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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ing Pumpkins – Machina/ The Machines of God – Virgin/EMI, 2000

 

 

스매싱 펌킨스, 지난 10년동안 그들은 90년대가 요구하는 모든 것에 마치 카멜레온처럼 대응해 왔다. 적시 적소에 다양한 음악성을 배치시킬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얼터너티브 밴드들 보다 비교적 생명력이 길다.

특히 1집 [Gish]과 2집 [Siamese Dream]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부치 빅 대신 플러드와 알란 몰더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라는 대작을 완성한 것은 그야말로 초인적인 뒷씸이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브랫 우드(리즈 페어, 플레시보 앨범 프로듀서)와 빌리 코건이 프로듀스한 앨범 [Adore]는 왠지 맥이 빠진 듯한 앨범이 되어 버렸고 이후 밴드 내부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통산 5집 [Machina/the machines of God]을 작업하는 동안(99년 6월~00년 1월) 멤버 변동이 일어났다. 베이시스트였던 달시 레츠키가 앨범 완성 후 탈퇴하였고, 대신 홀(Hole)의 멜리사 아프 데어마우어가 합류했다. 매니져 샤론 오스본(오지 오스본의 아내)이 계약 3개월만에 그만두었고, 약물 문제로 밴드에서 쫓겨났던 드러머 지미 챔벌린이 다시 돌아왔다.

스매싱 펌킨스의 이번 신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두 가지였을 것이다. 그것은 ‘전작의 부진을 어떤 식으로 만회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일진데, [Mellon Collie…] 시절로 돌아가 기존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에 안주할 것이냐, 아니면 나름대로 시대적인 요구를 수용한 [Adore] 앨범의 연장선상에서 발전을 꾀할 것이냐. 결과는 후자 쪽으로서, 전작보다 확실히 진일보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빌리 코건이 [Adore]앨범부터 외쳐대던 ‘포스트-그런지’라는 애매한 문구를 자꾸 생각하면 여전히 혼란스럽다. 전체적으로는 복잡하고 무거워진 느낌을 준다고만 언급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참고로 외지의 평을 보면, [롤링스톤] 지는 별 다섯 중 셋반을, [NME]지는 10점 중 6점을, [Wall of Sound]는 100점중 87점을 주었다.

제임스 이하의 퍼즈 톤의 기타로 시작하는 첫 곡 “Everlasting Gaze”는 “You know I’m not dead”라고 외치며 처절한 ‘몸부림’을 느끼게 해준다. “I of the Mourning”는 밴드의 응집력을 보여주며, “The Imploding Voice”와 “Heavy Metal Machine”은 [Gish] 앨범을 보여주었던 헤비 메탈 성향이다. “This Time”, “Try, Try, Try”, “With Every Light”는 환각적인 신서사운드가 나른하고 멜랑꼴리한 성향의 곡들이다. “Glass and The Ghost Children”는 9분이 넘지만 대곡은 아닌 듯하다.

나이브한 사랑스런 가사(“If you wait I will wait / If you love I will love / Run I will Run / To my last breath”), 그리고 발랄하고 그루브하기 까지 한 “Wound” 한 곡만으로도 본작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한다면 무책임할까? 20000321 | 정건진 chelsea2@nownuri.net

7/10

수록곡
1. Everlasting Gaze
2. Raindrops & Sunshowers
3. Stand Inside Your Love
4. I Of The Mourning
5. Sacred And Profane, The
6. Try, Try, Try
7. Heavy Metal Machine
8. This Time
9. Imploding Voice, The
10. Glass And The Ghost Children
11. Wound
12. Crying Tree Of Mercury, The
13. With Every Light
14. Blue Skies Bring Tears
15. Age Of Innoc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