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아마도이자람밴드, 선우숀킴, 제이엔에스(JNS), 동네빵집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아마도이자람밴드 | 크레이지 배가본드 | 붕가붕가레코드, 2014.04.17 블럭: 천상병 씨의 시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아마도이자람밴드가 가지고 있는 감성의 화학적 결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색채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듯싶다. 그것은 아마도이자람밴드에 좀 더 가까운 형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기존에 선보였던 음악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지점들이 잦아졌으며, 정적이라고 인식되었던 밴드의 색채보다는 훨씬 동적으로 느껴진다. 이자람의 소리가 시와 잘 어울리는 것도 있지만, 제 역할에 충실하다고 느낀 전작과 달리 구성원들 간에 기묘하게 합을 맞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7/10 한명륜: 사운드적으로 전작 [데뷰]가 개론이었다면 [크레이지 배가본드]는 충실한 각론이다. 전작을 반분한 사이키델릭 록적 파트를 좀 더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간 듯한 끈적한 감각의 기타와 보컬이 돋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천상병의 시를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능글맞고도 서럽게 치환해내고 있다. “피리”에서의 보컬은 리듬 파트와의 합을 통해 천상병의 시에다 이제껏 상상하기 힘들었던 댄서블한(디스코류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리듬감을 부여하고 있다. 원작의 ‘아들, 딸’, ‘바람’이 ‘랄랄라라’하는 후렴구로 대체된 “나의 가난은”은 도시 젊은이들의 불임과도 같으며 또한 지속가능한 가난을 상징하는 듯하다. 9/10 선우숀킴 | Uncolored | 2014.04.17 최성욱: 일단 앨범 커버와 타이틀 그리고 노래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스타일리시하다.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의 다양한 특성이 콜라주되고 서로 부딪히며 난반사 되는데, 딱 부러지게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미니멀하고 소소하게 흐르지 않고 분절된 형태의 멜로디를 만든다. 인스트루멘탈 힙합, 라운지 음악의 분위기가 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감상용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아티스트적 관점의 사운드 작업이라고 하기에는 레퍼런스가 너무 많이 묻어 나온다. 7/10 블럭: 앨범 전반에 쓰인 드럼 세팅이나 노이즈, 사운드이펙트 등 곡을 구성하는 소리들을 보면 전자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피아노와 현악기 등을 비중 있게 활용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가기도 한다. 다양한 소스가 배치되는 과정이나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타이트한 전개의 연속이 앨범의 장점이며, 전작들에 비해 설계하고자 했던 것들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전체 흐름도 안정적이고 수려하지만, 흐름을 한 번쯤 뒤집는 구간이나 반전의 요소 혹은 강한 스트레이트가 선명했다면 더 좋았을 법하다. 6/10 제이엔에스(JNS) | Overly Vivid | 허니배져레코즈, 2014.04.09 미묘: 개러지와 앰비언트 하우스 풍의 루츠에 가까운 익숙한 사운드들이 우선 눈에 띈다. 낯 뜨거운 말이지만, ‘국내에서 드문’ 편이라 반갑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러나 적당한 비율로 혼합된, 보다 ‘현재적’인 사운드들도 인상적이다. 그런 성향은 거의 포텟(Four Tet)을 연상시키는 “Decalcomanie”에서 또 다른 맥락을 갖게 된다. 소리의 질감 자체는 분명 사뭇 다른데도 이질적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선 트랙들에서 고전적인 음악 언어로 작동하던 것들이 ‘포텟스러움’의 언어로 연결되면서 이 흐름을 이어준다는 점이 재밌다. 음반의 성향이나 트랙의 기능으로 보아 자칫 느끼하고 질척거릴 수 있는 마지막 트랙 “The Memory Remains”가, 감상적인 마무리를 하면서도 냉정한 ‘쿨’을 잃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7/10 동네빵집 | 아주 오래된 이야기 | 2014.04.15 한명륜: 팝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관통하는 명확한 작법이 돋보이는 앨범. 목적에 충실한 것은 좋지만 첫 곡 “그냥 그렇게”부터 시작해 앨범을 지배하는 어쿠스틱 사운드는 처음엔 언뜻 뚜렷한 정체성이 느껴지기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바람이 불어오고”나 “놀이터”, “버스” 등 후렴에서의 화성 변용도 완성도는 높지만 레퍼런스가 되었을 법한 곡들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멜로디의 윤곽을 선명하게 잡아가는 능력, 그리고 그 멜로디주위로 모여드는 화성과 리듬의 밀도 등은 범상치 않다. 그나저나 아, ‘살아 있는 건 참 좋은 일이야’(“놀이터”)라니. 7/10 최성욱: 발라드 남성 듀오라는 조합 말고는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노랫말과 멜로디다. 특히 동네빵집은 그 상투성의 반경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장르의 특성을 좀 더 깊게 파고드는 제스처를 취한다.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명확한 콘셉트의 앨범을 완성시켰다. 기존의 팬 혹은 이런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는 청취자에게는 버릴 것 없는 앨범이 될 것이나, 참신한 스타일의 어쿠스틱 음악 혹은 장르의 구애 없이 음악을 찾아드는 청취자에게는 골라 들을 곡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 앨범이 될 것이다. 7/10