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guide 1

[weiv]에서는 새해부터 새롭게 mp3 가이드를 마련했다. [weiv]가 mp3를 서비스할 만큼 컸냐고? 그런건 아니다. [weiv]의 mp3 가이드는 단지 ‘무료’ mp3를 찾아다니면서 링크하려고 한다(참고로 단순 링크는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런게 필요한가? 설명을 좀 해야겠다.

mp3 파일이 대학의 전산망에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은 꽤 되었지만, 지금처럼 온 국민이 다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바로 작년 이맘때 다이아먼드 멀티미디어사에서 ‘리오’라는 이름의 휴대용 mp3 플레이어를 내놓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니깐 불과 1년 만의 일이다. mp3가 급부상하게 된 얘기는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sex’를 제치고 ‘mp3’가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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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년동안의 변화는 엄청났다. 조만간 mp3이 CD를 제치고 가장 유력한 음악 매체로 등장할 것이며 음악 산업 전반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수퍼 스타 뮤지션은 mp3와 인터넷을 통해 등장하리라는 전망도 그리 비현실적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다른 한편 회의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mp3을 꼭 돈을 주고 사야 되는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온 나라에 초고속망이 깔리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아직도 CD가 가지는 매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mp3이 실제로 음반 판매에 지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음반 판매에 이익이 된다는 보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mp3에 대한 저항은 만만치 않다.

어쨌거나 mp3은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음악산업과 인터넷 시장에서 화두지만, [weiv] 생각으로는 불만꺼리가 많다. 미덥지 않은 구석도 많다. mp3 가이드를 마련한 것은 [weiv]의 독자들 또한 궁금함이나 투덜거릴 일이 많을 것같은 생각에서다. 그 불만을 하나씩 늘어놔보자.

첫째, ‘아직’ 유료 mp3을 사기는 억울하다.

mp3가 유료화되었지만 CD를 안사고 mp3를 대신 ‘사는’ 사람은 ‘당분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mp3는 하나의 샘플러 역할을 할 것 같다. 즉 “내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는 가수가 있는데 이번에 나온 새 음반이 정말 맘에 드는지 확신이 없다. 그래서 mp3같은 걸 들어보고 좋으면 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음악 팬들의 태도는 벡(Beck)의 새 앨범 [Midnite Vultures]를 통해 증명되었다. 많은 팬들은 앨범 판매 전에 나온 “Sexx Laws”의 mp3를 벡의 홈 페이지에서 듣고 그의 앨범을 샀다.

또 국내에서도 유료 mp3 판매 사이트가 급증했지만, 이런 곳은 아직 금전적으로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음악 팬들이 900원짜리 ‘유료’ mp3에 생각보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요약하면 이렇다. “앨범으로 사려고 하는데(물론 후지면 안산다) 단지 샘플일 뿐인 mp3를 돈주고 사기는 너무 억울하다! 왜 갑자기 돈을 이중으로 지불해야 하지?”

둘째, 유료 mp3 서비스는 아직 편리하지 않고 소비자를 번거롭게 만든다.

음반사 혹은 기획사와 인터넷 음악 관련 회사가 손잡고 mp3 파일을 제공하는 곳이 많이 생겼다. 레츠 뮤직, 튜브 뮤직, 인터넷 뮤직 등이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특정 음반사, 기획사와 주로 독점적으로 계약을 하여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음악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컨대 김건모의 CD를 사기 위해서는 어디든 레코드 가게에 가면 되지만, 김건모의 mp3를 듣거나 사려면 특정 사이트에 가야만 한다. 음악산업과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교통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유료 mp3 서비스가 음악 팬에게 충분히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셋째, mp3 파일 하나 다운 받는데 요구하는게 뭐 이렇게 많아?

많은 유료, 무료 mp3 사이트에서는 겨울 mp3 음악 파일 하나를 대가로 너무 많은 개인 정보를 요구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성별, 주소, 심지어는 주민등록번호까지 ‘정확히’ 써야만 mp3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곳이 너무 많다. 이건 좀 심하게 말하면 어리숙한 인터넷 사용자를 등쳐먹으려는, 거의 범죄 행위에 가깝다. 외국에서는 이메일 주소 정도만 쓰면 충분하고 다른 개인 정보는 옵션인 경우가 많다.

