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이소라, 줄리아 하트, 악동뮤지션, 이보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이소라 | 8 | 2014.04.11 최성욱: 이소라의 세 번째 앨범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이번 앨범의 날 선 시도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사운드의 응집력도 좋고, 몇몇 구절의 기타 리프도 귀에 꽂힌다. 그러나 이소라의 목소리가 밴드의 사운드와 분리되어 들리고, 때로는 그녀의 목소리가 과장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의 이소라표 발라드에 익숙해진 나머지 거북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사운드의 쾌감은 헤비한 밴드들의 그것에 비하면 밍숭맹숭하고(혹은 올드하고), 군데군데 강조점이 찍혀 있는 보컬은 그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익숙한 예전 노래들을 추억하게 만든다. 6/10 한명륜: 이소라가 록적인 접근에 대해 정통하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특히 퍼즈 사운드와 자신의 목소리가 갖는 역할 배분이라든가 긴장 국면의 조성 등은 이 앨범에서 절정을 이룬 게 아닐까 싶다. 오르내림이 적은 멜로디에 확성기와 같은 효과음으로 기타 톤과 힘겨루기를 선보이는 “좀 멈춰라 사랑아”, 리프의 움직임에 슬쩍 자리를 내주는 척하면서 끈적한 호흡을 선보이는 “난 별”, “나 Focus” 등 어느 하나 만만한 트랙이 없다. CD로 들었을 때 다소 과한 음량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작품의 완성도에 해가 될 정도로 느껴지진 않는다. 8/10 줄리아 하트 | 인디 달링을 찾아서 | 스팽글뮤직, 2014.04.03 최성욱: 남한 트위팝/파워팝의 거의 유일한 생존자답게 깔끔한 구성을 보여준다. 청량감 있게 흐르다가도 군데군데 강약을 두는 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박성도, 서영호, 짙은 등의 피처링과 줄리아 하트 사운드와의 궁합도 좋다. 수줍지만 야하고, 야한 분위기에 마냥 젖기에는 너무 화창한 노랫말도 일품이다. 심각한 척하다가, 이내 팝의 본분(?)을 상기하고는 명랑하게 멜로디를 마무리 짓는 솜씨도 여전하다. 봄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농담 같은 노래다. “벚꽃엔딩”을 그만 재생할 때가 되었다. 9/10 악동 뮤지션 | Play | YG엔터테인먼트, 2014.04.07 한명륜: 한글 발음의 묘를 살린 언어유희적 가사, 어쿠스틱 기타의 리듬 스트로크, 이성 보컬의 조합 등이 순서만 바뀌어 조합된 인상.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악동뮤지션의 음악적 특징이, 악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전부가 돼버린 느낌이다. 그나마 일렉트릭 기타와 신서사이저, 브라스가 첨가돼 그들의 전형성(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졌을)에 균열을 내는 “200%”, 사운드의 주체를 피아노에 맡긴 “작은 별” 정도가 개성으로 다가올 뿐이다. 재능을 한 가지 용법에 고착시키려는 제작 행태가 반영된 것 같아 다소 아쉽다. 5/10 임승균: 발랄상큼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어쿠스틱 기타에 랩/보컬을 올리는 작법이 새로운지는 모르겠지만(카민Karmin? 짐 클래스 히어로스Gym Class Heroes?), 기획사 소속으로서 그때보다 ‘컨템포러리’해진 지금도 전체적인 발랄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 첫 문장을 다시 써보자면, 앨범은 두 명의 10대 남매가 만들었기에 비로소 발랄상큼하게 되었다. 갓 입학한 대학교 OT에서 던지는 회심의 자기소개 한방 같은 재기 넘침과 오글거림이 공존하지만, 이 펀치라인(?)에 대한 반응들이 묘하게 전자로 쏠리게 되는 건 아마도 이들의 연령대 덕분일 것이다. 물론 2014년의_버스커버스커_TO가 악동뮤지션의 차지가 된 것에는 나름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과 이를 살려내는 수현의 보컬이 있었을 것이니 뭐, 그렇다. 이 앨범은 나쁘지 않은, 다만 지금 이 시기가 아니었다면 뮤지션과 청자 모두 감당하기 어려웠을, 봄 시즌 앨범이다. 그냥 오글거리기만 하는 홍보 문구(‘천재’…?)에는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5/10 이보 | Beautiful Mind | 하이라이트 레코즈, 2014.04.09 블럭: 이보는 실력이나 씬에서의 점유율을 따지기 이전에 확실한 자기 정체성, 자신만이 낼 수 있는 멋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기대가 컸다면 이 앨범을 들은 후의 반응은 50%의 확률로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아티스트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음악이 등장하는 순간 쾌감은 더해지고 예측을 벗어난 트랙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남들이 했으면 유치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멋있게 승화시키는 특유의 곧은 매력은 줄어들었지만, 각각의 곡들은 동명의 영화처럼 듣는 이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며 이는 앨범 전체의 무드와 일관성으로서 유효하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