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nem – The Slim Shady LP – Aftermath/Interscope, 1999 문: 백인 힙합 뮤지션이다. 답1: 비스티 보이스? 문: (음, 백인 힙합이라고 하면 비스티 보이스 밖에 모르냐…) 그룹이 아니라 솔로 가수다. 답2: 후후,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바닐라 아이스 아닌감. 문: (헤헤, 내 그럴줄 알았다…) 닥터 드레가 키웠는걸. 답3: 음음음… 그게 누구지… 답을 알았다면 당신은 무지무지한 힙합 키드임에 틀림없다. 닥터 드레의 애프터매쓰 레이블을 기반으로 삼아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에미넘(Eminem aka Slim Shady aka Marshall Mathers)의 두 번째 앨범 [Slim Shady LP]는 한편의 B급 호러 영화처럼 오싹하고 혐오스러우면서도 황당하고 웃기고 재미있다. 텔레비전 세대만이 할 수 있는 황당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백인 청년의 백일몽, 즐거운 악몽이다. “My Name Is”나 사이프러스 힐을 연상시키는 “If I Had”처럼 곡 자체가 치밀하게 구성된 경우도 있지만, 에미넘은 뛰어난 래퍼라기보다는 뛰어난 작사가이자 이야기꾼이다. 즉 랩의 테크닉이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 자체로 호소력을 갖는다. 따라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우리 같은 이들에게 재미가 반감되지만 말이다. “Guilty Conscience”는 바로 그 황당한 이야기의 극치다. 파티에서의 성폭행, 불륜의 현장 등 여러 상황이 설명되는 가운데 닥터 드레와 에미넘이 각각 천사와 악마의 역할을 맡아 번갈아가면서 랩을 한다. 그래서 이 곡은 “닥터 드레와 스눕 도기 독의 결합 이후 최고”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97′ Bonnie & Clyde”에서는 앨범 표지에 나온 것처럼 아내를 살해하고 갖다버리는 장면이 그려진다. 랩/힙합은 교외 백인 청년들이 너무 조용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금지된 것에 다가가는 통로였다. 따라서 에미넘과 같은 백인 스스로가 나서서 금지된 것에 대한 꿈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도 시기적으로 당연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비스티 보이스는 거의 전적으로 백인 청소년들에게만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그룹이다(흑인들은 ‘록 그룹’으로 취급한다). 에미넘은 어떨까. 비록 닥터 드레의 후광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공연의 청중은 주로 백인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하긴 마지막 곡 “Still Don’t Give a Fuck”의 비트와 기타 소리는 록 음악처럼 들린다. 비스티 보이스가 흑인 게토의 힙합을 교외 백인의 순수한 쾌락을 바꾸었다면 에미넘은? 19990815 | 이정엽 evol21@weppy.com [weiv plus] 장연주: “끔찍한 인생, 즐거운 농담? 즐거운 인생, 끔찍한 농담?!” 7/10 수록곡 (* = 추천곡) 1. Public Service Announcement 2. My Name is * 3. Guilty Conscience * 4. Brain Damage 5. Paul 6. If I Had 7. 97′ Bonnie & Clyde 8. Bitch 9. Role Model 10. Lounge 11. My Fault 12. Ken Kniff 13. Cum On Everybody 14. Rock Bottom 15. Just Don’t Give A Fuck 16. Soap 17. As the World Turns 18. I’m Shady 19. Bad Meets Evil 20. Still Don’t Give A Fuck 관련 사이트 http://www.eminem.com 무지 골때리는 그의 뮤직 비디오를 볼 수 있다. Infinite http://members.tripod.com/~eminem451 비공식 홈페이지 – 가사, 이미지, 기사, 인터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