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한국 대중음악 저널리즘과 비평, 연구의 거리를 줄여 각 분야의 생산적 관계를 도모하는 동시에, 음악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연구 저작들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weiv] 이번에는 K-pop에 관한 학위논문을 소개하려 한다. 논문도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2011년부터 해마다 학위논문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K-pop은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국외의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다시 주목받게 된 측면이 크다. 이런 관점은 경제적·사회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현상’에만 주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외 수용자에 관한 분석이 부족하거나 근본적인 이해가 없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래서 도대체 왜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인기가 있다더라’와 같은 논조가 읽히기도 한다. K-pop은 해마다 상황이 변하고 있고, 현재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994년 12월에 KBS 프로듀서로 입사해 [설특집 아이돌 브레인 대격돌], [뮤직뱅크], [청춘불패]를 연출하고, 책임 프로듀서로서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청춘불패 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등을 맡아온 김호상 PD가 쓴 이 논문은 K-pop과 관련된 다양한 층위의 생산자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POP의 해외진출 성공전략에 관한 연구: K-POP 전문가 심층인터뷰를 중심으로」, 김호상,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2012 논문 다운로드 (1) http://dcollection.hanyang.ac.kr/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63662 논문 다운로드 (2) http://www.riss.kr/link?id=T12865319 유명제작자, 미디어 종사자, 일본의 K-pop 관계자 등이 대상이므로 가장 적합한 방법인 심층면접을 선택하였다. 일반적으로 심층면접은 익명으로 진행되는데, 이 경우는 동의를 구하고 실명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자기 검열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실명 인터뷰이므로 힘이 실리고, 해당 기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논문은 K-pop을 한류 3기 혹은 신한류 등의 용어를 사용해 한류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한류와 차이점을 문헌연구를 통해 유통방식의 변화, 아래로부터의 수용(Bottom-up), K-pop과 아이돌 중심, 지역의 확대 등을 꼽고 있다. 논문의 핵심 키워드인 ‘K-pop’이라는 용어 정의를 위키 백과에서 가져온다거나, 용어의 시작을 밝히는 것에 있어 참고문헌 하나가 아니라 좀 더 자세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K-pop의 해외진출현황도 근거가 부족하거나 피상적인 기술이 많고, 대표적으로 일본 한류에서 2002 월드컵이 끼친 영향 등 원인이 빠지기도 하였다. 기존 언론보도나 자료에서 언급한 K-pop의 성공요인이 실제 K-pop을 만드는 사람들과 같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하여 K-pop을 콘텐츠, 미디어, 해외진출, 지속방안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현지화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였는데, 과거에는 확실히 현지 언어(주로 일본어)를 익히고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면(보아, 동방신기 등), 시대와 상황이 변하였고 현지 언어를 저들만큼 구사하지 않아도 데뷔가 가능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가 언급한 소녀시대의 비틀즈 프로젝트와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의 “장기적으로 현지화보다 글로벌 전략”도 이를 뒷받침한다. 목차 중 ‘현지 음반사와 파트너십’은 중요한 요인인데 내용이 짧고, ‘글로벌 감성 음악’은 그야말로 K-pop이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면 현지화에 맞지 않는 분류라고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의 유럽 작곡가, 미국 안무가, 한국 프로듀싱을 인기의 원동력으로 분석하고 국내 작곡가라고 하더라도 유학파가 많아 미국적, 혹은 유럽적 사운드가 나온다고 한 것은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음악에 작곡가의 국적이 중요하다면, 반대로 유학은 고사하고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프로듀서와 작곡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예외라고 하기에는 그 수가 많다. K-pop 스타의 경쟁력 요인을 댄스, 가창력, 외모로 분류하였는데, 과거 아이돌 그룹과 비교해보면 퍼포먼스의 난이도는 높이고 가창력을 지닌 메인 보컬을 투입함으로써 립싱크 논란을 불식시켰다. 외모에 관한 인터뷰 중 KBS 콘텐츠사업국장 권오석은 “서로 다른 개성과 외모를 가진 아이돌을 그룹핑해 구성원의 다양성만큼 다양한 팬층을 공략”한다고 하여, 관계자도 기획 단계부터 타깃을 넓히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아이돌이 되는 과정에 친구 따라, 길거리에서 등 ‘우연’이 좀 더 많이 작용하였다면, “이 중에 니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라는 사진은 회사의 기획에 팬이 익숙해졌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된다. K-pop의 확산에 유튜브가 끼친 영향은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시사점을 몇 가지만 말하자 구글 서황욱 이사의 인터뷰에서 언급되듯이 타 지역에서 유투브 이외에는 접근 경로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J-pop 혹은 미국 팝스타와 비교하여 검색양이 많다는 서술은 저작권 인식차이, 기타 접근 경로 등으로 인해 단순 비교는 어려움이 있다 하겠다. 주목할 대목은 논문에서 지적한대로 K-pop이 장르가 아니지만 장르처럼 인식되어 유튜브와 빌보드에서 각각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다. 뮤직비디오가 더욱 중요해졌음은 물론이다. 트위터는 팔로워가 많은 연예인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쳐 아쉽다. KBS월드는 2014년 1월 기준 114개국 7532만 가구가 시청한다고 한다. 뮤직뱅크는 생방송으로 볼 수 있고, 자막을 입혀 재방송을 하는 형태이다. 많은 인터뷰이들이 뮤직뱅크의 중요성을 언급하였고, 특히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뮤직뱅크 1위가 세계 K-pop팬들 사이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국내 활동의 성공이 우선시된다고 정확히 지적하였다. 해외 팬덤은 국내 팬덤의 기준을 따라 가기 때문에 뮤직뱅크가 가장 권위를 가지는 구조를 그대로 따라간다. 뮤직뱅크 인 도쿄를 시작으로 여러 도시에서 방송을 하였는데, 연구자도 이미 한류가 자리 잡은 곳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K-pop의 해외진출의 장애요소는 계약과 수익배분 문제, 일본을 제외한 수익창출 지역의 부재 및 음악장르의 편중, 국내외 불법 다운로드, 소제국주의적 접근과 언론보도 등을 지적하였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자제와 국내 음악 시장의 유통구조 개선, 방송국의 음악 쇼 프로그램 투자 필요 등은 전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드라마와 K-pop연계 방안 중 아이돌이 연기자로 기용되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들 드라마 중 국외에서 더 인기를 얻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내에서 성공한 것이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국내에서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반감 및 성적 부진도 무시 못 할 대목이기 때문이다. 나열이 많고 인터뷰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부족하지만, 현재진행중인 K-pop의 해외진출 성공전략을 생산자, 특히 고위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계기는 흔치 않다. | 양인화 peachandcreams@gmail.com note. 양인화는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음악과 음악 외적인 현상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