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n – Ex-Dreams | Open Your Heart (2012) 야구로 치자면 첫 시즌에 패스트볼로만 먹고 살던 파이어볼러가 다음 시즌에 커터를 장착하고 타자를 농락하는 느낌이랄까. 작년 최고의 데뷔앨범 중 하나였던 [Leave Home]이 나온 지 햇수로 1년도 안 되어 나온 [Open Your Heart]에서 뉴욕 출신의 펑크 밴드 더 멘(The Men)은 벌써 노련하게 완급을 조절한다.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두운 방 안에서 미쳐 날뛰는 짐승을 보는 듯했던 1집과는 달리, 이번 작에서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좀 더 보편적인 ‘록’에 가깝다. 말인즉슨, 더 듣기 편해지고 다양성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1집과는 달리 “Country Song”이나 “Candy” 같은 루츠 록 분위기의 곡도 있고, “Oscillation”이나 “Presence” 같이 싸이키델릭하게 휘저어주는 곡도 있다. 짧은 곡 – 긴 곡으로 계속되는 원투펀치식 구성도 꽤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런 점이 현재 영미권 평론가들이 [Open Your Heart]를 데뷔작보다 더 높게 쳐 주는 이유일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노렸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패기를 줄이고’ ‘다양성을 고려해서’ ‘노련하게’ 만든 앨범이 고평가를 받는 광경도 이제 좀 질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번 앨범이 그랬던 것처럼 올해 말까지 이 앨범을 주구장창 들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Ex-Dreams” 같은 곡도 있고 말이다. 아 이건 진짜 너무 심하다. 계속 들을 수밖에 없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 info. 퍽드 업(Fucked Up)을 함께 들어도 좋을 것이다.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