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루디스텔로, 모노반, 해리빅버튼, 홀로그램 필름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루디스텔로 | Experience | 2014.04.03 블럭: 신시사이저와 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의 음악에는 록적인 요소와 거기에서 오는 에너지 그리고 전자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리와 전개를 듣는 재미가 결합되어 있다. 무엇보다 하나의 분위기를 그려놓고 거기에 맞게 움직이는 유연함, 앨범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악기들의 자유로운 변화와 위치 선정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곡마다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무드가 전혀 다른 색으로 튀어 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댄서블함도 챙기고 있다. 7/10 미묘: 다소 전형적인 사운드가 등장하거나, 서로 사뭇 이질적인 레퍼런스가 연상되는 부분들이 있다. 또한 곡을 구조화하는 작업보다는 새로운 요소들을 덧대서 역동성을 만들어냈을 것이란 상상을 하게 한다. 이런 점들은 사람에 따라 다소 설익었다거나 피곤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음반에서 들리는 빠른 호흡의 변화들은 이질적인 ‘느낌’을 이어붙이는 것만이 아니라, 음악 언어를 바꾸는 방식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 점은 이 음악이 필시 라이브에서 강한, 그리고 양질의 쾌감을 제공할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큰 덩어리의 사운드 복합체를 음악적으로, 그리고 시원하게 다뤄낼 수 있는 라이브 일렉트로닉 밴드란 점이 반갑다. 7/10 모노반 | 유령선 | 2014.04.03 최성욱: 오브 몬스터즈 앤드 맨(Of Monsters and Man), 멈포드 앤드 선즈(Mumford & Sons)처럼 경쾌하고 유연한 리듬을 바탕으로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섞는 포크록 앨범이다. 첼로 현의 소리와 피치카토 주법이 어우러지는 “Dandelion”의 도입 부분, 그리고 실로폰 소리가 더해지면서 화음을 풍성하게 하는 “무슨 요일”이 인상적이다. 첼로와 카혼의 쓰임에 비해 기타의 패턴이 단조롭다는 점 그리고 목소리의 변화 폭이 적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충분히 좋은 앨범이다. 8/10 블럭: 카혼은 이제 많이 볼 수 있는 악기 중 하나가 되었는데, 첼로는 분명히 약이 되었다. 첼로를 튕기는 주법으로도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비중을 두고 있으며 곡 자체가 지니는 분위기를 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듣는 이의 정서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포크 밴드라고 할 때 기대하게 되는 것보다는 어쿠스틱 밴드의 이미지가 더 남는데, 그만큼 가사나 음악 측면에서 좀 더 건조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은 있다. 6/10 해리빅버튼 | Perfect Storm | 루디컴퍼니, 2014.04.02 한명륜: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허전하지 않은 곡의 형식미로 3인조 진용의 새 출발에 대한 우려는 불식시키고 기대는 채워주고 있다. “Trust Me”는 펑크적인 직진성과 묵직한 그루브가 교차하며 밴드의 선언문 역할을 한다. “Coffee, Cigarettes and Rock ‘N’Roll”에선 심플한 접근과 강력한 타격의 드러밍이 셔플의 묘를 살리고 있다. [Kings Life]보다 기타의 솔로잉이 줄었는데, 대신 그런 세밀한 표현을 보컬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 시도는 “Control”과 “Perfect Storm”에서 성공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농담(濃淡), 셈여림에서 한층 진일보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8/10 홀로그램 필름 | Into The Wild | 2014.04.03 한명륜: 일단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특히 리듬 파트에서 FX 사운드와 드럼이 무난한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앨범의 제목만큼 ‘야성성’이 구현됐는지에 대해선 의문의 소지가 있다. 우선 보컬. 목적격 조사나 줄임말에 쓰이는 ‘ㄹ’ 받침음(“Return”, “Wolf” 등)이 발성의 자연스런 흐름을 끊는 인상이다. 그러다 보니 탁 터지는 맛이 적다. 기타의 경우도 좀 더 과감했다면 어떨까. 특히 “Loop”의 양손 태핑 프레이즈는 정돈되고 안정적인 맛은 있지만 어떤 번득임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멤버 개개인이나 홀로그램 필름이라는 밴드에 대한 씬의 기대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6/10 최성욱: 많은 곡을 수록했으나 쉬어가는 트랙은 결코 없다. 트랙의 성향에 따라서 1980년대 뉴웨이브 사운드와 날 것 그대로의 헤비한 록 사운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어떤 곡에서는 글렌 체크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어떤 곡에서는 록 버전의 샤이니가 연상되기도, 또 어떤 곡에서는 넬이 생각나기도 한다. 다양한 사운드와 구성을 조합해보는 것은 좋으나 리듬의 전환이 다소 매끄럽지 않으며, 다채로운 음향 요소들이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지는 않다.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