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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world – Beaucoup Fish – V2, 1999

 

 

1990년대 중반, 테크노/일렉트로니카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언더월드는, 풋내나는 신참내기는 아니었다. 1980년대 중반에 훵키한 성향의 밴드로부터 출발하여 3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그러나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던, 오래된 밴드다.

칼 하이드(보컬/기타)와 릭 스미스(키보드)에 데런 앤더슨(DJ)이 가세하고, 테크노로 업종을 전환하여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한 언더월드는 첫 번째 정규 앨범 [Dubnobasswithmyheadman](1993)를 거쳐 두 번째 앨범 [Second Toughest in the Infants](1996)을 발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트레인스포팅’에 삽입된 “Born Slippy” 싱글이 그들을 ‘오버월드’에서 확고부동하게 자리잡게 한 (한국 땅에서도 울려 퍼질 만큼) 증폭제였다는 사실은, 너무 많이 언급되어서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1999년 세 번째 앨범 [Beaucoup Fish]가 발표되었다. 1집이 전형적인 테크노 사운드에 충실했다면, 2집부터는 장르들 사이의 교배 및 사운드의 세련화를 실험하였고, 3집에 이르러서는 그 시도가 절정에 이른 듯하다.

기타의 사용, 보컬의 삽입, 록 포맷의 이용 등으로 테크노 음악 스타일에서 볼 때 약간은 특이해 보이는 재료가 특징이었다. 하지만 그 특이한 재료들은 전면에 부상하지 않고 테크노 음악과 융화되어 나타난다. 이런 분위기는 세 번째 앨범에서도 지속된다. 특히 칼 하이드의 목소리는 때로 여리게, 때로 음산하게, 때로 공격적으로 곡의 분위기를 주조한다.

이전 앨범의 분위기와 비슷하면서도, 그보다 더 세련되고 강화된 사운드가 나타난다. 예전 앨범들처럼, “Kittens”, “Moaner”, “Shudder/King of Snake”는 휘몰아치는 테크노의 전형을 들려준다. 그 속에서도 다양한 질감과 음색을 사용하여, 한 곡이 여러 분위기들을 가지도록 만든다. “Jumbo”는 여린 결의 보컬과 함께 몽롱한 소리의 건반 아르페지오를 깔아주기도 하고, 약간은 느린 듯 그루브한 분위기의 10분이 넘는 대곡 “Cups”는 신시사이저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신호탄으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르적 퓨전이 눈에 뜨인다. 이상한 베이스/드럼 소리가 울리는 “Winjer”라던가, 힙합같이 들리도록 기타 사운드나 드럼 리듬, 보컬들을 삽입한 “Bruce Lee”는 이색적이다. 한편, 아예 리듬 없이 신시사이저의 코드 진행으로 인해 분위기 있는 발라드 같다가도, 기도문을 외는 듯한 보컬이 엄숙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하고(“Skym”), 몽환적인 브리스톨 트립합이나(“Push Downstairs”), 부드러운 베이스라인에 깔리는 브레이크비트로 정글과(“Something Like a Mama”) 만나기도 한다.

‘보다 새롭게, 보다 세련되게’라는 장르의 다양화, 사운드의 세련화의 실험들은 두 번째 앨범에서도 보여진 언더월드의 작업이었다. 단지, 이번 앨범이 좀더 다채로운 양념들이 들어갔다고 할까. 19990815 | 최지선 fust@nownuri.net

[weiv plus] 장연주: “음산한 보컬에 안정적인 사운드 매치”

6/10

수록곡 (* = 추천곡)
1. Cups
2. Push Upstairs
3. Jumbo
4. Shudder/King Of Snake
5. Winjer
6. Skym
7. Bruce Lee
8. Kittens
9. Push Downstairs
10. Something Like A Mama
11. Moaner

관련 사이트
Dirty Site: 언더월드 공식 사이트
http://www.dirt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