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라고 얘기하기가 차마 민망하지만, 그래도 ‘넷에이드(NetAid)’ 얘기를 건너뛸 수는 없다. ‘넷에이드’는 아시다시피 인터넷을 이용하여 빈곤 퇴치, 환경, 인권, 난민, 빈국의 부채 등의 대의를 내걸고 10월 9일 미국의 뉴 저지, 영국의 런던, 스위스의 제네바 등 전지구적으로 벌어진 사상 최대의 자선 콘서트였다. 대규모의 자선 콘서트라는 점에서 ‘라이브 에이드(Live Aid)’와 비교되었고, 3개국에 방송되고 백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12만 5천 개의 비디오 스트림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웹 사이트를 천만 달러를 들여 구축하는 등 그 엄청난 규모때문에 주요 신문의 해외 토픽란에도 실리며 떠들썩한 반응을 불러모았다. 9월 이후 ‘넷에이드’ 웹사이트에 4천만 명이 접속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후 평가는 무엇보다도 특히 음악적인 면에서 ‘별 내용없었다’는 게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리스믹스(Eurythmics), 코어스(Corrs), 칸타토니아(Catatonia), 카스(Cars),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부쉬(Bush), 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 데이빗 보위(David Bowie),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 등이 무대에 선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7만명의 청중이 모여 열광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미국 뉴 저지의 자이언츠 스타디움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는데… 특히 이탈리아의 유명한 가수 주케로(Zucherro)가 무대에 섰을 때는 스타디움은 거의 텅텅 비어있었다. 라이브 에이드를 통해 전세계적 밴드로 발돋움한 밴드 U2의 보컬리스트 보노(Bono)와 와이클레프 진(Wyclef Jean) 등이 함께 노래한 ‘넷에이드’의 주제곡 “New Day”도 이런 썰렁함으로 녹일 수는 없었다고 한다. 지미 페이지(Jimmy Page),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 셰릴 크로우(Sheryl Crow), 블랙 크로우스(Black Crowes), 퍼프 대디(Puff Daddy), 버스타 라임스(Busta Rhymes), 주얼(Jewel), 스팅(Sting) 등 화려한 라인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무대에서 이날 공연의 대의를 진지하게 얘기한 것은 뜻밖에도 버스타 라임스밖에는 없었다. “우리는 여기 파티를 하러 모인게 아냐, 우리는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하는거야.” 퍼프 대디(Puff Daddy)의 무대는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뉴욕 타임스]의 존 파렐리스(Jon Pareles)는 “넷에이드 콘서트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대비를 더욱 통감하게 했다. 퍼프 대디의 노래는 물질적인 성공–메르세데스, 휴대 전화–을 찬양하면서도, 솟아오르는 신앙심으로 인생에서 백금 롤렉스 시계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19991115 | 이정엽 evol21@weppy.com 관련 글 역사 속의 페스티벌 (4) 1990년대, 페스티벌 전성 시대의 명암 – vol.1/no.6 [19991101] 관련 사이트 넷에이드의 홈페이지 http://www.netai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