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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as – The Hush – Uptown/Universal, 1999

 

 

십 수년간 한 가지 일을 했다면 누구라도 장인이 될 수 있는 걸까? 불행하게도 그렇진 않을 것이다. 세상은 모두에게 같은 재능을 나눠 줄만큼 공평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본다면 샬린 스피테리(Shaleen Spiteri)는 운이 좋은 여자인 셈이다.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재능을 남들보다 조금 더 가져갔으니.

“밴드 결성 13년을 맞는 텍사스의 음악적 완성을 보여주는 앨범”이란 칭찬 그대로 이번 앨범 [The Hush]에서는 한껏 무르익어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멋진 곡들이 꽉 들어차 있다. 전작 [White on Blondie](97)는 예고편이었다는 듯 블루스, 소울, 뉴웨이브, R&B, 컨트리, 포크, 디스코, 거기다 테크노에 트립 합까지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든다. 그러나 그것이 블루스든 소울이든, 아님 테크노에 힙합이든, 텍사스에겐 그 자체로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들이 차용한 형식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그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거기에 달인의 경지에 오른 샬린의 보컬은 능수능란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 “얘들아 노래는 이렇게 하는 거야. 언니 하는 거 잘 봐-” 보란 듯이 흐느적거리는 샬린의 목소린 감칠맛나게 착착, 아니 샤삭-(^^) 감겨들어온다.

찌뿌둥한 마지막 더위를 이겨낼 약간의 처방을 한다면- 일단 “Tell me the answer”를 걸어놓고 자리에 누울 것. 곧 당신의 불면증은 씻은 듯이 사라질 것이다. 거기에 보너스로 달콤한 꿈 한 자락 곁들일 수도 있겠지. 행운을! 19990815 | 이영우 camille@nownuri.net

[weiv plus] 김민규; “우탱 클랜, 소울 래니게이드와의 합작 이후 내놓은 텍사스 변신의 본판”

7/10

수록곡 (* = 추천곡)
1. In Our Lifetime *
2. Tell Me the Answer *
3. Summer Son
4. Sunday Afternoon
5. Move In
6. When We Are Together
7. Day After Day
8. Zero Zero
9. Saint
10. Girl
11. Hush
12. Day Before I Went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