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 Com’ Back – 대영AV, 1999 H.O.T가 비틀스라면, 젝스키스는 롤링 스톤스? 뭐 그냥 해보는 얘기니까 ‘말도 안된다’고 항의해도 할 말 없다. 어쨌든 “학원별곡”과 “폼생폼사”를 부를 때는 ‘길거리의 진정성'(혹은 ‘룸싸롱 삐끼 정신’)같은 게 좀 보이는 듯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H.O.T와의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면서 젝스키스는 오히려 자기색깔을 잃어버리는 듯하다. 그래서 ‘H.O.T를 따라하지만 도저히 안되는 존재’라는 의견은 H.O.T 팬들의 의견일 뿐만 아니라 일반화된 여론이다(물론 내 의견은 아니다. 갑자기 “H.O.T만큼은 안되지만 열광적인 젝스키스의 팬”이라는 기사를 썼다가 사무실 전화가 마비되는 곤욕을 치른 모 기자의 경험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웹진을 젝스키스 팬들이 볼라구…). H.O.T와 거의 같은 시기에 신보를 발표한 이번 ‘가을의 전쟁’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 일단, 전략은 괜찮았다. 자작곡을 여섯 곡이나 수록했고, 연주시간이 6-70분에 달하는 점도 H.O.T에 비해 꿀릴 것 없다. 또 ‘테크노’를 들고 나온 것도 ‘비주얼 록’을 들고나온 H.O.T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테크노 열풍도 불어줘서 다행이다. 물론 음반 수록곡이 다 그러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바보다. 리믹스 트랙을 제외한다면 타이틀곡 “Com’ Back”만 그러니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테크노 중에서도 ‘빅 비트(Big Beat)’다. “후려대는 전자음의 비트에 록 기타를 포함한 각종 사운드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 국내에서 이 장르를 정의하는 방식이고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오래된 싸구려 스타일같으면서도 첨단적인 느낌을 동시에 전달한다는 점도 추기해 두자. “컴백”의 반주가 빅 비트인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빅비트든 나발이든 메인 멜로디는 어떤 리듬에도 어울릴 ‘일본 만화영화 주제가’를 차용한 ‘한국 미니 시리즈 주제가’의 변형인 것 같다. 들을 만한 부분은 중간에 나오는 알아듣기 힘든 랩이 다. 이는 8마디로 녹음한 것을 두 배로 ‘스피드 업’한 것이라고 한다. ‘나이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춤추기는 좋겠다. 계속 들어보자. 두 번째 곡 “예감”은 R&B 풍의 발라드, 세 번째 곡 “Love Forever”는 신나는 건전 댄스 가요, 네 번째 곡 “비(悲)”는 반항적 무드의 힙합, 다섯번째 곡 “Summer In Love”는 세 번째 곡과 유사하면서 조금 더 ‘쌈마이’ 풍이고, 여섯번째 곡 “A+”은 클래식 분위기를 담은 것을 제외하다면 네 번째 곡과 유사하다. 좀 지루하다는 느낌은 후반부까지 듣게 되면 완전히 맥빠진 느낌으로 변한다. 후반부는 대체로 ‘가끔 랩이 들어간 차분하고 부드러운 발라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리믹스 트랙이 몇 개 있는데 그것까지 들을 기분은 안 든다. 졸린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19991001 | 신현준 homey@orgio.net 4/10 [weiv plus] 이정엽: “Six(th) ‘Non’Sense” (2/10점) 수록곡 1. Com` Back 2. 예감 3. Love Forever 4. 비(悲) 5. Smile Again (remix) 6. Summer in Love 7. A+ 8. 뫼비우스의 띠 9. 기억해줄래 (remix) 10. Rigoletto (여자의 마음) 11. 그녀가 남기고 간 선물 12. Missing You 13. 적 14. 그대로 멈춰 15. Com` Back (remix) 16. Summer in Love (remix) 17. Smile Again (original) 18. 뫼비우스의 띠 (rem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