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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스 아티스트 – MP Hip Hop Project 2000 超 – 마스터플랜/BMG, 2000

 

 

2000년 중순 한국에서 힙합과 관련하여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음반은 DJ DOC의 3년만의 신보와, 지금 소개할 마스터 플랜의 컴필레이션 음반 [MP Hip-Hop Project 2000 超]이다. 이 음반은 그 성격으로 보나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의 면면으로 보나 지난 1월에 발표한 [2000 대한민국]의 후속 음반처럼 보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데, 바로 BMG라는 메이저 배급망을 통해 전국에 배포되는 음반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 음반은 몇 번의 발매 연기로 인해 관심있는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으며, 지금 음반 매장에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라 한다.

홍대 앞의 대표적인 클럽 중 하나인 ‘마스터 플랜’은 특히 힙합과 테크노라는, 인디 씬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꽃피운 장르를 앞장서서 소개한 클럽이다. 요일별로 장르를 특화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금, 토요일에 진행되는 힙합 공연은 이 클럽이 가장 자랑하는 공연으로 자리잡았다(1998년 당시만 해도 30명 정도의 청중이 고작이었는데 요즘은 꽉 들어찬다고 한다). 최근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실력있는 힙합 뮤지션들도 적극 초청하여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 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들은 마스터 플랜을 대표하는 이름들이자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대표하고 있는 이름들이다.

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 중 갱톨릭(Gangtholic)과 사이드 비(Side B)는 이미 [A.R.I.C.](1998)와 [In The Place To Be](1999)라는 독집 앨범을 각각 발표한 적이 있고, 주석(Joosuc), 가리온과 다 크루(Da Crew)도 올해 안으로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DJ 렉스(DJ Wreckx)는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에서 빼어난 스크래치 실력을 뽐낸 바 있는데, 이현도의 [완전힙합]과 델리 스파이스의 [슬프지만 진실…] 등의 앨범에서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참, 델리 스파이스의 앨범들에서는 주석과 사이드 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 음반처럼 컴필레이션 음반인 경우 처음부터 차근차근 듣기보다는 네임 밸류가 높은 쪽으로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사이드 비의 “Word Up”은 유연하고 경쾌한 사운드 위로 흡인력 있는 래핑이 이어지는 곡으로, 독창적이진 않을지 몰라도 귀에 잘 들어오는 친근한 곡이다. 주석의 “배수의 진”과 “眞 vs 僞”는 라이브 때만 못하다는 평이 있지만 힘있고 명확한 래핑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배수의 진”은 리프 역할을 하는 두 개의 모티브가 엇갈리면서 전체적인 배경을 만들고, 여기에 순간순간 적절한 사운드와 래핑이 배치되어 긴박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가리온의 “Underground”는 부분적으로는 나무랄 데 없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소 흡인력이 떨어지고 밋밋하게 들린다. 참여 뮤지션들 중 가장 먼저 독집 앨범을 낸 갱톨릭의 “취두리”는 힙합의 문법보다 노래의 그것에 가까운 곡인데 역시 기대만큼은 못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갈등극”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곡 구성과 “비조심”에서의 격한 목소리는 주목이 가는 대목이다.

컴필레이션 음반에 올스타 프로젝트 밴드가 빠질 수 없다. 특히 힙합과 같은 떼거리 문화에서는. “Get Down”은 색소폰이 어우러진 경쾌한 그루브를 타고 여섯 명이 돌아가며 랩을 하는 구성의 곡으로,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곡이기도 하다. ‘MP Hip Hop’이라는 이름으로 된 “주사위”와 “초” 역시 같은 선상에 있는 곡인데 분위기는 서로 상반된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개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컴필레이션 음반 특유의 산만함?최소화된, 잘 구성된 앨범이다. 서비스 정신도 투철해(투철하다 못해) 두 번째 씨디에는 밴드들 인터뷰와 프로파일, 사진, 비디오 동영상, 그리고 드럼루프 프로그램 E-Jay 및 모 통신회사 무료 이용권이 들어있다(그런데 두 곡만 따로 떨어져 있어서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첫 곡 “태어나서 처음…”의 재치있는 DJ 렉스의 센스만으로도 이 음반은 집을 가치가 있다. 20000612 | 장호연 ravel52@nownuri.net

7/10

수록곡
CD 1
1. 태어나서 처음 – DJ Wreckx
2. Get Down – Southside Allstarz
3. 주사위 – MP Hip Hop
4. 배수의 진(背水陣) – Joosuc
5. Underground – 가리온
6. 갈등극 – Da Crew fear. Issac
7. Word Up – Side B
8. 취두리 – Gangtholic
9. 옛이야기 – 373 Project
10. B Boy Style – Side B
11. 길 – Soul Chamber feat. Def Roy
12. 옹알이 – Ju
13. 眞 vs 僞 – Joosuc feat. Ill Skill z
14. 비조심 – MC 성천
15. 이렇게 – 가리온
16. 초 – MP Hip Hop

CD 2
1. 꼬마 달건이 – One Sun feat. MC 성천
2. No Sex No Love – Tequila Addicted feat. Penny, More, 6Point

관련 글
사이드 비 [In the Place to Be] 리뷰 – vol.2/no.7 [20000401]

관련 사이트
클럽 마스터 플랜 홈페이지
http://www.mphiphop.com/
클럽 소개, 공연 안내, 앨범 소개 등이 있다.

주석 홈페이지 (by 윤병주)
http://www.nega.pe.kr/joosuc/joosuc.htm
주석의 바이오와 힙합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으며, 리얼 오디오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