이런 요구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가. 당신은 집 앞 가게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면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는가? 혹은 음반 가게에서 CD를 사면서 집 주소를 알려주는가? 주민등록증은 경찰이 보여달라고 할 때도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이 되면’ 보여주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개인정보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

넷째, 그렇다고 무료 mp3 사이트를 직접 찾아 돌아다니기는 너무 노력이 많이 든다.

리오를 만든 다이아먼드 멀티미디어사와 미국의 음반산업협회인 RIAA 간의 소송 사건을 비롯하여, 국내에서도 IP 업체의 mp3 서비스 등 저작권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 덕에 이른바 ‘불법’ mp3을 찾아보기는 힘들게 되었다. 이전에 인터넷을 통해 mp3를 모으던 이들(주로 학생들이겠지)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라이코스와 같은 강력한 mp3 검색 엔진에서 찾아주는 mp3 사이트는 폐쇄되거나 접속이 되지 않기 일쑤다.

당신은 어쩌면 한참동안 ‘불법’ mp3 사이트를 모조리 검색하며 인터넷을 헤매다가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라고 회의할지도 모른다. 다들 mp3, mp3 하지만 떠들어서 mp3이 무언지 궁금하지만 어디를 찾아야 할지, 무엇을 찾아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음악 팬도 적지 않다(실제로 컴퓨터와 인터넷, mp3 이용을 위한 ‘문턱’은 만만치 않게 높은 편이다).

다섯째, ‘안 유명한’ 무료 mp3는 많지만 뭐가 좋은지 알아야지…

뮤지션 지망생의 mp3를 모아서 서비스하는 곳도 많다. 대표적으로 mp3.com은 대성공을 기반으로 급성장하여 2000년에는 최대의 저작권 관리 단체인 ASCAP과 계약하여 유명한 옛날 노래까지 제공할 기세다. 그렇지만 뮤지션 지망생의 음악을 듣는 일은 재미있는 일일수도 있지만 김빠지는 일일수도 있다. 처음에는 mp3라는 재미있는 파일이 내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되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겠지만 곧 실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애써 다운받은 음악이 그저그런 시원찮은 음악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이트나 음악 지망생 쪽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자료가 있겠지만 그걸 다 믿기에는 좀 미심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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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mp3, 그러나 법적으로 올바른 mp3를 찾아서

위의 불만 사항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weiv]의 mp3 가이드가 유용할 것이다. [weiv]가 소개하려는 건 ‘무료’ mp3이다. 유료 mp3이야 파는 쪽에서 알아서 잘 홍보할테니까. (특히 외국의) 사이트는 사이트 홍보, 앨범 홍보, 혹은 다른 여러 가지 목적으로 무료 mp3을 제공하는 곳이 꽤 많다. 이런 곳만 잘 찾아다니다 보면, 앨범 트랙뿐만 아니라 희귀 버전, 라이브 실황, 얼터너티브 테이크 등도 구할 수 있다. 다만 15일 내지 30일이 지나면 작동하지 않거나 특정한 소프트웨어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등 ‘짜증나는’ 경우도 있다. [weiv]의 가이드에서는 간과하기 쉬운 이런 주의 사항도 함께 전달할 것이다.

그렇다고 [weiv]가 꼭꼭 숨어있는 불법 mp3 사이트를 ‘발굴’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불법’ mp3 사이트는 여전히 많다. 그렇지만 그런 곳을 소개하여 ‘유명’해졌다가는([weiv]의 영향력으로 봐서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불법 mp3 사이트가 난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weiv]가 별로 바라지 않는 일이다. 몇 달전 미국에서 한 대학생이 mp3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사법처리를 당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건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그런 데는 알음알음으로 몰래 몰래 찾아다녀라. 이미 말했듯이 검색 엔진이 찾아주는 ftp 사이트는 많지만 잘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대신 [weiv]에서는 ‘합법적인’ 사이트를 찾아다닌다. 이건 정보를 제공하는 측과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일이다. 홈 페이지를 홍보하기 위해 무료 mp3를 게시한 측이라면 자신의 홈페이지를 찾거나 회원 등록을 하는 방문자가 늘수록 좋다. 만약 곧 나올 앨범을 홍보하는 측이라도 마찬가지다. [weiv]에서 이런 무료 mp3를 유용하게 가공한 정보와 함께 제공한다면 을 많은 음악 팬들이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19991221 | 이정엽 evol21@we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