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와는 모두 관련있지만 ‘라이프 스타일’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출마한다고 한다. 먼저 ‘펑크 원조’, 섹스 피스톨스(Sex Pistols)의 매니저로 유명한 말콤 매클라렌(Malcolm McClaren)은 첫 런던 시장에 출마한다는 소식. 별로 가망은 없지만. 펑크의 창시에 일조한 전력답게 매클라렌의 선거 공약 또한 파격적이다. 매춘과 마리화나의 합법화, 도서관에서 술 판매, 술집의 24시간 영업 등이 공약에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버스 대신 전차 도입, 홈리스를 위한 복권 발매 등 ‘평범한’ 공약 또한 내건다. 저 유명한 영국의 도박사들은 매클라렌의 당선 확률을 5천 대 1로 점치고 있다. 거의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확률이군. 매클라렌은 70년대 초, 뉴욕의 ‘글램-펑크’ 밴드 뉴욕 돌스(New York Dolls)의 매니저로 경력을 시작하여, 섹스 피스톨스의 데뷔와 ‘펑크 폭발’에 막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편 미국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 데드 케네디스(Dead Kennedys)를 이끌었던 젤로 비아프라(Jello Biafra)가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비아프라는 미국 녹색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뉴욕주의 1차 선거에 나섰다. 그는 랠프 네이더 등 4명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가 내세우는 공약은 ‘최고 임금제’로서, 최고 경영진의 높은 봉급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 점거자(squatters)의 권리 옹호, WTO(세계무역기구) 반대 등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역시 당선가능성은 없지만 말이다. 그는 며칠전 시애틀 WTO 회의 현장에서 이에 반대하는 공연을 가진 바 있으며, 1979년에는 샌프랜시스코 시장 선거에 나가, 기업가들에게 광고옷을 입혀 시내를 돌아다니게 한다는 법을 제정하자는 캠페인도 벌였다. 그의 밴드 데드 케네디스는 1980년대 가장 강경한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한 하드코어 펑크 밴드 중 하나였다. 19991224 | 이정엽 evol21@we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