 가격에 포함시키지 못하게 되었고, 그 이후 13년간 돈을 지불하지 않는 광고를 조건으로 하는 홍보비 제공을 금지당하게 되었다. 음반사들에게 따로 벌금은 부과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로 (미국의) 소비자들은 CD 한 장당 2~3달러씩 한달에 17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번 합의의 여파가 한국 직배사들의 가격 정책에까지 미친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20000530 | 이정엽 evol21@we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