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케이윌 (feat. 휘성) – 썸남썸녀(Peppermint Chocolate) 개인적으로 ‘썸’이란 말을 좋아한다. 이제까지 애매하게 둘러 표현되던 어중간한 관계를 제대로 짚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썸씽’에서 ‘썸’으로 바뀐 이 말은 감정의 긴장을, 연애 직전의 어떤 감각을 경쾌하게 묘사한다. 노랫말대로 ‘Honey라고 부르긴 우리 아마도 결국 시간문제인’ 사이를 지칭하는 이 말의 등장은 연애 직전의, 약간은 진지하고 약간은 가벼운 관계를 단번에 정의하면서 관계의 폭을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점에서 ‘썸 탄다’는 말은 이전의 ‘간 본다’라거나 ‘어장관리’라는 표현보다는 훨씬 위트있고 적확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기고와 소유의 “썸”과 이 노래의 대중성(은 물론 [마녀사냥]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으리라 본다. 아무튼, 마마무는 아직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싱글 두 개만 발표한 신인 걸 그룹이다. 작곡가 김도훈이 제작한 여성그룹으로, 이름의 ‘마마’는 아기들이 제일 먼저 발음하는 단어에서 따왔다고 한다. 힙합 가수 범키와 함께 작업한 <행복하지마>가 첫 번째 싱글이었고, <썸남썸녀>는 두 번째 싱글이다. 여기서는 케이윌과 휘성이 참여했다. <썸남썸녀>는 신나고 발랄한 팝이다. 훵키한 브라스 세션과 어울리는 소울풀한 여성 보컬과 시원하게 쭉 뻗더가는 케이윌의 보컬, 브릿지에 등장하는 휘성의 랩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귀를 건드린다. 깔끔한 스윙감이 곡 전체를 관통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자극하는데, 블랙 앤 화이트로 시작했다가 톤 다운된 칼라로 전환되는 비디오도 이 감각적인 곡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틈틈이 등장하는 북유럽 색감의 블루, 오렌지 톤의 디자인적인 요소도 비디오의 경쾌함을 강조하는데, 스윙 댄스를 기반으로 짜인 안무도 자극적이지 않은 섹슈얼한 텐션을 만들어낸다. 오랜만에 접하는, 음악과 영상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결과물이다. | 차우진 nar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