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전제덕, 이규호, 랄라스윗, 이승환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전제덕 | Dancing Bird | JNH 뮤직, 2014.03.24 블럭: 약 8년 만에 나온 정규 앨범은 그의 깊어진 현재 모습을 들려준다. 기교적인 측면이나 에너지를 분출하는 데 있어서 약간은 절제하는 대신 하나의 감성을 밀도 있게 표현하는 부분이 커졌다. 곡을 해석하고 풀어나가는 면모는 물론 다양한 장르와 스케일의 소화까지, 전제덕의 이번 앨범에서는 은근히 음악적으로 욕심을 낸 듯하면서도 듣는 이를 위한 배려와 세심함이 느껴진다. 한결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 연주,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조화는 이 앨범을 더욱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유이다. 9/10 이규호 | SpadeOne | 푸른곰팡이, 2014.03.24 최성욱: 시종일관 무덤덤하다가 절정 부분에서 마음을 내다 꽂던 “거짓말”, 담백한 모던록 사운드를 들려줬던 “내일도 만날래?”와 “머리끝에 물기”를 기억하는 청취자라면 이번 앨범이 조금 밋밋하게 들릴 터이다. 1집의 청량했던 기타 대신에 미디 사운드가 다소곳하게 자리 잡고 있고, 나와 너 사이의 감정에 집중했던 노래들은 좀 더 외연을 확장하여 삶의 이곳저곳을 응시하고 있다. 6/10 한명륜: 미성, 중성적이라는 수식어를 떠나 차라리 귀기(鬼氣)로 다가오는 목소리, 어택이 마멸된 리듬 파트는 시간 감각을 흐리게 만든다. 그 와중에 소환되는 ‘추억’의 등장인물과 사물들(“보물섬”)은 현재와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환상 속의 행위자와 그 배경이 된다(“없었다”, “포크레인”, “순애의 추억” 등). 대중음악 읽기에서 시간이 중요한 요소라 본다면, 이규호라는 음악인과 그 작업은 쉬운 텍스트는 아니다. 오랜 시간 이규호는 무작정 많은 사람과 교감하기보다는 자신이 던진 수수께끼를 읽는 사람의 존재를 기뻐할 줄 아는 음악인이었다. 그 수수께끼는 한국어 시제에 없는 완료진행형이다. 7/10 랄라스윗 | 너의세계 | 해피로봇레코드, 2014.03.27 최성욱: 일상적이면서도 가볍지 않고, 서정적이지만 신파로 빠지지 않는 노랫말은 이 듀오의 앞날을 밝게 예견하게 되는 요소다. 맑은 정서를 표현한다고 해서 묽고 투명한 소리로만 승부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앞으로” 후반부의 묵직한 기타 솔로, “거짓말꽃”의 고백조 목소리와 기타의 조합이 그 예다. 그러나 그 외의 곡들은 어쿠스틱 음악의 전형과 크게 다르지 않게 들린다. 6/10 이승환 | FALL TO FLY – 前 | 드림팩토리, 2014.03.26 한명륜: 악상을 다루는 방식에서나 가사를 다루는 방식이 고전적이면서도 고답적이다. “너에게만 반응해(feat. 이소은)”는 90년대 초중반 자신의 음악을 현대적인 기법으로 다듬어놓은 면모도 돋보인다. 코러스에서 화성을 다루는 방식은 데이빗 포스터의 향취도 묻어나지만 한편으론 ‘나도 이제 그만큼은 할 수 있다’는 자족적 감성 혹은 자신감도 엿보인다. 따라서 “너에게만”엔 이승환의 의도가 유감없이 발휘된 셈. 앨범을 이렇게 끝까지 밀어붙였더라면 멋진 앤틱 공예품이 될 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2014년의 현재를 허겁지겁 자각하는 듯한 몇몇 트랙은 완성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