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722030947-kidrockKid Rock – The History of the Rock – Atlantic, 2000

 

 

하드코어 뮤지션 키드락의 인디 시절 컴필레이션 음반

재작년, 그리고 작년에 키드 락(Kid Rock: 본명은 Bob Ritchie)은 아마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첫 번째 메이저 음반이 불티나게 팔렸고, 이제 그의 곡을 카피하는 밴드들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을 카피하던 밴드가 키드 락을 카피한다). 성공한 뮤지션들이 그렇듯이 그의 인디 시절 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이 발매되었다. ‘록의 역사’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그의 백 밴드 트위스티드 브라운 트러커(Twisted Brown Trucker)와 함께 녹음한 메이저 성공작 [Devil Without a Cause](1998)에 이어 이번 앨범도 국내에 라이센스로 발매되었다. 앨범 자켓에는 빨간 모자를 쓰고 기타를 든 채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거만한 모습이 실려 있다. 디트로이트 출신답게 한쪽 팔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마크가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다. 부클릿 한 면은 자신의 예전 사진들로 가득하다.

자켓과 부클릿 구경을 끝냈으면 이제 수록곡들을 살펴보자. 15년 전 자기 집 차고에서 녹음했다는 첫 곡에 이은 두 번째 곡은 메탈리카(Metallica)의 “Sad But True”를 반주삼아 랩을 하는 문제의 곡 “American Bad Ass”이다. 이 두 곡과 “Dark & Grey”, “Abortion”, “Fuck That”, “Born 2 B a Hick”을 제외하면 모두 예전 음반에 수록되었던 곡들이다. “Dark & Grey”는 거의 쓰래시 메탈을 방불케 하는 리프에 랩이 아닌 노래가 나온다. 마치 키드 락이 아니라 키드 메탈이 된 듯. “Born 2 B a Hick”은 1960년대 로큰롤 풍으로 앨범 전체에서 상당히 특이한 곡이다.

위의 언급했듯이 대다수 곡들이 인디 시절의 음반 [The Polyfuze Method](1993)와 [Early Mornin’ Stoned Pimp](1996)에 수록된 곡들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재녹음하였다. 당연히 전반적으로 녹음 상태가 좋아졌으며, 최근 이들의 경향에 맞게 베이스가 한층 강화되고 기타 음색도 더욱 징징거린다. “My Oedipus Complex” 같은 곡은 전혀 다른 곡으로 느껴질 정도로 훨씬 강력한 넘버로 녹음되었다.

지난 앨범 [The Polyfuze Method]는 디스코를 비롯한 훵키한 음악 위에 랩만 해대는 완전히 힙합 앨범이었는데, [Early Mornin’ Stoned Pimp]부터 하드코어에 가까운 사운드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시기에 따라 곡을 배열했더라면 그의 음악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불행히도 이 편집 음반의 배열은 황당할 정도로 혼란스럽다.

예전부터 키드 락을 알던 사람은 그를 힙합 뮤지션으로, 최근에 알게 된 사람은 하드코어 뮤지션으로 기억한다. 어쨌거나 그의 앨범을 들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새롭지는 않지만 언제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잡탕 스타일을 좋아하고 놀기 좋은 음악을 좋아하며, 무엇보다 키드 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음반에 별로 후회는 없을 것이다. 20000627 | 서장원 safer@nownuri.net

5/10

수록곡
1. Intro
2. American Bad Ass
3. Prodigal Son
4. Paid
5. Early Mornin’ Stoned Pimp
6. Dark & Grey
7. 3 Sheets to the Wind (What’s My Name)
8. Abortion
9. I Wanna Go Back
10. Ya’ Keep On
11. Fuck That
12. Fuck You Blind
13. Born 2 B a Hick
14. My Oedipus Complex

관련 사이트
키드 락 공식 홈페이지
http://www.kidr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