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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인터넷 쇼핑몰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굳이 아마존(amazon)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인터넷 쇼핑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품목은 책과 음반이다. [weiv]에서는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난 한국의 인터넷 CD샵을 찾아가보았다.

어차피 인터넷 CD샵 한두 군데랑 거래를 할 것이라면 기왕이면 처음부터 더 좋은 CD샵과 거래를 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당연히 가격이다. 여러 유통과정이 생략되므로 일반 매장보다 당연히 가격이 싸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인터넷 CD샵끼리도 경쟁이 치열하므로 가격은 더 쌀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라!

그렇지만 저번에도 얘기했듯이 음악팬으로서 CD를 사는 즐거움은 단지 ‘싸게 샀다’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찾는 CD가 모두다 있지 않다면 다른 CD 샵에 들러야 하고, 그렇게 되면 배송료가 이중으로 든다. 결국은 손해인 셈이다. CD 샵에서는 정책적으로 특정 CD를 무지막지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렇지만 거기에 넘어가면 안된다. 한두 군데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종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어야겠다. ‘여기 없는 CD는 한국에는 없다’라고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없나? 특히 서울에서는 흔하고도 넘치는 CD를 구하기 힘든 지방이라면 이런 인터넷 CD 샵을 찾을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또 중요한 것이 있다. CD 가게를 둘러보면서 이것 저것 만져보고 살까 말까 망설이기도 하고, 청음기가 있다면 들어보기도 하고, 혹은 친구와 함께 가게에 가서 수다를 떨면서 CD를 고르기도 한다. 이런 모든 즐거움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즐거움을 CD샵은 주어야 한다. 이는 단지 싼 가격이나 보너스 포인트 등의 ‘물질적’인 것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인터넷의 장점을 살려서 ‘맛뵈기’로 음악을 미리 들어볼 수 있다던가, 굳이 여기저기 웹 사이트를 떠돌지 않더라도 권위있는 혹은 다른 음악 팬의 충실한 음반 정보를 제공한다면 좋다.

이런 몇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평가기준을 정해보았다.

첫째, 가격
둘째, 보유 타이틀
셋째, 관련 정보
넷째, 검색 편의
다섯째, 기타 서비스

이를 위해서 몇가지를 시험해보았다. 먼저 두 장의 CD를 구입해보자. 하나는 작년 말에 나온 밥 말리(Bob Marley)의 [Chant Down Babylon]이고, 다른 하나는 며칠 전에 나온 이현도의 [완전힙합]이다. 앞에 것은 밥 말리의 앨범이기도 하고 여러 아티스트의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Bob Marley’라는 검색어를 쳐넣으면 검색이 되어야 한다. 내친 김에 한글은 어떤 식으로 인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밥 말리’라고 쳐보자. 외국 뮤지션의 정확한 이름을 모를 때 유용할 것이다. 후자는 최신 음반으로서 아마도 CD샵에서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음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두 뮤지션의 지난 음반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또 사지는 않을 것이지만 몇 장의 음반을 검색해보자. 지난 음반과 최신 음반, 국내 음반과 해외 음반, 수입 음반과 국내 발매 음반을 고르게 분배했다. 벨 앤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의 앨범은 소규모 음반회사에서 수입한 앨범이다. DMX 역시 수입 앨범과 국내 발매 앨범이 모두 다 있다. 트레이시 채프먼(Tracy Chapman)의 앨범은 메이저 음반사에서 나온 최신 앨범이다. 좀 지난 음반으로서는 디페시 모드(Depeche Mode)를 검색해보자. 국내 인디 음반으로는 미선이와 크라잉 넛을 검색해본다. 특히 크라잉 넛은 ‘크라잉 넛’과 ‘crying nut’이라는 검색어를 다 쳐봐야겠지. 좀 지난 가요 음반으로는 한영애를 검색해보자.

이런 과정을 거쳐 최고의 CD 샵을 선정해보고자 한다. 이런 식의 평가는 물론 주관적으로 한정된 경험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것말고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첫째, 배송 기간이다. CD 샵에서는 택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송 기간은 대개 2~3일 정도라고 하지만 빨리 처리하는가 늦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돈이 많다면 여기 저기 같은 음반을 주문해보겠지만 알다시피 이 평가를 하고 있는 필자는 가난한 음반 소비자에 불과하다는 걸 양해해달라. 둘째, 검색을 하면 보유하고 있는 CD라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재고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도 마찬가지로 확인할 수 없다. 셋째, 프라이버시와 안전성의 문제다. 대개 요구하는 정보는 거의 같지만 고객의 정보를 얼마나 안전하게 다루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얼마나 안전한지는 해킹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알다시피 필자는 해커가 아니다. 넷째,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을 때 뒤처리 문제다. 아주 드물지만 음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가격이 제시된 것과 다를 수도 있고 배송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애프터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이것도 확인할 수 없다.

자, 서론이 길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씩 인터넷 CD 샵을 방문해보자. 아참참, 하나 또 빼먹은 게 있다. 한국에 있는 모든 CD 샵을 다 방문할 수는 없다. 어차피 몇 개만 찾아보게 될텐데 특별한 기준은 없었고 ‘유명한’ 곳 9곳을 일단 선정했다. 순서는 없고 그냥 내키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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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선 앞의 네 개를 방문해보았다. (필자가 모르는) ‘중요한’ 곳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다음 호에 나머지를 다루면서 함께 추가하면 될 것같다. 그럼 시작! 20000229 | 이정엽 evol21@we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